육아서 들을 살펴보면 ‘그랬구나’라는 말을 자주 살펴보게 된다. [너의 마음을 알겠어, 너의 마음을 이해해] 라는 말의 뜻으로 ‘그랬구나’하고 공감언어를 사용함으로 서로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 또한 상담할 때에 자주 사용하는 말이 ‘공감’이다. 부모님께 아이와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아직도 부모님들께 적용이 잘 안 되는 말은 ‘그랬구나’ 이다.

공감이라는 것은 [타인의 감정, 의견, 주장들을 자신도 그렇게 느끼게 된다]라는 것이다. 얼핏 보면 언어적인 표현으로 ‘그랬구나’라는 것은 이해하고 느낀다는 것을 포용한 많은 단어중의 하나일 수는 있으나, 많은 육아서대로 ‘그랬구나’만 남발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오남용 되는 경우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상담 중에 있었던 일을 예로 들어보겠다.

초등학교 1학년 A라는 아이의 주 호소는 친구들이 [거짓말쟁이]라고 놀린다는 것이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지만 친구들이 놀려서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진실은 A가 거짓말로 친구들 간에 이간질을 시켜 친구들에게 피해를 입혔었다. 학부모 사이에 A의 이야기가 불거져서 결국 A의 부모님에게도 사건이 전달된 일이 있었다.

A의 부모님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A를 혼냈다고 한다.

A가 “엄마 사실은~”이라고 말을 하면 “사실이 어디 있어! 사실은 거짓말을 한 거잖아!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어?!”라고 답했다고 한다.

A가 지어낸 말이나, 또 다른 이야기로 변명 해보려고 해도 “그 집 엄마가 그러더라. 다른 사람도 다 알고 있는데 또 거짓말해!”라고 말을 했다.

사실 A의 부모님 말씀이 틀린 것은 아니다. 사실만을 따지자면 A의 행동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을 지적하고 수정해주어야 한다는 것도 맞다.

하지만, 지어내면서까지 울면서까지 거짓 이야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A가 하고 싶은 말은 타인의 말만 듣고 있는 엄마에게 ‘엄마 제발, 내 이야기도 들어줘’가 아닐까 짐작해 볼 수 있다.

필자는 이 상황의 주된 문제는 ‘거짓말’이 아니라고 말했다. 거짓말을 계속하게 된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거짓말을 해서라도 관심을 끌고 싶은 이 아이의 마음이 문제 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가장 우선적으로 어떤 말이든 부모님이 들어주기를 권했다. 그렇게 들어주고, 사실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코칭 후 부모님이 아무 말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줬을 때, 오히려 아이가 당황했다고 한다. 이후 부모가 안아주며 ‘그랬구나, A가 속상 했겠네’라는 한마디에 A가 많이 울었다고 한다.

이는 비언어적 행동인 [안아주기]와 언어적인표현의 [그랬구나]가 함께 들어간 것이다.

이후 A의 상황과 타 아동의 행동을 들여다보며 부모님의 적절한 생각이 들어가고, 적어도 다그치기보다 들어주며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거짓말을 이해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거짓말로 인한 엄마의 기분도 알려주며 이후 행동의 수정이 들어가도 좋다.

육아서에서 말하는 ‘그랬구나’는 이러한 것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또 이해하는 것이다. 혼을 내는 것보다 ‘그랬구나’라는 한마디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계신다.

하지만 상황은 쉽게 마무리 될지 모르지만 말뿐인 공감은 아이가 먼저 알아차린다. 이러한 겉과 속이 다른 공감들 속에서 아이들 또한 공감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 진심어린 공감이 아닌 글뿐인 공감으로 인해 그들도 오남용하게 되는 것이다.

기분의 온도계 예시 ⓒ김지연

공감하기 기술에서는 ‘자신의 기분’과 ‘타인의 기분’ 양쪽을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를위해 [기분의 온도계] 놀이가 필요하다. 온도계를 통해 자신과 친구의 기분을 눈으로 살펴 함께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놀이의 방법으로는 온도계가 그려져 있는 유인물이 필요하다. 그 그림에 문제를 내는 여러에피소드를 들어보고 내가 생각하는 0-100 도씨 중 적당한 온도에 줄을 그어보는 것이다.

온도는 기분이 좋을 것 같으면 높은 숫자의 온도, 기분이 슬프거나 나쁜 것 같으면 낮은 숫자의 온도에 그어본다. 그리고 서로의 기분을 살펴보며 “정말 화가 났겠다”, “그 정도였구나” 라고 이해하는 언어적인 표현을 함께 해주면 공감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상황에 따라 이해할 수 있는 방법도 찾게 될 것이다.

상황을 빨리 마무리 하려는 언어적인 표현 ‘그랬구나’가 아니라 내 아이의 감정을 읽고 비언어적인 행동도 함께 해주는 ‘그랬구나’가 더욱 아이의 공감능력을 키우는 아이에게 부모는 거울이다.

부모의 행동과 감정에 일희일비하는 아이들이다. 타인과의 관계를 더욱 도와주기 위해서 부모든 아이든 서로 [상대방 마음읽기] 연습을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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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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