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충격적인 사진을 본적이 있다. 한 학생이 속옷만 입은 채, 폭행을 당해 피를 흘리고 있는 사진이었다. 이 사진은 중학생들의 폭행 사건이었다고 한다.

상황 종료 후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고 자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때 이들이 피 흘리는 친구를 보고 가슴이 아프거나 안타깝다거나 잘못을 뉘우치는 감정을 느꼈을지는 미지수다.

타인의 괴롭고 힘든 상황을 보고도 아픔을 ‘공감’하지 못한 것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 중에서 나타나는 것일까? 아니면 한때의 사춘기 학생의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이들에게 부족한 ‘공감’은 어디서부터 형성되고 나타나는 것일까?

우리는 부모자식간의 애착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아기가 엄마의 품에서 젖을 먹으며 눈맞춤을 하고, 부모의 소리를 들으며 귀 기울이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애착형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기들은 여러 환경들 속 부모와의 애착을 통해 기본적인 감정들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공감’ 또한 배운다.

뛰다가 넘어졌을 때 부모가 달려와서 ‘괜찮아? 많이 아팠겠구나..’하는 말 한마디에 ‘위로’ 받는 마음을 느끼고, 이들이 또 성장하여 타인에게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를 위해 ‘괜찮아? 아프겠다’라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공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관계] 속에 있어야 한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 공격적인 성향의 사람, 신경질적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있을 때는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기에 좋은 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상황이 좋아졌을 때, 공감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노력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분석해 본다. 화가 났을 때 몸, 소리, 행동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주먹을 쥔다든지, 욕을 한다든지 등 화났을 때 나의 변화를 관찰해본다.

이후, 비슷한 모습을 다른 아동도 나타내는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

그 후, 다른 친구에게서 그 특징이 나타나면 그 친구가 화가 났구나 라고 인식 해보는 것이다.

예로, [외로움을 느낄 때에는 고개를 숙이고 표정은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듣기 싫은 말을 할 때에는 미간을 찌푸린다,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상처받고 무서워서 시선을 맞추지 않는다.]등의 행동 등을 관찰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잡지 콜라주 ⓒ김지연

가장 쉽게 연습할 수 있는 것으로 ‘잡지 콜라주’(콜라주 : 풀로 붙인다는 뜻으로 신문지, 우표, 벽지 등 종이류를 붙여서 그림을 만드는 방법)를 이용할 수 있다.

잡지 속의 인물들을 오려서 도화지에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잡지 속 인물들의 표정, 눈빛, 행동들을 관찰해 보고 ‘이 사람은 어떤 감정일까?’ 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본다.

타인의 기분을 상상해 보고 느껴보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관찰’을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잡지에서 인물표정이 나타난 사진들을 위주로 잘라 흰 도화지 위에 붙여, 사진이 하는 말이나 기분, 생각들을 상상해 보도록 한다.

부모와 함께 동화책을 읽어가며 인물의 기분을 자연스럽게 물어보는 것도 감정을 인식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장애아동중 감정의 이해가 부족한 아스퍼거증후군 아동들도 부모가 함께 인물의 기분을 이야기해주면 상황과 감정에 대한 공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고 소외되고 있다. 관계를 통해 관심을 가져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보이지 않는 총에 맞아 상처를 받는다.

이들이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타인에 대한 관심을 받아본 이들만이,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또 타인에게 관심을 줄 수 있다.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고 손가락질 할 것이 아니라 공감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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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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