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신체활동을 ‘치료’나 ‘재활’이 아닌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생활체육’의 참여로 보아야 한다는 슬로건과 함께 2006년 보건복지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장애인체육업무를 이관한지 10년이 흘렀다.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인구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그 증가폭은 점점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비활동성 인구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

이는 지난 10년 간 장애인체육사업은 시설, 지도자, 프로그램이라는 참여환경 조성에 많은 공을 들여왔지만 미래에는 참여 당사자의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다.

사실 운동은 참 어려운 여가활동이다. 참여를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만 한다. 운동 후 땀을 씻어내는 일도 번거롭고, 때로는 몸이 나른해져서 다른 일정을 바로 시작할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성적인 참여자들도 많다. 운동은 육체적 건강 외에도 정서적 즐거움을 주고, 운동에 집중하는 사이 다른 고민으로부터 생각을 환기하는데 도움을 준다. 한번 매력에 빠지면 여러 참여제약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협상함으로써 운동을 지속하게 된다.

결국 초기의 긍정적인 경험이 생활체육 참여인구 육성에 중요한 변수이다. 초기 참여자들을 위해서는 운동에 재미(fun)의 요소가 더해져야 한다. 운동 능력이나 기능위주의 신체단련이 아닌 레크리에이션적인 요소가 담긴 즐거운 놀이로서 긍정적 강화가 제공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비활동적인 비만 아동들을 위한 보물찾기 프로그램을 국립공원에서 개최한 바 있다. 이는 비만을 예방하기 위한 각종 건강 프로그램이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자 마지막 대안으로서 즐거움을 역이용한 프로그램을 시행했던 것이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공원을 즐겁게 걸어 다니며 상당량의 신체활동을 소화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도 이제는 건강증진의 목적을 넘어 ‘즐거움을 통한 삶의 만족’을 목적으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국민의 신체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즐겁게 놀다보니 어느 새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 있는 것. 이것이 결과론적으로는 국민 건강증진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지향하지만 국민들의 여가욕구까지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변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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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칼럼리스트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에게 진정한 쉼은 무엇인지, 자유시간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은 무엇인지를 가르쳤으며, 현재는 미국 센트럴 미시간 대학교(Central Michigan University)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장애인의 여가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여가와 행복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제공하고, 미국의 현장감 있는 소식을 전달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삶에 대한 관심은 열정과 패기로 가득했던 20대 청년시절의 첫 직장,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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