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경영하던 기업 중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온 기업보다 대단한 주목을 받았지만 그 생명력이 오래 가지 못한 기업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물론 성공한 창업보다 실패하거나 도중에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은 장애인만이 아니라 모든 기업가들의 현상이지만 장애인 기업에서는 기업의 수명이 더 짧은 것이 아닌가 한다.

기업을 일으키는 것에는 혁신적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필요하기도 하고, 틈새시장을 노리는 경우도 있으며, 성실히 일하면서 꾸준한 신뢰로 승부하기도 한다. 누구나 사업을 하는 경우 큰 돈을 벌어보고 싶을 것이지만, 무한 책임과 엄청난 능력을 드러내어야 한다. 그리고 운대도 맞아야 한다.

빌 게이츠와 같이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여 사업으로 연결해 내는 것이 세상의 문화도 변화하면서 잠재적 시장을 개척해 내기도 한다. 삼성이나 SK 등과 같이 신화적 기업 마인드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투자를 잘 하여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최근 젊은층에서는 인터텟 무장애 공간에서 고유한 역할을 찾아 준 무점포 금융이나 시장사업을 펴기도 한다.

장애인은 불편함을 누구보다 더 잘 알 수 있기에 불편을 해결할 아이디어를 찾는 데에 오히려 장점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보편화된 기술로 발전하여 사업이 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의 시대는 특별한 기술이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화면터치기술, 스크린 온 키보드 기술 등 장애인의 의사소통 기술이 합쳐지면서 사람들에게 역발상의 문화를 끌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마치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바늘에 실을 궤는 기구가 모든 사람에게 유용하여 상품화가 될 수 있고, 보청기의 소리 증폭 기술이 원거리 송신기술로 발전하여 통신사가 생길 수도 있다. 누군가 버리거나 놓친 아이디어가 잘 다듬으면 보석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늘 첨단기술이 창업을 성공시키는 것은 아니다. 4차 산업은 1차 산업을 붕괴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 업종을 로봇이 대체한다 해도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남아 예를 들면 로봇은 인간이 만들어야 한다.

200만호 집짓기 개발이 한창일 시절에 모래가 부족하여 중국에서 수입한 사람이 큰 돈을 벌었다는 소문을 듣고 늦게 뒤차로 수입한 사람은 큰 손해를 보았고, 외국에서 인덕션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수입판매를 최초로 시도한 사람은 사업에 실패하였다. 사업은 적기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창업을 보면, 무궁화전자나 정립전자처럼 굴지의 대기업과 연계한 대규모 사업장은 법인의 창업형태로 출발하여 성황을 이루었으나 이제 자생해야 하는 시점에서 조정기를 거치고 있고, 전주에서 생수공장으로 CJ에 납품하던 시각장애인 창업자는 과도한 투자의 실패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한참 국가 주도로 청년실업지원제로 붐을 일으키던 데이터베이스 관련 사업을 하던 어느 장애인은 한때 장애인 직원 400명을 거느리는 등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사업의 실패로 문을 닫고, 사업장을 깔끔하게 모두 정리했다고 여겼으나, 모든 서류가 폐기된 후 몇 년이 지나 영수증을 끊지 않고 일해 준 용역사업의 주 사업자들이 세금을 미루기 위해 부가세를 내지도 않고서 장애인 창업자에게 책임을 전가시켰고, 장애인은 비용을 증명하지 못하여 평생 부채를 안고 남은 인생을 모두 빚을 갚는 데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창업에는 기술과 아이디어, 자본, 인력, 의지 등의 많은 요소들이 갖추어져야 하고, 경영과 회계, 노무 등 많은 지식이 필요하며, 고객관리와 이미지 등의 영역도 중요하다. 그리고 사업을 정리하는 경우에도 함부로 서류를 폐기하면 비용처리를 밝히지 못해 세금폭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어떤 장애인은 그 동안 해 오던 직업이 사양직종이 되어 새로운 직종을 찾지 못하고 수급자의 길을 택하였고, 또 어떤 장애인은 여러 번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 시도를 하지만 초기 유지자본과 일을 함께 할 적임자를 만나지 못해 시도만 십 년째 반복하면서 창업 십년 재수에 주위 사람들에게 회피의 대상이 되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나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취업을 위한 지원을 하고는 있으나, 고용주의 지휘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기는 어렵고 적게 벌어도 창업을 가족과 함께 해 보고 싶어도 이를 지원하고 안내해 주는 길은 찾기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의 어려움을 도울 교육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의 지원으로 한국기업기술가치평가협회와 KC대학교는 서로 협력하여 장애인 맞춤형 창업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는데, 창업과정은 폐업과정을 겸하고 있다.

폐업은 정리를 잘 해야 하고, 또한 폐업은 새로운 창업을 하도록 하기 때문에 폐업과정으로 창업을 교육하는 것이다. 창업은 실업이라는 것을 폐업하는 것이기도 하다.

폐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돕고, 경영에 어려움이 많은 장애인 창업희망 장애인들에게 업종전환을 하도록 하여 장애인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 정원은 각 20명이며, 1차 모집은 오는 8월 24일과 25일, 2차는 9월 14일과 15일 1박 2일로 진행된다. 희망자는 1차나 2차 중 하나에 신청이 가능하다. 비용은 무료이고 희망할 경우 숙식을 제공한다. 자료집과 자료파일도 제공된다.

교육 장소는 강서구에 소재한 KC대학에서 이루어지는데, 장애인 편의시설 때문에 이곳으로 정했다. 신청은 이매일(jhpark@valuation.or.kr)에 성명, 성별, 생년월일, 연락처, 이매일, 신청차수 등을 남기면 개별전화를 통해 상담 후 통보하게 된다.

특전으로 교육 수료자는 5년간 점포임대료 1억원과 인테리어 비용 1천만원 지원신청 자격을 부여하고, 법률자문과 컨설팅, 인큐베이터 창업센터나 KVA아카데미(역삼동) 입주상담이 가능하며, 우수한 아이템인 경우 추가 재정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교육과정을 보면, 폐업과 창업 과정, 창업과 폐업의 절차, 사업 컨설팅, 사업운영 인사이트, 창업 정보와 사업 계획, 법률자문 등 다양하며, 일방적 강의식보다는 토론, 자문, 컨설팅, 사례연구 등 개별화된 교육으로 진행된다.

사업의 계획의 실패는 엄청난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며, 두려움으로 쉽게 사업을 추진하기에 용기가 부족할 수도 있고, 의지부족으로 시도도 해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재정적 지원과 사업의 지지, 실패 요인 제거하기 등 종합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폐업과 창업 교육에 장애인들이 힘을 내어 도전하고 경제적 자립의 기반을 마련했으면 한다.

이제 사업주로서의 도전, 폐업도 지원금을 받고 사업전환도 지원하여 사회공동의 과제로 여기는 요즈음, 장애인의 창업과 재창업을 지원하는 공적 서비스가 생겨 믿을 만한 지원이 결실을 맺도록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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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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