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증거는 1950년대부터 제공되고 있지만 신체적 비활동(physical inactivity) 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신체적 비활동이란 하루 최소 30분, 주 5일 이상 숨이 가쁠 정도의 신체활동을 하지 않거나,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루 최소 20분씩, 주 3일 이상 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신체적 비활동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범세계적 이슈로서(세계적으로 네 번째 주된 사망원인), 다양한 학술적 배경을 가진 세계의 많은 학자들이 활발하게 연구에 동참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신체활동과 건강 관련 삶의 질(health related quality of life)의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들은 주로 의학적 관점, 행동과학적 관점, 심리학적 관점을 기반으로 연구되고 있는데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러하다.

먼저 의학적 관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가장 주도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관점이다. 의학계의 발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영향의 수준을 짐작할 것이다.

의학계가 바라보는 신체활동의 역할은 질병의 위험요인을 제거, 감소시킴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거나 발병을 지연하는데 있다.

다만 의학적 모델은 클라이언트의 삶의 질을 의학적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하므로 장애인 클라이언트의 삶의 질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할 수 있다.

행동과학적 관점은 주로 체육 및 보건 관련 분야에서 수행된다.

체육계 및 보건 관련학계는 효과적인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함으로써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

특징적으로는 그룹형 신체활동 참여자의 경우 개인 자신의 손상된 기능 회복, 체력 증진 외에도 사회적 관계 및 의사소통 기술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연구자들은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심리사회적인 영역까지도 다면적인 건강의 영역으로 포함하여 탐구한다.

심리학적 관점은 앞에서 언급한 두 관점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최근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관점이다.

심리학계는 신체활동 자체보다는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을 중요한 탐구의 대상으로 본다. 주로 운동 참여자와의 면담을 통해 사례를 수집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킬 방안을 모색한다.

최근에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스트레스 관련 성장(stress related growth, SRG), 외상후성장(post-traumatic growth, PTG) 등의 변인들을 통해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질에 대한 긍정적인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인생의 커다란 역경과 시련을 경험한 사람들이 오히려 높은 스트레스를 발판 삼아 강한 회복탄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각각의 관점들은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의학 및 행동과학적 관점은 신체활동이 주는 실익을 실증적으로 제시한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신체활동에 참여한다는 당위성을 기본전제로 탐구하기 때문에 당사자가 신체활동에 흥미가 없는 경우(신체적 비활동 인구)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는데 미흡하다.

반면에 이러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심리학적 관점이다.

심리학은 실증적 증거를 제시하는데 약점이 있지만 사람과 관련된 전 영역을 탐구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신체활동에 무동기를 가진 사람에 대한 히스토리를 파악하는데 유리하다.

특히 긍정심리학자와 여가학자들은 신체활동 비참여자들의 비참여행동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놓치지 말아야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의학 및 행동과학적 관점은 클라이언트를 개입이 필요한 취약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내포한다는 점이다.

장애인들의 신체활동 참여를 위해서는 전용시설이나 프로그램 등의 공공개입이나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관리자-수혜자적 시각이 독점할 경우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삶의 가치나 목표를 스스로 결정하는 욕구를 가진 주체적 존재라는 점을 간과할 수 있다.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에서 적용해보면, 우리가 신체활동의 참여를 위해서는 평등한 참여환경(시설, 프로그램, 지도자 등)이 마련되어야 함과 동시에 우리 스스로 운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고, 꾸준한 습관을 만드는 주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나에게 운동을 해야만 하는 훌륭한 이유와 목표를 만들어주는 일! 이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실제로 전체 장애인의 10명 중 2명도 안 되는 인원만이 주 2회, 30분 이상 운동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누워서 쉬고 싶은 욕구를 떨치고 집 밖으로 한 걸음만 나서보기를 권고한다. 운동을 마친 후에 찾아오는 즐거움을 떠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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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칼럼리스트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에게 진정한 쉼은 무엇인지, 자유시간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은 무엇인지를 가르쳤으며, 현재는 미국 센트럴 미시간 대학교(Central Michigan University)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장애인의 여가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여가와 행복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제공하고, 미국의 현장감 있는 소식을 전달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삶에 대한 관심은 열정과 패기로 가득했던 20대 청년시절의 첫 직장,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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