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다. 수영장 물놀이를 가기도 하고 시원한 계곡에 앉아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이겨내기도 한다. 또는 색다르게 서핑을 하기도 하고 이열치열이라 하여 뜨거움을 즐기기도 한다. 그 중 서바이벌 생존게임도 있다. 고글과 보호대등을 착용하고 서로의 적을 두고 총싸움을 하여 살아남는 게임이다.

서바이벌 게임에는 보통 두 부류가 있다. 끝까지 쫓아다니며 적군을 찾아내 공격하는 사람. 그리고 총에 맞을까 두려워 도망 다니는 사람. 하지만 어느 누구가 생존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끝까지 버텨내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어쩌면, 사회생활도 이 서바이벌 게임과 같지 않을까. 공격하는 사람과 피하는 사람. 이 중, 승리자는 누구일까.

아이들은 작은 사회집단인 학교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겪게 된다. 괴롭히는 아이, 심술 맞은 아이, 놀리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있지만 우리는 스스로 모든 것을 가볍게 받아들이고 마음을 단련하여 이겨내는 아이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상황에서 강하게 맞부딪히기만 한다면 누군가는 괴롭힘의 희생양이 되고, 자긍심도 약해지며 의기소침해져 어른이 되어서까지 소극적인 삶을 살아갈 수도 있고, 괴롭히는 쪽 또한 어른이 되어서까지 계속 그러한 행동이 잠재되어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느낄 수가 있다.

싸움을 피하기 위한 기술은 놀림에 반응하기 위한 기술과 비슷하다. 멈추고, 생각하고 무시하는 것이 그 원리이다. 더 나은 방법으로는 결과를 예상해보는 방법이 있다.

폭력적인 모습 ⓒ김지연

싸움을 피하지 않았을 때 예상할 수 있는 결과에는 단기결과와 장기결과가 있다.

첫 번째, 단기결과로는 내가 원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흥분을 하게 될 경우 싸움에서 이길 수 있고 또 순간적으로 화를 냄으로 감정을 해소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싸움을 같이 한 아이로 종결되어 버린다.

두 번째, 장기결과로는 친구들 사이에 싸움을 거는 아이 또는 쉽게 흥분하는 아이, 화를 못 참는 아이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친구들이 자신을 피하게 될지도 모르며, 불이익을 당하고도 사과를 받지 못함은 물론이거니와, 부모님 혹은 선생님의 다른 꾸중을 감당해야 할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억울하다는 감정이 다시 생기는 것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렇듯 결과를 예상해보면 싸움을 피하지 않았던 것은 썩 좋은 판단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더 나은 결과를 예상하여 싸움을 피할 수 있는 기술은 다음과 같다.

‘대결’ 이 아닌 ‘대화’를 해야 한다. 분명 먼저 싸움을 거는 아이들은 대결을 하고자 한다. 힘의 불균형의 원리로 좀 더 나약해 보이는 아이에게 우월함을 과시하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거나, 화를 내거나 하는 것은 나약함을 더욱 강조하는 것일 뿐, 좋은 해결법이 아니다.

무시를 하되, 싸움을 피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가장먼저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놀이라고 생각하는 가봐.. 라는 생각으로 부족한 상대를 인정하고 좀 더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게 낫다. 몸싸움을 걸었을 경우 단지 피하기만 하거나, 대응하지 않고 무시한 뒤 선생님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다.

말싸움을 걸었을 경우에는 대화로 바꿔 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수준 차이가 나서 말을 못 하겠다” 라고 감정을 건드리는 말을 한다면 오히려 더 감정을 절제하여 “나는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네 생각하고는 다른가보다” 라고 응답하고 피하는 것이 낫다. 그 상황에 “내가 뭐 어때서? 네 수준은 어떤데? 너 나 무시하니?” 라고 답한다면 싸움으로 인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다.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여라. 의견이 다름에 승부를 내지 말고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로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 싸움을 피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어른들은 또래 관계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미리 일러 줄 필요가 있다. 몸싸움이 아닌 실수로 부딪힌 것일 수도 있다거나, 비아냥거리는 말로 감정을 자극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것들을 미리 이야기 하며 갖가지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행동방식들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나눠서 이러한 상황에 마음의 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용기 있는 말 ( “같이 도와줄까?” )과 싸움 거는 말 ( “그런 것도 못하냐?” )의 차이점을 알고 그 말이 화를 가라앉히는 말인지 화를 돋우는 말인지 우호적으로 말 할 수 있는 것에 관해 부모님들이 여러 상황을 예로 들며 도움을 주길 권한다.

우리 모두는 특별하다. 누구나 가치 있는 존재이다. 상처를 온 몸으로 받고 있지 말고, 각 상황에 대한 연습과 감정조절 할 수 있는 대화법 등 을 통해 내 몸에 맞는 보호장비를 미리 착용을 해 둔다면 나의 가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방법은 보통 정서 장애 아동이나 주의력결핍아동에게 해당하는 방법임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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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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