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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다움은 무엇이고, 장애인다움은 무엇인가

장애여성이 경험하는 ‘82년생 김지영’-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7-27 16:50:21
2030대 여성들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또 다른 김지영이라 생각하고 한다. 그만큼 여성들이 경험하는 불합리함, 차별, 억압, 폭력, 공포가 얼마나 일상에 만연해 있는지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는 흔히 여성들이라면 학창시절에 경험했던 바바리맨 에피소드가 있다. 여자고등학교 앞에 항상 등장하는 바바리맨과 그의 퍼포먼스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여고생들의 목소리는 불변의 공식처럼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그런데 주인공 김지영씨 학급의 일진이라 불리는 자유분방한 학생들이 바바리맨을 체포해 경찰에 인계하게 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학생들은 격려와 칭찬보다 힐난을 먼저 받게 되었다. 그들의 행동이 ‘여자답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비명을 지르지 않고 바바리맨을 때려잡아 경찰서로 데리고 간 것이 여자답지 못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성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해 용기를 무릎쓴 여고생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선생님의 모습에 의문이 들었다. 과연 여자다움이 무엇인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생명이 탄생하기 이전부터 성별에 집착을 한다. 흔히 산부인과에서는 새 생명을 맞이하는 부부에게 ‘파란 옷과 분홍 옷’의 힌트를 주면서 아이의 성별을 알려주기도 한다. 언제부터 남자아이는 파란색, 여자아이는 분홍색을 입혀왔던 것일까. 분홍색 옷을 입은 남자아이도 멋진 아이가 될 수 있는데 말이다.

이 뿐만 아니라 여성다움이라는 명목하에 대한민국 여성들은 일상에서 항상 평가와 검열을 당한다. ‘너 요즘 살 빠진 것 같다? 예뻐졌네?’라는 외모평가가 언제부터인가 여성들에게는 안부 인사처럼 건넨다. 왜들 그리 남의 살에 관심이 많은지 이해할 수 없다. 얼굴은 예뻐야 하고, 몸매는 날씬해야하고, 살결은 하얗고 머리카락은 길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여성성이 우리사회 여성들은 스스로를 검열하게 만들고 있다. 타인으로부터의 얼평(얼굴평가), 몸평(몸매평가)을 당하면서도, 쓴 독약처럼 이를 꿀꺽 삼키고 있다.

그럼, 남자다움을 논할 때 잘생긴 외모에 키 180cm 이상, 넓은 어깨와 다부진 몸매라고 이야기하면 이해가 좀 더 빠를 수 있겠다. 그리고 '너 요즘 머리 숱이 많이 빠진 것 같다?. 탈모 조심해'라는 이야기가 하루의 안부 인사라고 생각해보면, 유쾌할 수 있을까? 그럼 다시 '너 요즘 살빠졌다?'라는 이야기가 안부 인사처럼 들리는 지 궁금하다.

장애 여성에게는 더 엄격한 잣대가 추가된다. 뇌병변 여성이 짧은 치마를 입고 불안정한 걸음을 걸을때면, 몸도 불편한 사람이 옷이 왜 그 모양이란 지적을 받는다. 화장을 하는 시각장애 여성에게는 눈도 보이지 않으면서 무슨 화장을 하고 아니냐 힐난하고, 등에 큰 수술자국이 보이게 옷을 입으면 흉터는 가리고 다니라는 지적도 받는다. 조금 노출이 되는 옷을 입거나, 요즘 말하는 힙스터 패션을 입고 다니면 몸도 불편한 사람이 차림새마저 그렇다는 지적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몸이 좀 불편한 것과 미(美)를 추구하는 것과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여자답게' 굴라고 할 때는 언제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려고하자 이제는 장애인 답게 굴라 한다. 그럼에도 장애 여성 역시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장애여성은 여자다움과 장애인다움 사이에서 언제나 비난을 받곤 한다. 안부 인사로 타인의 살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장애 여성이 여자답기를 바라며 사회가 추구하는 방식의 미(美)를 갖추고자 할 때 이들에게는 이어지는 비난을 보고 있자니 장애 여성은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 건지 의문이다.

여자다워야 하는가 장애인다워야 하는가. 그렇다면 여성다움은 무엇이고, 장애인다움은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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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홍서윤 (love2j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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