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사물인터넷 최고위과정 20기 강의모습. ⓒ서인환

조병완 교수는 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다. IT 관련 분야를 전공한 교수가 아니라 토목을 전공한 교수가 4차 산업을 강의를 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조 교수는 전공에서 외도를 한 것일까? 조 교수는 복합융합학문을 해야 하기 때문이고, 토목은 땅을 다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환경을 다지는 것이며, 세상을 새로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 교수는 과학기술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등 여러 부처의 자문위원이였고, 서울시 창의연구소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인적 재난 방재사업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를 살펴보면 첨단산업, 4차산업, IT, 나노기술, 바이오, 로봇, 토목, 드론, 클라우드, 자율 자동차,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감현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교통, 댐, 오폐수처리, 장애인 일자리, 저출산, 웹, 유비궈터스, 전통시장, 공유경제 등 주제도 너무나 다양하다.

조 교수는 국내 최대로 많은 특허를 가진 인물로 세월호 재난방치 사물인터넷, 시각장애인 사물인터넷, 사이버 묘지, 동물대화 플렛폼, 바이오 오일 개발, 4대강 에코댐, 지뢰탐지, 조류독감 예방시스템, 지뢰탐지, 인공지능을 이용한 정서교류 방법 등 상상을 초월할 다방면의 전문가다. 장애인 CEO 양성 4차 산업혁명 최고위과정 원장이기도 하다.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여 인터뷰 요청을 하고 조 교수 연구실을 방문했다. 연구실은 한양대 후문에 위치한 건물로 철길과 샛강이 환히 보이는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8명 정도가 일하는 조교실을 지나 조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서니 커다란 책상 앞에 회의용 테이블이 놓여 있고, 창가에는 상장과 트로피, 연구 중인 투수용 블록, 그리고 시진핑을 비롯하여 외국 장관과 수상에게서 초청을 받아 강의한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조 교수는 2005년부터 최고위과정(AMP 최고경영자 과정)을 운영하여 올해로 32기까지 배출했다. 한 기에 50명에서 100명 정도가 수강한 것으로 짐작하면, 수천명이 현식기술을 배운 셈이다. 과정은 12에서 15주 강의로 약 4개월이 소요되며, 초기에는 유비쿼터스를 중심으로 하였고, 지금은 4차 산업이 강의 주제다.

사회지도층이나 CEO를 대상으로 하는 최고위과정이기에 수강료는 1500만원 정도인데, 2년 전부터 장애인에게는 무료로 강의를 하여 약 50명의 장애인이 수강했다.

왜 무료강의를 하게 되었는지 묻자, 지식기부를 하고자 한 것이란다. 지식기부를 왜 장애인에게 하게 되었는지를 묻자, 2015년 구글의 지원으로 장애인 관련 혁신기술을 연구 중이었는데, 시각장애인과 함께 세종시에 출장을 가면서 화재가 나면 시각장애인은 지옥이 된다는 말을 듣고, 지식을 장애인을 위해 써 보고자 결심을 했다.

조 교수는 가상현실, 로봇, 사물인터넷, 드론,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을 개발하여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스스로가 개발하도록 원천기술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 장애인의 권리를 말할 때, 이동접근권과 정보접근권을 말하는데, 정보 접근을 해결해 주면 정보화시대의 소비자는 될 수 있으나 주체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접근권과 수익모델을 스스로 개척하도록 하면, 수익모델도 되고 행복접근권이 해결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지론이다. 조 교수가 전공분야가 아닌 스마트 시장을 강의하듯이 가장 필요를 느끼는 사람이 가장 그 분야의 전문가이고, 가장 좋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한다.

장애인 스마트 최고위 과정은 처음에는 시각장애인반을 위주로 운영했다. 이 과정에는 전 국회의원, 대학 교수, 목사, 특수학교 교사, 사업가, 장애인단체 임직원 등 다양한 계층에서 참여했다.

기초 지식을 강의한 후 조 교수는 새로운 기술 적용의 사업 아이디어를 과제로 내어 사업모델을 개발하도록 돕는데, 그 중에서는 서울역 전광판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비콘 정보 서비스 기술 등을 특허를 내도록 한 적도 있고, 또 스마트 관련 사업을 직접 창업하도록 준비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회사원이었다가 최근 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된 한 수강생은 스마트 세계에서 꿈을 꾸고 있다. 올해 9월 하순 하반기 강의를 시작하는데, 영등포구청 공무원들이 대거 신청할 것이라 했다.

조 교수는 이제 장애인 과정을 별도로 운영하기보다 신청이 있으면 장애인은 무료로 포함시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조 교수에 대한 평가는 두 가지로 상반된 평가가 있다. 너무나 대단한 세계적인 석학의 강의를 무상으로 듣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칭송이 있는가 하면, 무료라고 하면서 돈을 일부는 낸다는 불만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조 교수에게 이러한 평가를 들려주었더니 학생 자치적으로 얼마씩 성의껏 거두어 준 사례는 있어도 결코 정액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일종의 후원금을 받은 적은 있으나 대학발전기금도 내고 자료복사비와 수강생 식사비 등에 사용했다고 했다.

일부 수강생은 교수가 아이디어와 기술을 모두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아이디어를 달라고 하여 교수가 이를 취합하여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이가 있다고 말하자, 아이디어를 가로챈 것이 아니라 다듬어 주고 구체화하여 사업계획과 변리사를 통한 특허출원으로 이끌어 주고 있다고 했다.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은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왜 장애인에게는 수료증을 주지 않느냐고 불만을 말하는 이도 있다고 말하자, 수료증은 학교 당국에 심사료도 내야 하므로 무료교육자의 비용부담을 교수가 낼 수가 없어서였다고 했다. 장애인 수강생 중 실제로 창업하여 스마트한 사업을 성공한 사례가 있느냐고 묻자, 아직 역사가 길지 않았고 준비 중인 사람은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장애인 수강생을 모으는 것을 시각장애인단체에 의존하고자 했다. 그런데 수강생의 만족도가 낮은 것도 아니면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효과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업을 하려면 아이디어만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자금과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수강에만 그치는 장애인이 많아 보람이 기대보다 낮다고 했다.

미래로 먼저 나아가는 것이 보통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어서 강의의 의도대로 경제수익모델로 연결하는 것이 장애인에게서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했다. 밥을 짓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음식을 하는 것은 장애인의 몫인데, 그것이 활성화되지 않아 조 교수도 상당히 의욕이 약해졌다고 했다.

조 교수는 국가정책에 문제점이 있다고 했다. 연구를 위한 연구지원이 아니라 수요 당사자가 감수성으로 실질적인 기술적용을 개발하도록 실천적 연구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스마트 세계에 눈을 뜨게 하면 장애인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라 설레었는데, 장애인들이 수동적이거나 진취적 도전정신이 약한 것 같아 고민이라고 했다.

최고위과정을 강의하는 강사진이 조 교수 위주로 다양한 강사진이 부족한 탓도 있지 않느냐고 묻자, 최고의 기술을 무상으로 강의해 줄 사람을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했다. 살짝 조 교수가 기업에 1시간 강의를 하면 얼마를 강의료로 받느냐고 물어 보았는데, 그 금액은 중견 회사원의 일년치 급여 정도였다.

이런 명강의를 무료로 해 주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오해를 하는 사람이 간혹 있기는 한데, 기술이 아닌 사업마인드를 가르치기에는 다방면의 학자도 역부족인 모양이다.

스마트의 선구자로서 장애인의 스마트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의 표준화가 필요한 분야를 묻자 장애인 4차산업 홈네트워크, 스마트 오피스 표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교수의 강의록을 보니 사물인터넷 기술동향, R&D 과제 분석, 음성도서관, e북 뷰어, 스마트폰 사물인식, 장애인 쇼셜 앱, 주변정보 음성안내, 문서인식 앱, 음성게임, 인터넷 비즈니스, 시각장애인 스마트 홈, 엘리베이터 욕조, 보행장비, 웨어러블 장애인 생활장비, 외출 플렛폼, 길안내 시스템, 매빌리티(장애인 네비게이션), 인공지능 로봇, 홈네트워크 등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장애인 혁신적 아이디어를 별도로 정리해 두고 있었는데, 제안자와 내용을 잘 정리하고 있었다. 비콘 교통도우미, 식당 알리미 등등 다양한 아이디어였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서랍 속에 버려지지 않고 실용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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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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