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에서는 가수를 원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경쟁을 통해 선발이 되는 기회들이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많이 방송되고 있다. 프로그램 내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뽐내며, 단련해온 실력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1등을 위해 노력을 하며 각종 애교와 간절함을 보이지만, 기대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는 눈물을 흘리며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다 쏟아냈지만 탈락했음에도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아이, 아이러니 하게도 절실함을 보이기보다 묵묵히 자신의 역량만 보였을 뿐인데도, 선발이 되는 아이가 이에 해당된다.

탈락을 하게 되면 누구나 슬프고 아쉽겠지만 그때 보이는 각기 다른 반응들을 보고, 우리는 자존감의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자아 존중감, 자존감이라고도 하는 이 단어는 자기 자신을 가치 있고 긍정적인 존재로 평가하는 개념이다. 즉, 자신의 능력과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높은 아이를 자아존중감이 높다라고 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어떠한 평가에도 개의치 않는다. 스스로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기에 결과를 받아들이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 있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일수록 자신감도 높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활기가 넘치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일수록 매사에 무기력하고 비관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로젠버그의 자아존중감 척도 문항 ⓒ김지연

‘로젠버그의 자아존중감 척도’가 있다. 자아존중감 척도는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좋은 성품을 가졌다’, ‘나는 대체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등의 10개 문장에 ‘대체로 그렇지 않다’, ‘보통이다’, ‘대체로 그렇다’, ‘매우 그렇다’에 체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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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버그의 자아존중감 척도 점수표 ⓒ김지연

점수가 30점 이상이면 자아존중감이 높은 편이고 20-30점은 보통, 그 이하는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한 테스트로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존감이 높을수록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남의 시선과 잣대에 휘둘리지 않으며 결과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게 된다. 이 자존감의 성장에 밀접한 것은 ‘칭찬’이라고 할 수 있다.

칭찬을 많이 받고, 많이 해본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자존감이 높게 측정이 되며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낮게 나타나는 편이다.

아래의 상황을 살펴보자.

[모둠활동을 하고 있었다. 리더쉽이 좋은 철수는 늘 의견을 많이 낸다. 평소 말이 없는 나 (민수)는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어린이날 놀이’ 이다.

주제를 보자마자 아이들은 컴퓨터게임 이야기가 한창이다. 모둠 활동지 제출 시간은 다되어 가는데 게임 이야기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 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다른 이야기 그만하고 결론 내야할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갑자기 철수가 “민수가 오랜만에 좋은 의견 냈는데?!”라고 했다.]

민수의 입장이 되었을 때 어떠한 감정이 드는가?

물론 철수가 평소 민수를 대한 태도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하게 문장만 보았을 때, 철수가 말한 ‘민수가 오랜만에 좋은 의견 냈는데?!’가 칭찬으로 여겨져 기분이 좋았을 수도 있고, 말이 없는 내가 한마디 했다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느껴져 불쾌해 졌을 수도 있다. 이것 또한 자아 존중감의 차이이다.

철수가 칭찬을 했다고 생각하자. 그렇다면 두 사람 모두 좋은 느낌을 가지게 되고, 모둠 활동의 결과도 빨리 도출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철수가 비난했다고 여기게 되면 두 사람 모두 나쁜 느낌을 가지게 되고, 팀의 분위기도 나빠져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나타내기 어렵다.

적절한 상황에 진심으로 칭찬한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힘도 기를 필요가 있다.

칭찬은 빈정거리거나 아첨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어린 마음이 전달되어야 한다. 이것은 말을 전달하는 분위기나 눈빛, 행동 등으로 느껴질 수가 있다. 그래서 칭찬을 할 때에는 칭찬받을 만한 일이 있을 때 칭찬을 하며, 구체적으로 칭찬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하루에 한번은 ‘나를 위한 칭찬’ 을 해주는 연습도 필요하다.

나를 칭찬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타인을 칭찬할 힘이 생기는 법이다. 칭찬을 했을 때의 감정을 느껴보고 그 좋은 감정을 서로 나누면 배가 되어, 나에게 돌아오는 칭찬의 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일상적인 가족들의 칭찬은 아이들에게는 사회에서 자라나는 큰 힘이 된다.

특히 몸과 마음에 상처가 있는 우리아이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마음의 힘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밖에서 불필요한 시선과 생각들로 지쳐있을 법한 이들에게 가족의 칭찬은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되어준다.

칭찬이 미숙하고 어려운 아이들은 학교에서 서로에게 “00아, 고마워”라는 한마디만 하더라도 함께 좋은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 칭찬 한마디가 서로에게 주는 큰 선물이 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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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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