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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0일 '장애인의 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4-20 14:10:06
해마다 4월이 되면 이런 저런 기관들로부터 '장애인의 날' 행사와 관련된 안내문들이 줄을 잇는다.

어떤 곳에서는 기념식을 하니 참여하라하고, 어떤 곳에서는 체육대회를 하니 오라 한다. 또, 어떤 곳에서는 타의 모범이 될 만한 사람이나 장애인을 위해 열심히 일한 유공자를 포상할 테니 추천을 해달라고 한다.

결론 먼저 이야기 하자면 달갑지 않다. 특히 장애인단체의 일부 지회들에서 발송되는 행사안내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는 이의가 있다. 장애인의 날 행사장에 와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기념품도 받아가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어쩌면 올해에는 대통령 선거를 며칠 남겨놓지 않은 상황이라 이런 안내를 덜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의 날에 대해 생각하는 우리들의 태도는 특별히 1년에 하루 정도는 장애인에게 무언가 나누어주고 베풀어 주는 날 정도에 머물러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한 번 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장애인의 날은 1981년 제정된 이후 올해로 37회째를 맞이하게 된다. 37살이 되는 것이다. 사람을 기준으로 생각해 볼 때 37살은 어느 정도의 나이일까?

저마다 살아가는 모습들이 다양하기에 보편적으로 이러하다고 규정할 수는 없겠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정도 나이가 되면 자신의 직업을 갖고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일구고 어린 자녀 한명 쯤 양육하고 있는 정도의 나이일 것이다. 충분히 성숙해 안정을 찾을 정도의 나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37회를 맞는 장애인의 날은 아직 충분히 어른이 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초등학생 무렵 어린이날 텔레비전에서 방송 진행자가 했던 이야기가 하나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다. 어린이날이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고 하루 잘 해줌으로써 나머지 364일 동안 잘 대해주지 못한 것을 다 무마해 주는 날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먹고 살기 급급해 아이들에게 좀 더 신경써주지 못하던 당시 그 날 하루만이라도 선물이나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위안을 얻던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잘 나타내주는 듯하다.

그런데 30여년도 넘게 지난 지금 장애인의 날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은 아직도 그 시절의 어린이날을 보내던 모습에 머물러 있지 않은가 싶다.

비장애인이나 각 기관, 단체 등은 장애인의 날이 다가오면 선물이나 기념품, 식사 등을 준비하고 그 행사사진을 온갖 언론기관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급급하다.

평소에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나 부정적인 인식 등을 줄여 나가기 위해 소소한 노력을 기울여 주는 것, 한 명이라도 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도시락이나 값싼 선물보다 훨씬 우리 장애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또 우리 장애인들도 마치 장애인의 날이 우리의 생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쯤 되돌아보면 좋겠다.

장애인의 날 행사에 참여해 먹는 음식과 받는 값싼 기념품이 우리의 당연한 권리를 존중해 주지 않는 사회와 비장애인들의 심적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장애인의 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직업재활시설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늘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질타하기도 하는 시각장애인 멘토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다.

"우리가 그래도 비장애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하면서 살아가는데, 장애인의 날 하루만이라도 반대로 우리가 비장애인들한테 베푸는 건 어떨까?"

그 이야기에 공감해 우리 시설은 장애인의 날이 되면 판매하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크게 할인하여 제공해 왔다. 물론 함께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들 중에는 불만이 많은 사람도 있다.

장애인의 날, 오히려 더 일을 많이 해야 된다며 싫은 기색을 내비친다. 하지만 이러한 장애인의 날 행사도 분명 의미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일들이 모여 장애인을 단순히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서 벗어나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할 수 있는 동등한 주체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37회 장애인의 날, 우리가 단순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은 아니라는 것을, 도시락이나 선물로 부당한 처우도 감수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울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우리의 기념일이 될 수 있도록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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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조봉래 (jhobo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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