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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한 평생교육법 시행령 실망

최소 인력, 운영조직, 운영방법 등 구체 내용 없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4-19 14:34:27
평생교육법에서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보장하기 위하여 강력한 대책을 담은 내용으로 개정을 하였기에 시행령에서 그 취지를 살려 실효성 있는 이행을 보장해 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시행령은 보장이 아니라 행정기관의 감독권만 나열하고 뚜렷한 지원방안은 전혀 나타나지 않아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으며, 장애인계가 받은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평생교육도 교육의 하나다. 그리고 장애인에 관한 교육문제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하 ‘특수교육법’이라 함)이 다루고 있다. 그러니 장애인 평생교육에 관하여 특수교육법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법 제5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임무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방안의 강구를 언급하고 있다. 이는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을 나란히 열거함으로써 고등교육과 마찬가지로 평생교육도 동급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평생교육은 특수교육법의 범위임을 의미하고, 또한 국가의 지자체의 임무임을 천명한 것이다.

동법 제5장은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이란 제목을 달고 있다. 제33조 ‘장애인 평생교육과정’에서는 각급 학교장은 장애인 평생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고, 평생교육법에 의한 평생교육기관은 평생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으며, 평생교육진흥원은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하며, 시도 평생교육진흥원은 장애인 평생교육기관을 지원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조항이 평생교육법으로 옮겨지자 특수교육법에서는 삭제되었다.

동법 제34조 ‘장애인 평생교육시설의 설치’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초중등교육을 받지 못하고 학령기를 넘긴 장애인에게 학교 형태의 평생교육시설을 운영할 수 있고, 민간이 운영하려면 교육감에게 등록하여야 하며,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원을 하도록 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삭제되었다.

여기서 학교형태란 학교장이 운영하는 것을 말하는지, 학력검정고시 준비반을 말하는 것인지 명확한 해석이 없다. 그리고 오로지 학교형태라고만 언급하고 있고, 민간의 시설 등록을 언급하고 있어 학교형태란 검정고시반으로 해석되어 다른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지원에서 제외되거나 반드시 검정고시반을 포함하여 프로그램을 하도록 강요를 받아왔다.

특수교육법 시행령에서는 특수교육 실태조사시에 평생교육에 대하여도 조사를 하도록 하였고, 시설 기준으로 49.5(15평)제곱미터의 수업실을 갖출 것과 도서 500권을 갖출 것, 그리고 편의시설을 갖출 것을 조건으로 하였다. 이 조항 역시 평생교육법 시행령이 발효되면 삭제될 것이다.

특수교육법에서 장애인 평생교육을 다루고는 있으나 이를 담당하는 조직이 없고, 감사원에서나 국회에서 평생교육법이 있는데 왜 특수교육에서 장애인 평생교육을 또 이중적으로 다루려고 하느냐는 비판이 있어 특수교육에서 손을 놓음으로써 평생교육법에 장애인에 대하여 규정하도록 법개정이 이루어졌다.

특수교육법에서 장애인 평생교육을 다루지 못하고 결국 포기하고 평생교육법으로 넘겨준 것은 특수교육 담당자들이 평생교육을 자신들의 임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허가권과 지원에 대한 업무를 평생교육법에 의한 진흥원에 맡겨두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장애인 평생교육이 평생교육법으로 넘어오면서 국가와 지자체의 임무는 그대로 가지고 왔고, 특수교육국가종합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던 장애인 평생교육이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에 포함되게 되었다. 그리고 평생교육진흥위원회나 시도평생교육협의회에 장애인 평생교육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회의구조가 아닌 행정수행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나 시도평생교육진흥원에는 장애인 평생교육 전문가의 참여가 일체 언급되고 있지 않음으로써 장애인 평생교육은 별도로 운영함을 드러내고 있으며, 시군구 평생교육 학습관은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하여 전문가 없이도 장애인 사업으로 확대하여 예산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평생교육법 제21조 ‘장애인 평생교육과정’에서는 특수교육법의 내용을 옮겨오면서 학교장은 학교형태가 아닌 포괄적인 평생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평생교육기관은 별도로 장애인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평생교육법 제26조에서 평생교육을 하는 전문가로서 평생교육사를 배치하도록 하여 장애인 평생학습 전문가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평생교육사만 언급하여 장애인 평생교육의 필수 자격이 특수교육이나 재활전문가가 아닌 평생교육사에게로 넘어가게 되었다.

장애인 평생교육의 국가의 책무성은 특수교육법에서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장애인 주체의 평생교육 참여보장은 관련 회의에는 참여를 할 수 있으나 진흥원 등 업무수행 조직에는 배제되어 있어 참여가 확대되었다고 볼 수 없다.

장애인 평생교육 체계구축에서는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를 두는 것 외에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일반 평생교육기관이나 학습관이 장애인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개방하였고, 장애인 평생교육에서의 전문가가 아닌 평생교육사의 의무배치만 언급한 채, 설비기준과 인력, 구축방안은 모두 하위법으로 위임하였다.

평생교육법 시행령이 5월 말 시행을 앞두고 입법예고를 하였는데,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이 드러나고 있다.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는 국립특수교육원에 두는 것으로 정하였는데, 조직구조나 인원 등 어떠한 언급도 없다. 특수교육법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실효성이 없어 평생교육법으로 장애인 평생교육을 넘겼는데, 다시 국립특수교육원으로 핑퐁이 되었지만 안정적 운영을 위한 어떠한 구체적 언급도 없이 다른 기관과 협력한다는 말만으로 끝을 맺었다. 최소한 인력과 운영조직, 운영방법 등은 언급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모법에서 전문인력을 하위법에서 다룬다고 하지 않고, 평생교육사의 배치를 하위법에서 다룬다고 하여 평생교육사만 언급하고 말았다. 하위법은 위임된 사항과 이행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다룰 수 있다. 직원이 10명 이상이면 평생교육사 2명을 필수로 하고, 10명 이하이면 평생교육사 1명 이상으로 한다는 것이 고작이다.

특수교사나 프로그램별 전문가는 필요 없으니 그 프로그램의 질을 알 수가 없다. 또한 장애인의 전문가 경력이 필요 없으니 평생교육의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 단지 비장애인 평생교육 전문가들의 밥그릇만 커졌다. 장애인 평생교육 전문가의 자격이 필요한 것이지 평생교육사의 의무가 장애인 평생교육에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시행령에서 평생교육시설의 유형과 기준을 다루었는데, 학교 형태의 교육시설, 발달장애인 교육시설, 지역사회 중심 교육시설, 기타 교육시설로 분류하였다. 학력증진 교육시설이라거나 검정고시반 교육시설이라고 하면 더욱 이해가 쉬웠을 것이다.

발달장애인에게는 특별히 요구되는 교육과정이 있음은 인정되지만 그렇다면 다른 장애 유형의 특성은 무시해도 되는가라는 점에서 일상생활교육시설 등의 다른 이름이 좋았을 것 같다.

지역사회교육시설은 지역사회 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 같은데 상당히 애매한 표현이며 그렇다면 발달장애인교육은 지역사회가 아닌 국가 차원이란 말인지도 모르겠다. 기타는 사족인지 실제로 세 가지 형태에 포함되지 않는 기타가 있다는 것인지 에비용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시행령에 학교 형태는 기존 특수교육법의 기준을 그대로 가져왔다. 학교 형태이니 가장 규모가 크고 수업실의 크기도 큰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발달장애인 시설에는 300제곱미터를 갖추도록 하고 도서 및 자료를 500권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오히려 소규모로 개별화교육이 필요한데, 학교형태의 기준인 49.5제곱미터의 6배가 넘는 규모가 왜 필요한지 알 수 없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면 프로그램별 면적을 정하면 될 것이지, 이렇게 큰 면적이 아니면 허가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은 평생교육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더구나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시설에만 ‘특수학교 시설·설비 기준령’ 제5조에 따른 안전 및 편의시설·설비 조건을 요구하는 것은 대규모시설의 학교처럼 시설을 새롭게 건축하지 않는 이상 조건 충족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음으로 발달장애인에게 도서 500권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허가를 받을 때에 책을 빌려다가 전시할 수 있는 인간관계를 갖추고 있는 시설장인지, 재력이 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면 발달장애인에게 구체적인 도서의 종류에 대한 언급도 없이 도서 500권은 그림의 떡이다. 프로그램별 필요한 장비가 있을 것인데, 법으로 정하기가 어려우면 최소한 의사소통 기구를 몇 점 이상 갖추라고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교재교구를 20종 이상, 놀이기구를 10점 이상, 컴퓨터 3대 이상 등을 갖추는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장애인의 평생교육이 시행령이 정해지고 법이 시행되면 촉진되거나 증진되거나 활성화될까? 특수교육법에 이미 있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 비현실적인 시설 기준과 없던 평생교육사 의무배치만 언급되었을 뿐, 그저 전문가의 회의 참석이 연간 1회 정도 늘어났을 뿐, 어떠한 강력한 예산지원이나 증진책도 없다. 결국 종합계획수립시에 멱살 잡고 싸워 얻어야 하는 것일 뿐이다.

특수교육법에 의해 설립된 국립특수교육원이 특수교육법에서 평생교육 관련 조항이 삭제되자, 오히려 업무를 관장하게 되도록 평생교육법에서 정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국가의 책무성 역시 다른 법률로 이전하였다고 책무성이 강화되는 것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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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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