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전 유치원에 다니는 7세 아동의 경우, 발표수업이 있다. 보통의 아이들은 서로 자기 이야기만 하느라 바쁘지만,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손을 들어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발표 시간에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으로, 상대방의 말을 자르거나, 자신의 생각과 다를 경우 듣지 않거나, 딴 짓을 하는 등의 모습이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는 대부분 규칙에 따른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연습을 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사회성 기술 훈련 중, 발표 시 손을 들고, 선택된 사람이 발표를 하며, 타 아동의 발표가 끝날 때까지 경청하는 기술을 배우게 된다.

발표자의 시선은 선생님의 미간이나 인중 정도로 얼굴을 바라보며 목소리 크기는 중간인 3-4정도(낮은 목소리크기 1에서 높은 목소리크기 5) 의 적당한 크기로 바르게 이야기한다.

또한 시작과 끝의 목소리가 같으며 끝을 흐리지 않고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중복되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LD(학습장애 Learning Disability) 아동의 경우는 적절하게 말로 설명을 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이럴 경우 발표의 테마를 정하여서 ‘각 계절에 할 수 있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음식’, ‘샌드위치를 만드는 순서’ 등 머릿속에서 그리듯이 표현할 수 있는 주제를 제시하여 아동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육하원칙에 따른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라는 종이를 적어 각 내용이 포함되도록 부모님과 대화를 통해 연습해보는 것도 좋다.

발자국 도장 찍기의 예시 ⓒ김지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아동의 경우는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던가 내용을 잘 정리해서 말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움직임이 많은 아동들을 위해 ‘발바닥 도장 찍기’를 통하여 자기의 발모양으로 관심을 유발하고, ‘그대로 멈춰라’ 노래를 부르며 몇 초간 바른 자세로 서 있기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다.

PDD(전반적 발달장애 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아동의 경우 목소리 크기나 말할 타이밍 등 적재적소에 자신의 태도를 조절하는 것이 어렵고 갑자기 다른 주제로 이야기에 끼어드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

이럴 경우에는 부모님과 함께 끼어들기가 좋지 않은 태도라는 것을 일러 주어야 하는데 3명이상의 가족구성원이 역할을 정하여 두 명은 풍선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하고 한명은 계속해서 풍선을 가로 막아 불편한 감정을 느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후 적절히 말할 타이밍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가 끝난 후 즉, 공이 나에게 돌아온 차례라는 것을 일러주는데, 실제 발표에서는 풍선이 없기 때문에 선생님의 지시가 있을 때라는 것을 일러준다.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은 있다. 두려움 때문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상처로 남게 된다. 발표하는 것이 두려워서 학교 가기가 싫어진다면 학교를 다니는 즐거움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겁이 나고 두려운 것은 당연하다. 특히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장애아동의 마음을 한 순간에 용기 있게 바꾸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두려운 감정을 벗어나는 데는 예전에 언급했던 ‘거울보기’ 가 도움이 된다. 또한 거울을 보며 발표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필자가 치료했던 초등하교 1학년 ADHD 아동은 거울을 보며 태도를 수정하고 거울 속 자신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고, 이후 타인의 집중되는 시선에 대한 용기가 생기고 기술이 늘어 발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사례도 있다.

두려움은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이다. 두려움도 연습과 많은 경험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실패를 해도 좋다. 이때에는 실패한 후 아동의 마음을 보살펴주는 부모님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아이들은 조금 다르다. 특히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이 드는 발표시간에는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부모님들은 조급해 하지 말고 아이들이 용기를 낼 때까지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급하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부모님의 마음의 여유가 지금 발휘 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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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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