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산을 그린 한 아동의 작품 ⓒ김지연

위 사진은 실제 학교생활에서 한 PDD(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 자폐증)아동이 그린 그림이다. 매우 산만하고 수업 중 참여가 어려워 주의집중력장애가 의심되어 병원을 찾았으나 8세에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다.

유아 시기, 보통은 3세 이전 부모와의 애착형성에서부터 비롯되어 발견되거나, 3세 이후 상호작용이나 놀이 행동의 위축, 인지발달의 저하 등으로 의심을 해보는 경우가 많다. 이 아동은 부모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늦게 진단 받은 경우인데, 유아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더욱 학교생활이 어려워져 일반학교에서 특수학교로 전학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런 아동의 경우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 아동은 경계선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어 일반학교에서의 생활도 가능 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산만하고 자기조절이 되지 않는 등의 문제로 수업참여가 어려워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산만하고 자기 조절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은, 규칙을 지키지 않고 단독 행동을 하며, 가장 기본적인 보고 듣는 행동 또한 조절이 이뤄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바른 자세로 보기’는 수업이나 집단 활동에서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학습태도 중 하나인데 상대방에게 나의 몸과 얼굴을 향하게 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인식이 낮은 아동이나 주의가 산만한 아동에게 특히 필요한 기술이다.

집단 활동에 참여가 어려워 제대로 듣지도 보지도 못할 때에는 우선, 아동에게 시선을 맞추어 선생님이 혹은 부모가 목소리를 크게 하거나 이야기의 속도를 바꿔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은 듣기의 연습이 된다.

가령 “철수야, 밥 먹자”의 목소리가 1~5정도의 소리크기에서 목소리 5정도로 소리를 내어 이야기를 해주었다면, 적응이 되었을 때에는 소리를 낮추어 목소리 3정도로 이야기를 하는 등 아동이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들을 수 있도록 소리의 강약조절을 통해 연습을 도와주는 것이 좋다.

또 듣기 전 아동들이 시선을 회피하거나 다른 행동들로 집중이 되지 않을 때 시작을 알리는 언어로 “잘 들어봐”라고 신호를 주며 말의 시작을 알리고 타인을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를 한다. 물론 집단 활동 에서는 개개인의 아동에게 전달하기는 쉽지 않음을 안다.

그럴 경우,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워밍업으로 주의를 끌만한 도구를 사용하여 보고 듣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필자는 ‘풍선’을 주로 사용 하고 있는데, 풍선의 주고받음을 통해 시선을 유지하고 풍선을 던짐과 동시에 아동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방법으로 활용한다. 그 후, 시선이 유지되었을 때에 과제를 내거나 이야기를 시도한다.

부모님들은 학교가기 전 여러 경우를 모델링으로 [조용하지 않고, 바른 자세가 아닌 모습]들을 행동 예시로 보여주며,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몸과 얼굴이 앞으로 향하는 바른 자세를 적절히 보여준다.

조용히 한다는 것은 ‘의자를 흔들거리는 등 움직이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는다’의 이야기로 표현해주고, 사진 속 위 아동처럼 타인을 바라보는 것에서 어려운 면이 있으니, ‘이야기하는 사람의 눈을 보는 것이 어려우면 입을 바라본다’ 등의 구체적인 지시사항으로 설명해준다.

듣기 훈련의 재미있는 놀이로는, 옛날 왕들이 궁녀들과 놀던 행위들 중에 왕에게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소리가 나는 궁녀를 손으로 휘저어 잡아보는 놀이가 있었다. 이는 귀를 확장시켜주어 소리에 집중할 수가 있고 듣는 훈련이 되는 좋은 놀이이다. 아동들은 위험 할 수 있으니 넓은 장소에서 행동범위를 제한해 주며 (혹은 앉아서 잡는 방법도 있다.) 가족들과 함께 놀이를 진행해보는 것도 듣기 훈련이 도움이 된다.

위 훈련들은 학업능력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능력을 위해서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학교 내에서 뿐만 아니라 병원, 우체국, 슈퍼 등 사회 내에서 각종 심부름의 이름으로 역할을 수행해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으니, 결과를 바로 얻기보다 꾸준한 연습으로 부모와 함께 훈련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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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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