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상담을 했던 아동 중, 학교 입학을 앞두고 불안이 높아진 친구가 아래와 같은 말을 하였다.

“선생님. 학교 가기가 싫어요.”

평소 부모가 계시지 않아 가정환경이 유독 불안정했던 이 A양은 감정기복이 심하여 공격적인 행동을 많이 보였다. 또,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인지한 후에는 오히려 친구들이 보이면 스스로 피하곤 하여 유치원 적응이 더욱 어렵던 아이였다.

상담을 진행하며 한명의 친구를 사귀게 되었으나 다수의 아이들은 학기 초에 했던 A양의 행동으로 인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친구들의 시선들로 위축된 모습이 존재했었다.

일반학교에서 적응중인 장애아동의 경우 몇몇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전학하는 경우도 있다. A양 역시 같은 동네 있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입학하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는 친구들을 또다시 만나는 것이 두려워졌다.

유치원 졸업 전 필자가 A양에게 내어준 숙제가 있다.

대화를 하지 않아도 좋으니 남아있는 유치원 생활, 한 달 남짓 동안 하루 한명에게 내가 먼저 [인사하기]를 숙제로 내어주었다. 원생이 20명이 넘으니 한 달 동안 적어도 한 번씩은 모두와 인사하기로 한 것이다.

어쩌면 A양에게 두려움과 무조건 직면하도록 시킨 일 일지 모른다. 또한, 상호작용을 시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A양에게는, 무조건 적인 [안녕?!]이라는 시도가 사회적으로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인사하기]의 기술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오히려 인사에 대한 인식이 없는 아동에게 효과적이다. 인사는 시간, 환경,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데, 상대방의 행동과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며 적절한 인사의 목소리 또한 중요하다.

상대방이 타인과의 대화나,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해야 한다. 옆에서 이야기 하는 정도의 소리가 아니라 그보다 한톤 더 올려서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는 것이 기술적인 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감정상의 이유로 인사를 하기에 어려울 수 있으니,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최선을 다했으나 실패를 하고 왔을 때 부모는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다른 아동의 인사를 관찰해보도록 권한다. 그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은 좋은 때가 아니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상의 이유로 인해 내가 했던 인사의 행동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며 실패로 인한 기분을 알아주되,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도와준다.

집에서의 간단한 연습으로는 아동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책 징검다리를 만들어 상황과 감정을 설정하여 역할을 맡은 후, 서로 반대쪽에서 걸어오다 만나면 인사를 하고 가위바위보를 통해 진 사람이 양보하는 게임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 문을 두드리고 낯선 친구들을 보며 긴장을 한다. 모두에게 낯설고 서로에게 처음이지만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아직 어린 친구들은 수많은 연습을 필요로 한다. 눈을 통한 인사, 상황을 통한 인사를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여전히 나는 수백번을 만나도 처음인 듯 낯설어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함께 인사하기를 권하며 시작을 한다.

“오늘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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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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