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엘리베이터 앞 적재물과 유통기간 시비가 붙은 후원받은 냉동닭. ⓒ서인환

용산구립장애인주간보호센터(이하 센터)는 2012년부터 사단법인 온터두레회가 용산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장애인시설이다. 온터두레회 홈페이지를 보면 센터나 장애인보호작업장(이하 작업장)은 산하 시설로 나와 있지 않고, 관악청소년회관과 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 부천여성인력개발센터, 보령여성인력개발센터 등 사회취약계층인 여성의 직업개발과 취업알선을 주로 하는 단체로 소개되고 있다.

법인 사무실은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데, 법인 설립은 1992년에 봉사, 청렴, 창의, 정의라는 실천이념으로 사회봉사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원래 작업장은 각종 비리의혹 등으로 문제가 많았으며, 직원이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자살까지 하는 일도 있었다.

운영을 서울지장협이 맡아 하다가 2012년부터 온터두레회가 용산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 오고 있는데, 3년마다 재위탁을 하게 되어 있어 현재 재위탁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작업장의 운영을 용산구청이 위탁하면서 조건을 걸었는데, 보호작업장 시설장이 센터를 겸직하여 운영하는 조건이었다. 센터는 시설장 인건비가 없이 교사 3인의 급여만 지원되는 것으로, 운영을 맡을 단체가 마땅히 없어서 그랬을 수 있다. 그것 외에도 작업장과 센터가 같은 건물에 있어 갈등을 자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한 조건이었는지 모르겠다.

작업장을 이용하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비상근 센터장이 아무래도 센터의 운영에 힘을 덜 쏟을 것이고, 작업장을 위주로 운영하다보면 센터의 운영은 불편하고 부실할 수밖에 없어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여러 불편 사항을 호소하면 시설장은 작업장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곳으로 먼저 수익이 나야 먹고 살지 않겠느냐며 학부모들의 희생을 요구했다고 학부모들은 주장한다. 작업장은 주로 임가공으로 헝겊 가방을 만들거나, 볼펜조립 등을 하였다. 임가공의 특성상 적재나 운반하는 물품의 양이 많다.

1층과 2층은 작업장으로 사용하고, 3층은 센터가 있는데, 2층에 작업장에 필요한 화물이 많을 경우 센터 이용자들은 엘리베이터를 잠시 동안 이용할 수 없다거나, 작업장에서 야근을 하고 아침에 라면을 먹어 냄새로 인하여 학습 분위기를 해친다거나, 건물 벽면에 많은 박스를 쌓아 두어 주간보호센터 이용 장애인들은 적재된 박스가 무너질 우려가 있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더구나 문제는 작업장과 센터가 중식 급식을 같이 하면서 불거졌다. 작업장의 지자체 보조 중식비로는 양질의 식사를 준비할 수가 없고, 학부모들이 내는 3만원의 식비를 올려 더 좋은 식사를 준비한다고 하여 그렇다고 작업장과 차별해서 식사를 시킬 수도 없었다.

시설장은 당진에서 냉동닭을 후원받아 택배로 받은 다음 식사재료로 사용하였는데, 포장지에 유통기한은 적혀져 있지 않고 도계일만 2015년 10월 13일로 적혀 있었다. 냉동닭의 경우 유통기한을 2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1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300일이라는 사람도 있어 기한이 지난 닭이라는 주장과 지나지 않았다는 논쟁이 있었다.

냉동기간이 길어지면 프리즈 번 현상으로 타는 효과가 발생하여 긴 기간은 해롭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학부모들의 주장은 택배 과정에서 어느 정도 녹았을 것이니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시설장은 애써서 구해온 닭을 고마워하지 않고 시비를 거니 억울하다고 말한다.

평소에 식사가 형편없다고 지적하자, 시설장은 노인경로잔치에서 사골국을 밥과 함께 후원을 받아 밥은 냉동을 시켜 사골국에 말아 식사를 하게 하였는데, 장기간 밥을 얼려서 사골국에 말아먹게 한 것이 불결하다는 학부모의 주장에 반해 영양식을 제공하기 위해 나름 노력한 것이라고 시설장은 억울해 한다.

작업장 공익요원 4명이 있을 공간이 없어 센터의 양호실에 있게 함으로써 센터의 이용자들에게는 피해가 되었다고 갈등을 빚기도 하였고, 갈등 과정에서 아이를 테이프로 묶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말들도 있었다.

시설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한다.갈등의 해결책으로 이용료 월 15만원 외에 식대 3만원을 6만원으로 올리고, 교통비를 편도는 2만원, 왕복은 3만원으로 내겠다는 동의서를 학부모들은 작성하였고, 식사의 질을 높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질이 다른 식사를 한 장소에서 작업장 사람들과 센터 사람들이 동시에 먹을 수가 없어, 센터는 외주를 주어 배달을 하도록 하겠다고 해결책을 내어 놓았으나, 학부모들의 불만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작업장과 센터가 공간적으로 완전 분리를 하는 것인데, 이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작업장에 일을 돕고 있는 상황에서 공간이 협소한 시설 측에서도 대환영을 할 일이다.

센터는 용산구청 지원이 인건비에 불과하니 다른 단체가 운영을 하도록 포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용산구청이 새로운 장소를 마련하여 이사를 가도록 해 줄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학부모들은 청결하고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해 줄 것과 식단계획표와 다른 식사가 아닌 제대로 된 식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것은 외부 용역으로 하여 식사를 제공함으로써 해결하겠다고 하니 해결점이 있는 듯하지만, 15명의 식사를 외식업체가 맡아줄 지는 의문이다. 6만원으로 인상하더라도 15인 분 월 90만원에 가능할지가 문제이다.

학부모들은 시설장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운영법인에서 시설장을 교체하는 수준이 될 수도 있고, 용산구청에서 재위탁하지 않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설장은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범법 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무리한 학부모들의 요구와 절차를 무시한 항의에 좀 거칠게 대했는지는 몰라도 최선을 다해 일한 결과가 오히려 불신을 받고 있으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용산구청이 적극 나서서 양질의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두 시설을 완전 분리하고,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주방을 수리하여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협소한 공간이 원천적으로 해결될 것도 아니고, 두 시설이 공존하는 한 문제는 계속 깊어갈 것이다.

식사의 질을 따지기 위해 찍은 사진이 불법이라고 호통을 치는 시설장과 우리 아이에게 그런 식사를 먹일 수 없다고 개선을 요구하는 학부모, 현장실습을 나간 아이들을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한다고 취소하고 돌아오게 한 시설장과 주간보호시설장으로서의 심성이나 소양이 부족하다는 학부모, 이제 그 갈등의 해결을 위해 용산구청이 나서야 할 때이다.

평소 중식에 제공되는 밥과 반찬. ⓒ서인환

노인경로잔치에서 받아 온 사골국. ⓒ서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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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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