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 역시 장애인이면서 또 재활공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접하는 보조공학 기구가 전동휠체어를 포함한 이동보조기기이다.

요사이 몸 상태가 나빠지면서 그나마 자신 있었던 자립보행도 힘들어 저서 전동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동휠체어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던 중 한국소비자원에서 시중에서 판매 중인 전동휠체어 제품들을 대상으로 품질 및 안전성 시험을 실시한 결과 보고서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너무 실망스러웠다. 물론 그간 전동휠체어 제품에 대해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장애당사자로서 또한 실제 전동휠체어 제품의 사용을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 전동휠체어 제품에 어떠한 품질 및 안전성 항목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알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쓴다.

가장 기본적으로 전동휠체어는 전기로 충전되는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작동되는 대표적인 이동보조 수단이다.

지난 2005년부터 보험급여의 적용을 받아 일정 요건을 구비한 장애인에 대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장애인보장구 보험급여 기준에 따라 구입비(209만원 기준) 9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전액 지원되는 대표적인 장애인 보조기기이다.

전동휠체어는 보행자와 자동차의 경계 위치에 있으며, 관련 법률상으로 보행자로 구분되어 그 운행이 보도에서 이루어저야 하나 보행로의 포장상태, 경사도, 요철, 불법 적재물의 방치 등 여러 악조건으로 교통사고의 발생 등 사용 중 여러 안전사고의 증가가 최근 문제로 자주 대두되고 있다.

앞서 살펴 본 통행로 등의 여건 이외에도 비장애인에 비해 육체적 인지적으로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이용대상자들의 안전 사용을 위한 제품정보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이 또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휠체어를 포함한 전동휠체어는 다른 장애인용 보조기기와는 달리 의료기기로 지정되어 그 생산 및 수입 그리고 판매에서 의료기기 관련법령에서 정한 기준 및 시험방법을 통과하고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우수 제조 기준)을 획득하여야 생산 및 판매 행위를 할 수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전동휠체어 제품은 모양이나 크기, 기능이 거의 대동소이(大同小異)한데, 이는 법으로 정한 기본조건만 준수하면, 생산과 판매,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또한 구입비용의 거의 대부분을 보험급여에서 보전해주는 시스템하애 있기 때문이다.

간략히 전동휠체어 관련 기준 및 시험방법(EN-12184)에 대해 살펴보면, 크게 쏠림 방지 장치, 자동 브레이크, 제어 입력 장치, 휠체어에 작용되는 하중 관련 사항, 최대 안전 경사, 안전띠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시험방법에 대한 내용으로는 평판시험기 규격 등 시험장비에 대한 사항과 전기, 기계적 안정성, 제어 스위치에 관한 요구사항, 전원표시 관련 요구사항, 전기회로 보호에 대한 요구사항, 자동 브레이크 풀림에 대한 요구사항, 배터리 연결에 대한 요구사항, 배터리 충전에 대한 요구사항, 전자파 장해에 대한 사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울러 제품에의 설계와 관련하여 발판과 다리받침에 관한 사항과 배터리 보관함 누수시험 방법, 브레이크 레버 조작력 결정을 위한 시험방법, 수동 작동되는 주차브레이크 피로강도를 위한 시험방법, 피로강도 시험후의 브레이크의 효율 결정을 위한 시험방법, 제어입력장치로 조작되는 조이스틱과 레버의 피로강도를 위한 시험방법, 최대 안전 경사를 오르는 능력을 위한 시험방법, 제품의 소음에 대한 시험방법, 운전시험, 보조 장치 시험, 방수시험 항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복잡한 기계적 물리적 사양들 이외에 보다 현실적으로 전동휠체어 이용에 대한 대표적인 불편함으로 배터리에 관한 것들이 많은데, 전동휠체어의 배터리 성능이 쉽게 저하되고, 배터리를 교체하여 충전해도 한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표시주행거리에 미치지 못하고, 배터리의 잔량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의 부재로 전동휠체어 운행 중 배터리의 방전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전동휠체어는 오로지 배터리에 충전된 용량만큼만 주행할 수 있으므로 완전 방전되기 전에 충전해야만 도중에 오도 가도 못하는 낭패를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제품에 표시된 주행 가능한 거리는 매우 중요한데, 사용자별로 주행 조건에 차이가 많아 실제 주행 가능한 거리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즉, 현행 기준은 평지를 일정 거리만큼 주행할 때 소비된 전기에너지를 장착된 배터리의 표준 용량으로 환산한 이론적 이동거리로 표시하고 있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는 조건(비탈길을 오를 때, 주행과 정지를 반복하는 횟수 등)은 고려되어 있지 않다. 결과적으로 실제 사용 환경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아 제품에 표시된 이동거리에 대한 신뢰도 저하 및 소비자 불만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전동휠체어의 이용이 끝나면, 매번 다시 충전하는 습관이 바람직하나 배터리의 특성상 적정량을 사용한 후 충전하는 것이 제품의 기능과 수명측면에서 적절하므로 배터리의 잔량을 파악할 수 있는 인디케이터 (indicator)의 적용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러한 인디케이터(indicator)의 적용은 전동휠체어에 적용되는 타이어의 공기압 측정에도 향후 순차적으로 적용됨을 바라본다.

아울러 배터리, 타이어 구경 등 전동휠체어의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규격에 대한 표준화가 이뤄지지 못해, 호환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실정으로 이에 대한 공동 규격화 작업 또한 필수 사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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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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