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척수장애인협회(이하 척수협회)는 2015년도에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의 국제협력사업으로 네팔 척수장애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Back to the Community in Nepal’사업을 진행하였다.

초기에 이 사업은 척수장애인 가정의 접근성 개선과 지역사회 인식개선, 학교에서의 인식개선 교육 등이 주목적이었으나 2015년 4월 네팔대지진이후 셸터(shelter, 임시숙소)건축으로 사업이 변경이 되었다. 네팔 척수장애인재활센터(SIRC)를 일부 증축하는 형식으로 건축이 되었다.

이 셸터는 지진으로 인해 척수장애를 입고 지역사회에서 지진으로 파괴된 주택이 완성되기 전에 임시로 거처할 공간의 역할과 2016년도에 건축예정인 ‘척수장애인 직업재활센터’의 교육생을 위한 숙소 역할을 겸할 예정이다.

인도와 정치적인 마찰로 건축자재 수급의 어려움 속에서도 사업이 마무리 되었다. 한국의 척수장애인 당사자가 네팔의 척수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사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다.

필자는 셸터 준공식에 참여하기 위하여 지나 4월 19일부터 일주일간 네팔을 방문하였다. 준공식은 4월 22일에 있었다.

SIRC 옥상에 증축한 셸터 전경. 이곳은 퇴원을 앞둔 환자들의 임시거처와 직업재활센터 교육생의 기숙사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찬우

셸터의 현판식 장면. ⓒ이찬우

셸터의 테이프 컷팅식 장면(맨앞 필자의 오른쪽에 KOICA 네팔지부장과 SIRC 센터장). ⓒ이찬우

셸터의 숙소내부 전경. ⓒ이찬우

아래의 연설문은 준공식현장에서 많은 참석자들 앞에서 진심을 다해 준비하고 발표한 글이다.

“오늘의 귀한 행사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SIRC센터장님, KOICA네팔지부장님, 이사님, 지역사회 담당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한국의 척수협회 회장님 이하 대한민국의 모든 척수장애인들도 축하와 함께 기쁨을 전합니다.

오늘은 매우 의미 있는 날입니다. 이곳 네팔 센터와 한국의 척수협회는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창립기념일이 4월 7일로 같다는 것도 최근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

한국의 척수협회는 매년 국제세미나를 개최하여 오던 중에 2013년에는 네팔 SIRC의 설립자이신 카낙씨를 초청하게 되었고, 그를 통해 네팔의 척수장애인들의 상황과 이곳 척수장애인재활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생계를 위해 망고나무에서 떨어져 척수장애인이 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고,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협회 내에서는 유머 감각이 뛰어나신 카낙씨는 인기 만점이었고, 특히 전 세계의 척수장애인들을 위한 베리어프리의 히말라야 관광을 위한 청사진을 알려주어서 개인적으로 네팔에 대한 많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국에서는 장애포괄적인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ODA법이 개정되어 장애인단체에게도 국제협력사업의 기회가 확대가 되었습니다.

이때 네팔을 위한 사업이 생각이 났고 여러 번의 아이디어를 교환한 결과, 척수장애인의 주택접근성과 인식개선을 위한 사업으로 기획하고 처음으로 현지 방문을 한 때가 2014년 7월입니다.

장애인당사자의 진정성과 현지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2015년 정식사업으로 선정이 되어 사업을 막 시작하려할 때 네팔에 대지진이 발생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여러 번의 대책회의를 통해 모금활동도 하고, 정확한 현지상황을 파악하려 담당자를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사업의 변경이 불가피하였고 협의 끝에 셸터 건축으로 결정을 하고 건축이 시작되었지만 인도와의 마찰로 자재의 공급 등 공사를 진행하는데 수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꿈을 염원하는 많은 분들의 열정으로 오늘 이 셸터의 준공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이란 우리의 계획대로는 되어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좌절하거나 뒤돌아보지 않으니 현실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네팔에 국제협력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 에너지를 한국의 척수장애인들을 위해 사용하라는 빈정거리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 네팔과 일을 하면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더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바라건대 오늘 완공된 이 건물이 네팔 척수장애인들의 꿈을 꾸게 하는 둥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SIRC의 가장 높은 곳에서 더 큰 미래를 위한 전진기지가 되기를 소망하고 지역사회로 나가기 전에 힘을 얻는 보금자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코이카와 협회는 이곳에서 직업센터를 만드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카낙의 꿈과 이샤의 열정, 그리고 여기 많은 스텝들의 지지, 척수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의 희망, SIRC를 돕는 많은 도너들의 마음, 정부관계자와 NGO들의 지원이 모여 척수장애인들이 재활훈련을 마치고 지역사회로 돌아가서 일상의 삶을 사는 우리의 소박한 꿈은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단언컨대 꿈은 이루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척수협회는 네팔 척수장애인의 준비된 사회복귀를 위한 직업재활센터를 2016년부터 2년간 건물 신축, 운영 매뉴얼 제작, 교육을 위한 교사양성, 기자재 준비, 교육 그리고 교육이후에도 지역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현지 지도 등을 통하여 이전에 네팔에 없었던 새로운 장애인 직업재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행사를 마치고 셸터 안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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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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