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직업생활에 필요한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는 일은 장애인 고용 확대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무턱대고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기 보다는 장애의 특성, 장애 정도, 맡은 직무 등을 고려하여 지원해야 한다.

현재 장애인복지법 상 장애 유형은 신체적 장애(12개 유형)와 정신적 장애(3개 유형)로 나눌 수 있다.

장애의 종류도 많지만 장애의 유형에 따른 장애 정도도 제각각 다르다. 따라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기성제품 중에서 적합한 보조공학기기를 찾는데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기성제품 중 장애인이 원하는 보조공학기기가 없는 경우 장애 유형과 직무를 고려하여 적합한 기기를 제작 또는 개조하여 제공하는 맞춤보조공학기기 지원제도가 있다.

공단에서는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기 전 상담평가를 거쳐 적합한 기기를 선정하고 장애인에게 지원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에게 500만원, 경증장애인에게 300만원 한도로 보조공학기기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맞춤보조공학기기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보조공학기기 지원 사례를 살펴보며 맞춤보조공학기기에 대해 알아보자.

소리 증폭기능 추가 및 하울링을 방지하는 맞춤보조공학기기. ⓒ박종필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는 청각장애인 A씨가 있다. A씨는 잔존청력이 남아 있어 양쪽 귀에 보청기를 착용하였다. 청각장애인 고객이 내방했을 때 수화통역을 해주고, 유선으로 취업상담을 하는 것이 A씨의 주된 업무이다.

하지만 보청기를 착용하고 전화를 하는 경우 전화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하울링(삐~하는 소리)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들로 업무를 하는데 어려움이 자주 발생하자 A씨는 사무직이 청각장애 특성상 적합하지 않다며 퇴사를 고려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근속을 돕기 위해 상담평가를 진행하였고, 사무실 전화기를 개조하여 지원하였다. 수화기에 소리증폭기능을 추가하고, 하울링 방지 장치를 수화기에 설치하여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맞춤보조공학기기 지원 이후 A씨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직접대화를 하지 않고 주문계산이 가능한 맞춤보조공학기기. ⓒ박종필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싶은 청각장애인 B씨가 있다. B씨는 잔존청력이 남아 있지 않아 소리를 들을 수 없으며, 수화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였다. B씨는 장애인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바리스타 직무로 교육을 받았고, 원하던 카페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취업이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B씨에게 주어진 업무의 대부분은 매장 내 청소 등 이었다. 청각장애로 인해 주문을 받을 수 없어 의사소통이 덜 필요한 직무에 배치된 것이다.

보조공학기기 상담평가를 통해 B씨가 꿈꾸는 바리스타로 당당하게 일할 수 있게 양방향 포스(POS)기기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카페 메뉴를 양방향 포스기기 프로그램에 업데이트하였고, 고객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고도 주문을 받고 계산할 수 있도록 양쪽에 터치 모니터를 설치하여 기존의 사용하던 단방향 주문계산기기의 단점을 보완하였다. B씨는 맞춤보조공학기기를 통해 그톡록 꿈꾸던 바리스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위 사례들 뿐만 아니라 맞춤보조공학기기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 장애인 근로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직도 직무환경에 좌절하여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맞춤보조공학기기가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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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고용공단 근로지원부 일반직 5급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보조공학기기와 근로지원인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 최신 보조공학기기 소개와 함께 근로지원인 지원 사례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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