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지나면서 알게 되는 것이 있다면 몰랐던 것을 더 알게 된다는 것과 특히 나의 삶이 주변의 도움으로 뭉쳐진 결과라는 것이다.

도움을 달리 생각해보니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참 생소하고 간지럽게 느껴지던 젊은 시절엔 '그것을 꼭 말로 표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곤 했었는데, 말로 표현하는 사람을 보면 참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어쩌면 저렇게 예쁘게 기분좋게 해줄 수 있는가?

나도 생각은 했는데 미처 표현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동안 나에게 좋은 말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말로도 표현하고 느낌으로도 알 수 있는 따스한 눈길과 표현을 함께 하면 더 그렇다.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질 때는 서로 표현하게 되니 더 잘되는 것이다. 남이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좋은 것을 따라 하게 되는 행복 바이러스이다.

성경에 보면 나를 좋아 해주는 사람에게 잘 해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나에게 어려움을 주는 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받고 상대방을 사랑하게 되고 처음에는 어색했던 사랑하는 법도 배우고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는,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사람은 태생적으로 선하고 좋은 영향을 잘 받는다고들 하지 않는가?

우리는 살면서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는데, 일종의 장애라고 표현하고 싶다. 장애인이라고 분류하는 구분에 의해서만이 아닌 스스로 어려움을 가지는 부분은 장애인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할 것 없이 장애를 어려움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장애인이다. 나이가 들면서 젊은 시절에 할 수 있었던 일이 잘 안되고, 병도 나게 되는 것은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이 아닌가.

그래서 나이가 들면 젊은이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사는 게 정상이 된다. 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풀어나가는 것이 맞는 것이다.

그런데 어릴 적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어린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게 되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부모가 된다. 일반적으로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어른이 되어간다고, 아이들을 키우기가 그렇게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말들 한다. 장애가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 어린 장애인을 돌보게 되는 짐은 무거울 것이다.

부모에게 어린 장애인들을 돌보는 많은 일들은 어려움의 연속이다. 잘 알지 못하는 장애 원인을 이해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성장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일 까지 아주 많은 부분을 도맡아야 한다.

어린 장애인을 돌보는 부모들은 어떤 심정일까? 어려움이 있는 자식이 스스로 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포기하지 않고 아이가 해낼 수 있다고 믿고 또 믿고 할 수 있도록 곁에서 아이를 위해서 사랑으로 감싸준다.

아이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어도 알아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면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을 찾아서 매일매일을 보낸다. 지칠 것 같지만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아이에 대한 끝없는 사랑으로 매일을 보낸다.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안간힘을 쏟는 것이다.

이럴 때 이웃인 우리는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내가 아니라 국가나 사회가 해주어야 된다는 먼 마음이 아니라 가까이 사는 우리가 함께 가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으로 채워 준다면 훈훈한 가족이 될 수 있다.

가족이 가장 작은 사회이고 가족들이 모여서 더 큰 사회를 이루고 국가를 이루고 그 울타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이미 내 주변의 도움으로 사랑으로 성장하고 오늘을 살고 있지 않는가.

혼자 스스로 성장하고 살아온 것이 아니다. 내가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나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나의 주변을 돌아보고 같이 살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가슴이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에 따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의 온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모아서 따스하게 서로의 몸으로 온기를 나누는 그런 이웃가족이 되자.

우리보다는 좀 더 어려운 어린 장애인들의 부모가 진 짐을 우리가 사회가 나누어 들고 사랑이 더 필요한 어린 장애인과 부모에게 더 많은 사랑을 보내서 의젓하게 성장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아이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커가는 모습에서 보람도 느껴보자.

※칼럼니스트 김현리님은 RI KOREA 건강분과 부위원장 역할을 맡고 있으며, 충남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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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 KOREA(한국장애인재활협회 전문위원회)'는 국내·외 장애 정책과 현안에 대한 공유와 대응을 위해 1999년 결성됐다. 현재 10개 분과와 2개의 특별위원회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전략 이행,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국내외 현안에 관한 내용을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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