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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3개월 직장생활을 끝내며

장애인 고용기업, 만약을 준비하는 자세와 신뢰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10-06 17:00:13
오늘은 좀 무거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한 달 전에 직장을 그만 뒀습니다. 직장에서 지쳤고 일에 대한 욕망이 점점 사그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원인은 직장에서의 신뢰가 깨졌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직장에 입사했을 때, 홍보 관련 업무를 했을 때 일이 신났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일 을 했었고, 상사가 조력자의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일을 쉽고 편하게 익혀나가면서 전문성도 쌓으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관련 서적도 알아보고 그랬습니다.

그 때는 직접 일을 찾아보면서 해봤고, 협의만 하면 바로 일이 술술 나왔기 때문에 일하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또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직접 일을 설계하면서 일하기’를 한다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낭만은 얼마 안 가 끝났습니다.

직장에서 갑작스레 조직개편을 할 때, 제게 묻지 않고 갑작스레 다른 부서로 보냈고 전문성도 쌓기도 전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사실을 안 날, 갑작스레 발표가 났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일에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가끔씩 일이 주어지기는 했습니다만, 그 때만 빼고는 일이 손에 잘 잡히지도 않았고, 다른 부서 직원들에게 주어졌다는 일에 대해 알리고 협조를 구하는 이야기를 하려했지만,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일이 아침에만 잡히고 오후로 접어들면 매우 힘들었습니다. 일종의 소외를 당한 느낌이었습니다.

8월에 접어들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월급이 제 때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휴가를 다녀오고 나서 잔고를 점검해보니, 필요한 것만 썼다 해도 1만원밖에 남지 않은 충격적인 상황에 놓였습니다. 결국 총무 담당 직원과 실랑이를 몇 번 한 끝에 월급은 지급되었지만, 약속된 날짜보다 20일이 훨씬 지난 뒤의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회사에 대한 신뢰감이 꺾였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저보다 사정이 나빠서 몇 달 월급이 더 밀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비밀리에 퇴사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 때는 9월 30일로 잡고 있었습니다.

9월 7일, 결국 저는 카드를 일찍 꺼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4대보험료가 미납 처리되었다는 사실이 적힌 문서가 집으로 오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무언가 배신감을 느낀 상황이었습니다. 분명히 월급은 받았고, 이미 공제를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인지는 지금도 의문이 이뤄질 정도입니다.

결국 카드를 일찍 뽑기로 했습니다. 9월 9일, 비밀리에 사직서를 제출하여 총무 담당과 직원들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들은 놀란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뒤, 총무 담당 직원이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름 경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조금 알아들었지만, 자본 잠식도 있었고 돈이 들어온다 해도 구조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즉, 언젠가 끝날 운명이라 했고 총무 담당 직원도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약간은 ‘카더라’ 같은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8월의 월급은 줘야 할 한 달은 지났건만 아직도 오지 않고 있습니다. 총무 담당 직원 이야기로는 한글날 전에 주겠다고 했는데, 지난 8월부터 있었던 실랑이 과정의 문제 때문에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나서기 위한 세 번째 여정은 시작되었습니다.

되돌아봤을 때, 장애인 노동자가 일하기 위해서는 안정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운 경우는 크나큰 재앙입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결과적으로 신뢰를 깬 사건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수난이었습니다.

장애인 노동자나 비장애인 노동자나 모두 일터에서 중요한 가치는 그렇게 보면 신뢰의 가치가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노동자는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대신, 회사는 노동자에게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의 월급과 복지혜택을 줘야 합니다. 그것이 직장에서의 기초적인 신뢰입니다.

그러한 신뢰 없이 일 하는 것은 치욕입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도, 월급이나 복지혜택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것도 치욕입니다. 소위 말해서, 누군가가 도둑질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 사례는 회사가 도둑질을 한 셈이네요.

회사는 늘 돈이 없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돈을 준비해두면서 운영을 해야합니다.

저도 대학시절 수강신청을 할 때 교양과목이 미어터지면 언제든지 돌려쓸 수 있는 같은 시간에 있고 들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교양과목 예비조를 통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할 수 있었고, 실제로 예비조로 투입된 교양과목들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성실하게 수강하여 A+ 학점을 받은 과목도 있었습니다.

즉, 만약을 위해 준비한 것도 성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도 만약을 대비할 수 있어야하는데, 이러한 것은 월급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 문제 같은 것에서도 만약을 준비할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직장의 경험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저는 만약을 준비하는 자세와 직장에서의 신뢰에 대한 개념을 익혔습니다. 다음번, 즉 세 번째 직장은 언제나 만약을 준비할 수 있고, 신뢰가 넘치는 곳이고 싶습니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이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가치는 정당한 편의제공만이 아닐 것입니다. 노동자와 회사 사이의 신뢰를 쌓고, 만약을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3개월간의 민간기업 생활은 끝났지만, 다시 언제 새로운 이야기가 찾아올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주카페에 갔을 때 사주를 봐 주신 선생님 이야기도 생각납니다. 올해는 직장운이 모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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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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