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 상장된 종목은 올해 9월 24일 현재 883개다. 이중에서 펀드를 제외하면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은 733개이다. 이들 기업들 중 대표 홈페이지에 웹접근성 품질인증마크(이하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는 기업은 89개로 12%에 달하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의 각 부처의 홈페이지에서의 웹접근성 품질인증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비율이 나오게 한 것에는 5대 대기업의 기여가 크다. 삼성의 경우 7개, 현대의 경우 6개, SK의 경우 9개, LG그룹의 경우 5개, 한화의 경우 3개로 합계 30개의 품질인증마크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기업에서 웹접근성 인증심사를 통한 마크를 획득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 기업의 사회공헌 및 기여도에서의 선도적 역할, 이들 기업이 가장 웹접근성이 요구되는 업종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 기업이 상업경제라 하더라도 공영경제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미국에서는 재활법 제508조에 의하여 연방정부의 재정적 지원이나 조달납품을 하는 경우 그 금액이 1만 달러 이상에 해당하는 기업이나 기관들은 모두 웹접근성을 갖추도록 하고 있어 권장이 아니라 의무다. 특히 미국 장애인법에 의해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활법 504조에 의해 장애인지적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해 온 미국과 우리는 어떻게 다를까?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업종별 웹접근성 품질인증마크를 기준으로 보면, 건설업의 경우 32개 기업 중 GS건설, 대림산업, 신세계건설 등 3개 기업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다. 비율은 코스피 전체의 웹접근성 마크 획득 비율과 유사하다.

금융업 종목에서는 총 51개 기업 중 24개 기업이 웹접근성 품질인증마크를 획득하고 있어 47%로 2위이다. 결재시스템 문제로 웹접근성이 낮을 것이라는 염려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BNK 금융지주, KB손해보험, 기업운행, 대신증권, 동부증권, 동부화재,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메리츠 종금증권, 메리츠화재,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화재, 신한지주, 아주캐피탈, 유화증권, 제주은행, 케이비캐피탈, 하나금융지주, 한양증권,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의 기업들이 이에 속한다. 지방은행으로서 제주은행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음에도 중앙이나 전국 금융 기업이 웹접근성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주 대조적이다.

기계장비 업종은 42개 기업 중 STX중공업 단 하나의 기업만이 웹접근성 품질인증 마크를 획득하고 있다. 그리고 비금속광물 업종 기업 21개 중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한 기업은 단 하나도 없다.

서비스업종 기업 110개 중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한 기업은 16개다. 이는 서비스업종이 대국민 이미지와 서비스의 질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한다.

GKL, JW홀딩스, NAVER, KTcs, LG, SK, SK이노베이션, 강원랜드, 농심홀딩스, 대성합동지주, 동부, 삼성에스디에스, 에스원, 제일기획, 코오롱, 한전산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웅진, 코웨이, 효성 등 굴지의 기업들이 아직도 서비스 정신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섬유 의복 종목에서는 26개 기업 중 BYC 한 기업이 유일하게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다. 299명 국회의원 중 3년 전만 해도 유일하게 안흥준 의원(현재는 김정록 의원실이 웹접근성 마크 획득)만이 홈페이지에서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여 유지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운수장비 종목에서는 49개 기업 중 자동차의 대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아차와 현대차 2개 기업만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다.

운수창고업 종목 기업 21개 중 단 2개 기업만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는데, 팬오션과 한진이다. 각 항공사나 운송회사, 대한통운 등은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 종목의 58개 기업 중 10개 기업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는데, SK가스, SK네트웍스, STX, 광주신세계, 대성산업, 롯데쇼핑, 신일산업, 이마트, 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등이 이에 속한다. 하이마트나 한국화장품 등이 포함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음식료품 종목 기업 36개 중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한 기업은 불과 2개 기업으로 CJ제일제당과 농심이 이에 속했고, 의료정밀 종목에서는 4개 기업 중 단 한 기업도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지 못했다.

의약품 종목 기업 39개 중 삼진제약과 유한양행 단 두 기업만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는데, 약물의 오남용을 막고 누구에게나 건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전기가스업 종목 기업 11개 중 5개 기업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여 45%의 비율을 보였는데 부산가스, 삼천리, 에스코,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이 이에 속한다. 기간산업으로 공기업적 성격이 작용한 결과라 짐작된다.

전기전자 종목 54개 기업 중 5개 기업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는데,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전자, 코리아써키트 등이다. A/S 등 정보가 필요한 업종인데, 대기업들의 노력으로 겨우 평균을 유지해 주고 있다.

종이·목재 종목에서는 23개 기업 중 무림페이퍼 1개 기업만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였고, 철강·금속 종목에서는 44개 기업 중 포스코, 대한제강, 현대제철만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였다.

통신업 종목에서는 KT, LG 유플러스, SK텔레콤 3개 기업 모두가 웹접근성을 획득하였다. 웹접근성 마크 비율 100%로 1위를 하고 있는 업종이다.

화학 종목에서는 91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는데, LG 생활건강, LG 하우시스, SKC, SK케미칼, 남해화학, 코오롱인더스트, 환화, 휴비스가 이에 속한다.

기타 업종 20개 중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한 기업은 현대리바트 단 하나로 KT&G, 사조계열사, 동원계열사 등이 웹접근성을 외면하고 있다.

펀드로는 삼성자산이 운용하고 있는 KODEX 12개 종목이 모두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어 특이하다 할 수 있으며, 현대제철과 합병한 현대하이스코, BNK로 합병한 경남은행, SK텔레콤으로 합병한 SK브로드밴드 등도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하고 있다.

코스닥은 상장된 종목 1107개 중 펀드를 제외하고 1023개가 기업이다. 이 중 웹접근성 마크를 획득한 기업은 불과 13개다. 비율로는 1.7% 코스피의 12%와 대조적이다.

13개 기업은 EMW, SK컴즈, 투비소프트, 특수건설, 푸른저축은행, 나라엠앤디, NICE 평가정보, 포스코 ICT, 다우데이타, 쌍용정보통신, 한국전자금융, 코스온, 쏠리드 등이다.

코스닥 기업들의 웹접근성 비율이 이 정도이니 이는 장애인 인식정도를 보여주는 것이고, 비상장 민간기업들의 웹접근성에 대한 의식은 너무나 형편없음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코스닥 기업의 종목을 중복 체크하여 보더라도 웹접근성 마크 획득은 IT 하드웨어 종목 286개 기업 중 2개, IT 소프트웨어 종목 118개 기업 중에서 3개 기업, IT 부품 종목에서 106개 기업 중 0개, IT 종합 429 기업 중 6개에 불과하다. IT가 코스닥의 42%를 차지하는 것이 경제에서 IT의 비중이 크다고 할 수도 있고, 특정 업종 과밀로 취약구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IT 강국에서 그 접근성이 너무나 열약함은 심각한 사실임이 분명하다.

건설 25개 기업 중 1개, 금속 64개 기업 중 0개, 금융 15개 기업 중 1개, 기계·장비 75개 기업 중 1개, 기타 62개 기업 중 2개에 불과하다.

이를 다른 업종 분류로 해 보면, 디지털컨텐츠 31개 기업 중 0개로 iMBC, KT뮤직, 디지틀조선, 소리바다, 아시아경제, 한빛소프트 등이 웹접근성에서 전멸이다. IT기업이 웹접근성을 무시하면서 IT 성장을 바라고 있다.

반도체 105개 기업 중 0개, 방송서비스 종목 9개 기업 중 0개, 비금속 10개 기업 중 0개, 섬유·의류 종목 12개 기업 중 0개, 소프트웨어 종목 51개 기업 중 겨우 1개, 오락·문화 종목 20개 기업 중 0개, 운송 종목 5개 기업 중 0개, 운송장비·부품 종목 54개 기업 중 0개, 유통 종목 57개 기업 중 1개, 음식료·담배 종목 20개 기업 중 0개, 의료·정밀기기 종목 30개 기업 중 0개, 인터넷 종목 5개 기업 중 1개, 일반전기전자 종목 34개 기업 중 0개, 정보기기 종목 20개 기업 중 0개, 제약 종목 56개 기업 중 0개, 제조 종목 428개 기업 중 2개, 종이·목재 종목 9개 기업 중 0개, 출판·매체복제 종목 9개 기업 중 0개, 컴퓨터서비스 종목 25개 기업 중 1개, 통신방송서비스 종목 17개 기업 중 1개, 통신서비스 종목 6개 기업 중 1개, 통신장비 종목 55개 기업 중 2개, 화학 종목 52개 기업 중 1개다.

이 정도면 IT 발전을 주장할 자격도, 제대로 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도덕성도 상실한 도깨비 시장이라 말해도 무리가 없다.

심각한 것을 바로잡고 감독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규제라며 국민의 권리를 완전 방임하겠다는 것인지 코스닥의 웹접근성 마크 획득률을 보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이버 세계에서만이라도 새로이 구축되는 세상인 만큼 장애물 없는 세상을 누리고 싶은 장애인들에게 평생 장애인임을 잊지 말고 살아가라는 듯, 접근이 되지 않는 장벽들을 사이버 세계에다 기업들은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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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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