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서비스 실천관점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복지시설의 기능과 역할이 변화하고, 수행하는 서비스 유형이 달라진다면 이에 맞는 서비스 실천관점도 변화해야 한다. 장애인복지시설의 기능과 역할은 시대변화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변화의 방향은 장애인권 관점의 발전, 당사자주의의 강조와 권한강화, 참여와 선택의 보장, 권익옹호, 가족지원, 삶의 질과 관련된 지역사회 네트워크에 의한 지원 강화 등 기존의 종합적인 서비스 제공 기능에 더하여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복지시설은 시설의 종류, 지역적 욕구특성과 상황, 운영능력 등 다양한 요소들에 따라 시설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시설이 동일한 변화의 필요성과 내용, 속도를 나타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장애인복지시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장애인복지의 관점과 실천모델의 변화 특성을 반영하는 실천이어야 한다. 첫째, 개별적 모델에서 사회적 모델로의 변화이다.

이는 의료적 측면에서 잔존기능의 최대화를 장애인복지서비스 모델로 여겼던 개별모델 측면에서 사회적 제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환경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위주로 하는 사회적 모델로의 전환을 뜻한다. 최근 장애 당사자 운동은 재활중심의 의료적 모델에서 전문가에 의한 수동적인 관리 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이러한 당사자성의 강조는 서비스 과정에서 장애인의 주도성을 일반적으로 증진시키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이용자 참여와 선택권의 보장이다. 장차법 제7조(자기결정권 및 선택권) ①항에 “장애인은 자신의 생활 전반에 관하여 자신의 의사에 따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용자가 진단·사정 및 서비스 계획 수립 등 모든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의 참여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서비스와 정보제공 기능의 강화이다. 장차법 제7조 ②항에 “장애인은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선택권을 보장받기 위하여 필요한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과 미래 계획의 수립을 위해서는 적절한 정보의 제공이 필수적이다. 정보제공 및 상담기능이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의료, 교육, 직업, 문화·여가, 법률, 주택, 재활보조기기, 공공 및 민간서비스 등의 광범위한 정보를 포함해야 하며, 이를 통해서 이용자와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자연적․비공식적 원조 망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접근성의 강화이다. 지역사회에서의 생활은 가족이나 이웃 또는 자생단체들에 합류하여 자연스러운 통합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개인별 서비스 계획을 수립할 때 장애인과 그 가족 및 지역사회 민간 지원 기능들이 공식적인 서비스 제공기관과 같이 회합에 참여하도록 해서, 장애인 서비스 제공기관의 전문가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공유하고, 개인의 지역사회 생활을 위해서 지원할 수 있는 최대의 요소들을 통합하여 조직화하고, 관계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다섯째, 자조(self-help)활동 지원의 강화이다. 장애개념의 변화 및 장애인복지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장애 당사자의 주체적인 참여와 자기결정 및 선택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환경 측면에서 볼 때, 장애인 당사자들의 환경 통제능력을 강화시킴으로써, 주체적으로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흐름과도 부합된다. 이런 점에서 다양한 자조활동을 조직하고 격려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여섯째, 프로그램 수행체계가 배치모델에서 지원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장애인복지서비스 기관의 서비스 제공 내용은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으로 묘사된다.

즉, 이러한 프로그램은 대상기준, 실시시간, 담당자, 활동내용 등이 미리 구조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장애인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 인력들은 각 프로그램 담당자로 배정되어 있어, 다른 형태의 융통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직된 서비스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제공모델이 배치모델에서 지원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 지원모델에 의한 서비스는 개인의 진단·사정 과정에서는 능력과 환경의 양 측면에서 다양한 정보가 수집될 것이며, 이 정보에 의하여 개인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다양한 서비스 대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일곱째, 전문가의 역할 변화이다. 기존에 전문가는 장애인을 환자 또는 고객으로 보고 치료, 지시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전문가적 권위를 지닌 것이었다면, 최근의 관점은 전문가의 역할이 원조자 또는 옹호자 등의 역할로 변화되고 있다.

이는 장애문제를 억압과 차별에 의한 것으로 보고 이를 철폐하기 위한 사회행동과 같은 방법이 활용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장애인 개인적 영역인 의료, 교육, 직업, 심리, 사회적 능력향상을 위한 개입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역인 제도적, 정책적, 국민의식적인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칼럼니스트 조석영님은 RI KOREA 사회분과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장과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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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 KOREA(한국장애인재활협회 전문위원회)'는 국내·외 장애 정책과 현안에 대한 공유와 대응을 위해 1999년 결성됐다. 현재 10개 분과와 2개의 특별위원회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전략 이행,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국내외 현안에 관한 내용을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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