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버스이용협동조합(손길)이 개발하고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버스 이용 앱. ⓒ서인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인간은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 인간은 최대의 쾌락과 행복을 사회공헌을 통해 달성할 수 있고, 그것이 자신에게도 가장 안전한 장치라고 해석하는 뇌를 소유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에서 어떤 사람은 사랑을 찾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소중한 우정을 찾기도 하며,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이 사회에서 할 적합한 직업을 탐색하기도 하고, 자신의 성격이나 장점 등을 발견하기도 하고, 인생의 목표나 자아를 발견하기도 한다. 동아리 활동은 젊은 시절 하나의 추억이 되기도 하고, 평생 인생의 등불이 되기도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학업이라는 틀에 박혀있다가 대학에 진학하고 동아리를 선택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고등학교 등에서도 동아리는 존재하지만 지도교사의 지도가 있고, 제한된 시간이 있어 그 활동은 한계가 있다. 그러니 대학의 동아리 활동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중요한 일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대학수업보다 더 인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장애인의 대학 동아리는 장애인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나 역사를 쓰기도 한다. 장애인운동의 이론과 인력을 공급하고 선후배의 관계에서 지속 가능한 운동력을 공급하기도 한다.

대학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장애인 사회에서는 고등학교에서의 동아리가 사회에 나와 연속 확장되면서 대학 동아리 이상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활동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하지만, 그 활동의 결과물이 복지시설이나 기업이 되기도 한다.

서울맹학교의 고등부 동아리에서 출발한 한국가톨릭맹인선교회가 종교생활에 필요한 점자성경 등 자료를 제작하기 위해 펀드를 조성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하상장애인종합복지관과 중복장애인 거주시설인 라파엘의 집을 탄생시켰다.

기업에서도 사회공헌 방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 장애인단체나 시설에서 지원을 요청하면 기부했던 문화가 이젠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기업 임직원들이 직접 활동에 참여하는 참여형으로 변하고 있다. 지원 형태도 수요자가 아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고, 대학이나 사회에 공모 형식으로 모아 지원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후원하는 곳을 찾아 그들을 대상화하거나, 기업도 좋은 일을 한다는 이미지 상승의 효과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방식을 널리 아이디어를 모아 지원함으로써 사회문제를 기업이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의 사회혁신 공모전 ‘투모로우 솔루션’이 아닌가 싶다. 교육, 건강·의료, 환경, 지역사회의 네 개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된 지난 해의 공모아이디어는 무려 1500편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시작한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은 주변 사회의 문제점과 불편함을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직접 실천하는 공모전이다.

여기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동아리 ‘인액터스’ 서울대지부 ‘손길’팀은 시각장애인의 버스이용을 지원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인액터스’ 서울대지부는 사회공헌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영세한 푸드트럭 돕기, 전통주 살리기, 한복 공유겅제 모델, 시각장애 안마사 경제자립프로젝트, 시각장애 버스탑승 솔루션‘ 등 5개 활동을 하고 있다.

‘손길’팀은 서울대생 장유정(경제 3), 서승환(경제 4), 최근(사회 4), 박진실(외교 4), 김나영(경제 3) 씨 등이 구성원이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아 상금 1천만원은 다른 팀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에 사용하고, 특히 사업 진행비 지원금 4천만원은 시각장애인 버스이용 솔루션 개발비로 사용하게 된다.

이들은 단순히 아이디어 수상에 머무르지 않고, 앱을 개발하고, 시각장애인의 교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동아리의 모습에서 협동조합 형태로 변화를 도모했다.

'손길'팀은 시각장애인들을 만나 무수한 인터뷰를 통해 버스 이용에서의 불편사항을 청취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들을 해 왔다.

정류장 위치와 탑승 위치의 어려움, 버스번호 확인의 어려움, 하차벨 위치확인의 어려움 등을 해결하기 위해 NFC 카드를 이용해 시각장애인의 편리하고 안전한 버스 탑승을 돕는 ‘시각장애인 버스탑승 솔루션’을 기획했다.

처음에는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이용해 정류장 기둥에 리더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시각장애인의 탑승정보를 미리 버스 내로 알려 운전기사뿐만 아니라 승객들에게 시각장애인을 배려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류장에서 리더기를 설치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버스에 리더기를 설치하고 교통정보센터를 통해 정보를 보내는 것으로 수정했다.

시각장애인이 음성이 지원되는 앱을 통해 자신의 정보를 등록하고(오남용 방지), 승차를 원하는 버스번호를 입력하면 그 정보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해당 버스번호 기사에게 정보가 전달된다. 이 정보는 새로이 개발·보급되는 교통정보 단말기에 기능을 추가하면 된다.

버스가 도착하면 기사가 설치된 외부 스피커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유도하여 승차시킨다. 시각장애인이 하차를 원하는 경우에 앱을 통해 하차벨을 누르면 기사에게 전달이 된다.

이를 위해 NFC보다는 비콘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여 현재 수정 보완 중이다.

그리고 동아운수와 협의하여 시범 운영하기로 하고, 버스에 외부 스피커를 설치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한국교통약자버시이용협동조합은 동아리에서 출발하였으나, 사회공헌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성장하였고, 동아운수, 토피스(서울시 교통정보센터), 맑은손공동체(서울맹학교 출신 안마사 협동조합) 등과 협력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 무궁무진 성장한 모델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삼성전자 '투모루우 솔루션 공모전'에서 시연한 장면. ⓒ서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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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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