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 이승범

봄 편지

서덕출(남, 1906년생, 지체장애) 시인

연못가에 새로 핀

버들잎을 따서요,

우표 한 장 붙여서

강남으로 보내면,

작년에 간 제비가

푸른 편지 보고요,

조선 봄이 그리워

다시 찾아옵니다.

故 서덕출_잡지 <어린이>에 동시 「봄편지」 발표(1925) 1952년 유고집 <봄편지> 출간. 고향인 울산에 서덕출 노래비가 세워짐.

시평 : 조국을 노래한 민족시인

방귀희(솟대문학 발행인)

서덕출은 1906년 11월 24일 경상남도 울산 교동에서 유복한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6세 때 마루에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가슴과 등이 튀어나오고 왼쪽다리를 저는, 키가 작은 척추장애인이 되었다.

그는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어머니 가르침으로 한글을 깨쳤는데 <어린이> 잡지를 벗삼아 놀다가 동시를 지어 보냈다. ‘봄 편지’가 바로 그 <어린이> 지에 실린 동시이다. 그 일로 서덕출은 동시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후 서덕출은 1934년 가을에 결혼하여 남매를 두었는데 몸이 약한 데다 신경통까지 생겨 누워서 생활하다가 1940년 35세를 일기로 짧은 생애를 마쳤다.

그의 작품집은 유고집으로 그의 대표작 동시 이름을 딴 <봄 편지>가 1952년 자유문화사에서 발행했다. 그의 동생 서수인이 서덕출이 남기고 간 공책에 연필로 꾹꾹 눌러 쓴 동시 70편 가운데 35편을 골라 엮은 것이다.

서덕출의 핏줄인 남매도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이곳에는 그의 고향인 울산에 세운 서덕출 노래비만 남아 있어 그의 존재를 확인시켜주고 있을 뿐이다.

봄 편지(영시)

Spring Letter

Seo Deok-chul

Pick a fresh-budded willow leaf

from beside a pond.

If you stick on a stamp

and send it southward,

the swallows that left last year

will see the green letter,

and come flying back again

yearning for Joseon’s spring .

Mr. Seo Deok-chul (deceased). Born 1906. Physical disability.

‘Spring Letter’ was published in Child, Koreas first children’s magazine (1925)

There is a monument and exhibition hall dedicated to Seo Deok-chul in his hometown of Ul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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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문학 칼럼리스트
1991년 봄, 장애문인의 창작활동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장애인문학지 '솟대문학'을 창간한 후 현재까지 단 한 번의 결간 없이 통권 96호(2014년 겨울호) 까지 발간하며 장애인문학의 금자탑을 세웠다. '솟대문학'의 중단 없는 간행은 장애문인의 등용문이 되었으며, 1991년부터 매년 솟대문학상 시상으로 역량 있는 장애문인을 배출하고 있다. 2015년 12월 '솟대문학' 통권 100호 발간을 위해 현재 “100호 프로젝트”로 풍성한 특집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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