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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부모의 편지, "딸이 가족을 살렸어요"

발달장애인의 취업 성공사례, 네 번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8-11 13:30:51
"은옥이가 초등학교 때 은옥 엄마와 이혼을 하고 엄마는 집을 나갔습니다. 은옥 엄마는 카드 빚 등의 엄청난 빚을 졌고 결국에는 이혼을 하였습니다.

남겨진 빚 때문에 저는 살아갈 생각도 없었고 일은 안하고 매일 술로 살았고 아들과 은옥이는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입을 옷도 넉넉하지 못하여 고생을 하였으며, 더 힘들었던 것은 매일 술로 지내는 저를 보는 것이 속상했을 것입니다.

저는 빚과 장애인 딸을 둔 것에 견딜 수 없는 슬픔과 절망으로 나날을 지냈지만 은옥이는 동생과 서로 의지를 하고, 고등학교 특수학급에 진학하면서 친구와 선생님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용하게도 힘을 내고 살았습니다.

살림은 어려웠지만 다행히 학교에 내는 돈이 없어서 학교에 갈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밥 한 끼 먹기가 힘들었지만 학교에 가면 밥도 먹을 수 있고 아마도 그 때는 하루에 한 끼 학교밥만 먹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국가에서 버스 비용도 주셔서 추운 겨울날 걸어 다니지 않고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녔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들께서는 은옥이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 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려고 하셨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직업훈련은 매우 재미있어 하였고, 은옥이는 어려움에도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집안은 계속 어려웠지만 3년간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였고 졸업을 앞두고 서서히 진로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은옥이의 매사 꼼꼼한 능력을 인정하신 선생님께서는 전자제품 생산업체에 취직시켜 주셨습니다. 어렵고 힘들게 들어간 회사는 다른 회사로부터 연쇄 부도가 나서 다닐 수가 없게 되자 선생님께서는 은옥이를 너무 걱정하셔서 파리바게트 케이크 상자를 생산하는 곳에 또 취업을 시켜주셨습니다.

그곳에서는 안정이 되었고 일하고 돈 버는 것이 재미있어서 매일 이른 시각에 출근하여 성실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은옥이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저는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장애를 갖고 있는 딸도 열심히 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반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딸에게 말하였습니다. “장애를 가진 딸이 어디에도 쓸모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돈을 벌어 와 아버지도 이제는 술을 끊어야 하겠다.”고.

집에서 제가 정신을 차리니 어두웠던 저희 집은 점차 환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딸의 손을 붙잡고 “미안하다. 너를 너무 고생시켜서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웃으며 살자.”고 하였고, 은옥이는 저의 건강을 걱정했습니다.

은옥이는 학교에서 집에 오면 주로 일본어 공부를 하였습니다. 돈을 벌면 일본어 공부도 하고 일본 여행도 하고 싶다고 했으며, 돈을 더 벌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은옥이가 취업하여 돈을 벌면서 저는 힘을 내었고 우리 집은 조금씩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은옥이 자신도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3년간 학교에서 직업교육을 받고 일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은옥이가 졸업을 했는데에도 선생님께서는 또 취업을 시켜주셨고 은옥이가 근무를 잘 하는지 알아보려고 회사를 자주 찾으셨다고 합니다.

제 딸이 다녔던 성남방송고등학교는 교육부에서 2010년에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로 만들어 주셔서 제과제빵실, 목공실, 조립실, 요리실이 꾸며졌으며, 지역의 많은 장애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은 교육부에서 운영하라고 돈을 주셔서 만들어졌다고 하며, 은옥이도 취업을 했지만 우리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다른 지역의 학생들도 많이 취업을 시켜준다고 합니다. 우리 장애학생들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취업하여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은옥이 친구들은 다른 사업체에 취업하여 일하고 일요일에는 친구들과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도 합니다. 바쁠 때에는 늦게 귀가하기도 하지만 저는 집 앞에 나가 은옥이를 기다립니다. 은옥이와 제가 돈을 벌어 모아 편한 집도 장만하고 지금까지 고생시켰던 것도 덜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졸업을 했지만 은옥이는 학교에 가면 직업훈련실이 훌륭하게 만들어졌고 후배들이 신이 나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쁘다고 합니다. 교육부와 도교육청에서 예산을 주셔서 이렇게 장애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으니 정말 감사드리며, 이제는 국가에서 장애학생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방안으로 지원해 주시어 장애를 가진 딸을 둔 부모로서 든든하고 걱정을 놓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은옥이가 근무를 오래도록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선생님과 학교에 감사를 드립니다."


은옥 아버지의 생각과 말씀을 글로 옮긴 내용입니다.

은옥 어버지께서는 “은옥이가 쓸모없는 장애인인줄 알았는데, 우리 집을 살렸습니다”라고 하시며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하십니다.

‘쓸모없는’ 장애인이라고 하신 말씀이 제 가슴 속에서 한 동안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부모님들과 사회는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여긴다고 생각했지만 국가와 사회는 우리 부모님들과 더불어 진정 장애인을 위한 복지를 찾았습니다. 시혜적 복지보다는 생산적 복지를 이룩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켰습니다.

은옥 아버지께서는 이 기쁨을 널리 알리며 우리 장애인들과 부모님들께 희망을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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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황윤의 (hwang926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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