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세대들은 게임 그 자체가 이스포츠(E-Sport)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스포츠가 되었고, 당연히 함께 나오는 ‘스포츠 스타’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기욤 패트리나 홍진호, 임요환 등이 대표적인 이스포츠 선수 출신 방송인들입니다.

그러한 게임을 학부모들은 공부에 방해된다고 그렇게 크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발달장애 당사자들의 부모들은 자녀가 다른 일을 하지 않고 게임에만 몰두한다고 원망을 하는 비율이 비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다른 오프라인 활동에서는 발달장애 당사자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소외당하지만 게임 세계에서는 처음부터 발달장애 당사자이라는 것을 숨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러한 것이죠.

그러나 게임덕택에 좋았던 것도 많았음을 느꼈던 저로서는 게임을 무조건 발달장애 당사자들의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게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입니다.

지난 5월 말 일산 KINTEX에서 게임 박람회인 '굿 게임쇼‘가 열렸습니다. 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기능성을 강조한 이번 박람회를 직접 참관하면서 발달장애 당사자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게임은 진정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다행히 그러한 답을 직접 찾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먼저 눈에 띈 것은 게임 시스템에 움직임을 넣어서 움직이지 않으면 게임 자체를 할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사실 발달장애 당사자들은 신체 활동을 할 동기부여가 부족하기 때문에 신체 활동을 하게끔 할 유인 수단이 필요할 텐데, 다행히 발달장애 당사자들도 경쟁에 대한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그 시스템 담당자들에게 정확히 묻지 않아 모르겠지만 경쟁 기능이 있었다면 ‘선의의 경쟁’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재미난 상상도 해봅니다.

집중력이 상황의 변화를 부르는 게임 화면. ⓒ장지용

그 다음은 네덜란드 회사에서 개발하였다는 점에서 눈에 띄었지만 직접 시연해보고 나서 의견을 직접 물어볼 정도의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화면이 변화하는 게임인데, 중요한 것은 집중력을 발휘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시스템이 집중력이 좋으면 맑고 화창한 화면이 나오고, 집중력이 나쁘면 비가 오고 심각하게 좋지 않으면 폭풍우가 밀려오는 그러한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네덜란드 대사관 담당자에게서 설명을 듣고서 이것이 매우 좋은 아이디어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중력을 확인하기 위해 머리에 장치를 끼우는데, 이 장치가 뇌파를 읽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집중력을 발휘하는 결과를 따라 변하는 뇌파를 잡아내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로부터 질문에 대한 회신을 받았는데 이렇게 썼습니다. “ADHD를 확인 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임.”

발달장애 당사자들의 재활을 돕는 게임 데모. ⓒ장지용

그러나 결정적으로 게임이 발달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고 느낀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어느 작은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시뮬레이션을 시연하고 나서였습니다.

시연을 하면서 생각 난 것은 어린 날의 저와 오늘도 그렇게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발달장애 당사자들의 부모님들이었습니다. 시연에서는 버스 이용 방법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보여줬습니다. 바로 발달장애 당사자들에게 사회적응 훈련을 도와주는 가상현실 기술이었습니다.

저는 일부 스스로 사회생활 방법을 습득하기도 하였고, 많은 발달장애 당사자 부모님들은 직접 자녀들을 데리고 사회 생활훈련을 시키며, 특수학급 등 특수교육기관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에는 부담이 많이 따릅니다. 예산이 많이 들기도 하고, 교육 책임자가 일일이 붙어 다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시뮬레이션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상현실 시스템과 동작 하나까지 세심히 읽어내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설명에 의하면 아직 완전히 완성되지 않았다고 하지만요. 실제로 손동작은 읽어냈지만 다리동작은 읽어내지 못했다는 것을 저 조차 눈치 챘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러한 부분을 조금 더 메워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존재라 해도 쓰임이 다르면 결과조차 다릅니다. 물을 마셔도 젖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는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도 오늘 이야기한 방법이거나 뭔가 알아가는 게임, 그리고 가볍고 즐겁게 하는 게임이라면 우리는 뭐라 할 수 없으며 오히려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발달장애 당사자들이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무언가 돌파구가 있어야 합니다. 게임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발달장애 당사자들이 장애학생 이스포츠 대회에 출전해서 상을 타오는 일도 있을 정도로 게임도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소개한 것들도 게임을 통한 장애 당사자들의 재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게임이 단지 즐거움만을 넘어서, 장애 당사자들이 힘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게임일 것입니다. 거기에 오늘 소개한 것들은 특히 발달장애 아동 당사자들이 세상 속으로 나올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게임 과몰입이 아니라면, 게임은 좋고 재미있으며 즐기기에 좋습니다. 발달장애 당사자 부모님들도 게임을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발달장애 당사자들에게 게임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는지도 모르잖아요.

사실 저도 게임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랜파티’라고 붙여진 단체 게임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비장애인과 교류를 많이 하기도 했거든요. 거기에 게임은 실제 세계의 날씨에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비장애인들과도 언제나 교류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니까요. (여기서 ‘실제 세계’라는 말을 앞에 붙인 것은 게임 속 세계관에 따라 날씨의 개념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 발달장애 당사자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부모님들도 함께 즐겨주세요. 사실 부모님들도 고스톱이나 맞고 그런 것 하시는 경우가 많잖아요. 사실 제 부모님도 그러십니다. 그리고 그것도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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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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