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인의 입장에서 본 'On Air'는 음성 중심으로 생각되기에 'On Signing모드'가 더 좋을 것 같다. ⓒ이샛별

방송에서, 'On Air'이라는 단어를 쓸 때 전파가 공중으로 발사되고 있는 상태 혹은 제작 또는 방송 중임을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농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On Air는 음성 중심으로 생각되기에 On Signing모드가 더 좋을 것 같다.

농인은 음성 언어로 구성된 정보의 양을 청인에 비해 아주 적게 제공받고 있다는 현실 앞에서 나는 무엇을 위해 '일'을 해야 할지를 늘 고민하고 있다.

내 업무를 먼저 소개하자면, 농인의 미디어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농인의 제1언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수화언어'를 방송언어로 활용하여 청인 앵커가 아닌 농인 앵커가 음성정보를 수화언어로 번안하면서 전달력을 높이는 방송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이다.

공영 방송뿐만 아니라 민영 방송에서도 자막이 송출되는 콘텐츠가 날로 늘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자막으로만 만족할 수 없는 농인들이 많기 때문에 수화언어 중심의 방송콘텐츠를 하루빨리 제작해주어야 하는데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벽은 높아 보인다.

'수화로 소통하는 행복한 세상'을 모티브로 하는 미디어접근지원센터는 농인의 'On Signing' 안내표시등이 늘 밝게 빛날 수 있기를 함께 바란다.

나뿐만 아니라 음성언어를 수화언어로 번안하면서 덩달아 공부하게 되는 농인 앵커들도 '내가 알아야 할 정보는 다른 농인들도 알아야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거라 믿으며, 그들과 함께 작업하는 자체가 행복해진다.

이 글을 읽어가는 여러분도 농인의 'On Signing' 안내표시등이 환하게 빛날 수 있도록 응원의 전파를 보내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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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샛별 칼럼리스트
경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농인 엄마가 소리를 알아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수어와 음성 언어 사이에서 어떤 차별과 어려움이 있는지, 그리고 그 어려움을 일상 속에서 잘 풀어내는 과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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