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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자격증에 도전하다

직접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면서 느낀 자격증의 의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3-20 14:19:57
저는 3월 14일까지 4주 동안 토요일과 일요일의 꿀 같은 쉼을 조금 포기했습니다. 컴퓨터 자격증 하나 따자고 이런 것입니다.

무슨 컴퓨터 자격증이기에 이렇게 4주 동안, 총 8일을 그런 결단을 내린 것이냐면, 흔히 모스(MOS)라고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스페셜리스트 마스터”(Microsoft Office Specialist Master, 이하 MOS)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입니다.

MOS를 간단히 말하면, MS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엑세스, 아웃록(다만 엑세스와 아웃록은 택 1이 가능하고, 워드와 엑셀은 ‘엑스퍼트’(Expert)라고 하는 고급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에 대한 제작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증하는 국제 민간자격증입니다.

MOS 공부를 위해서 제 동네에서는 가르쳐 줄 학원을 찾기 어려워 시내의 학원에도 연락을 취해서 연결이 된 한 컴퓨터 학원에 등록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자세한 학원명과 위치에 대해서는 간접광고의 우려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엑세스를 빼면 낯이 익은 프로그램이라서 새로운 기능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특히 파워포인트는 어렸을 때부터 사용했던 프로그램이라 더 낯이 익었고, 엑셀은 개발원 시절에 많이 사용해서 더욱 더 낯이 익었습니다.

참고로 수강료는 개발원 시절 동료 직원들이 소개해 준 ‘내일배움카드’ 제도를 활용해서 지불했습니다.(내일배움카드는 실업자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저는 개발원 시절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적용받은 것입니다.)

MOS에는 필기시험이 없습니다. 직접 컴퓨터를 이용해서, 제공된 프로그램과 문제 화면을 제공하고 주어진 시간 안에 여러 과제(약 30문제~40문제)를 수행해서 그 결과를 제출하면 끝인 시험입니다.

게다가 1차 시험, 2차 시험 같은 단어가 없이 단판 승부로 시험을 봅니다. 시험은 1000점 만점에 700점 이상 취득하면 합격처리 됩니다.

그렇다고 시험에서 불합격했다고 해도 재도전할 권리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에 의하면 1차 시험에서 떨어진 응시자 중 2/3가 재도전에서 합격을 한다고도 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학원 강의시간에 집중해서 들어야 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에게 기능을 가르치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시범을 보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컴퓨터는 말이나 그림으로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강사가 직접 큰 슬라이드를 틀어서 저 같은 수강생들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사용법을 가르쳤습니다. 저도 강사의 지시에 따라 각종 기능을 사용해보고, 결과물을 얻어내면서 나름 기쁨도 느꼈습니다.

그렇게 시험을 봤습니다. 학원에서 자체시험장을 운영했기 때문에 시험장을 찾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 다행이었고, 응시료도 일부 할인해서 지원하였습니다.

인터넷으로 응시 지원서를 제출하고, 응시료를 내면서 마음이 떨렸습니다. “나는 이 시험에 붙을 수 있을까?”라는 마음 때문에 걱정이 있었습니다.

MOS는 한꺼번에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각 과목별로 일일이 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응시료를 짧게는 4번 내야하고, 한 과목씩 시험을 봐야한다는 것입니다.

처음 본 시험은 학원의 강의 순서대로 파워포인트였습니다. 그 때 제가 자만한 것인지 연습을 조금 게을리 했습니다. 열심히 문제를 풀어서 합격하긴 했지만 성적은 조금 낮았습니다. 다행히 700점은 넘겼지만 그래도 만족스럽지 못한 721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합격한 덕택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런 여세를 몰아 학원에서 워드 강의를 듣고, 연습문제를 풀면서 기능을 익혀서 그 다음 시험으로 워드 시험을 쳤습니다.

그렇지만 워드 시험은 고급 과정 문제였던지, 매우 어려웠고, 연습을 열심히 했긴 했지만 이번에는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참패했습니다. 확실히 기억하는 것은 400점도 못 넘겼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과목은 엑셀 고급 과정이었습니다. 토요일 강의를 집중해서 듣고, 실습도 철저히 했습니다. 문제도 술술 잘 풀리는 듯 했습니다. 그 결과는 아쉽게도 합격선에서 41점이 모자란 659점을 받아 불합격했습니다.

결국 그날 블로그에 쓴 일기에는 41점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습니다. 그렇다고 저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당장 닥쳐온 엑세스 시험을 보는 것이 더 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8일에 기초적인 엑세스 사용법을 배우고, 14일에 실전모의고사와 최종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시험을 쳤습니다. 결과는 820점을 거둬서 합격했습니다. 820점은 만족할만한 성적이었습니다.

워드와 엑셀의 고급 시험은 1차 시험에서 떨어졌지만, 재도전에서는 꼭 붙을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할 것임을 약속합니다.

각설하고,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전체의 관점에서 봐도 자격증은 매우 중요한 존재입니다. 비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 중 하나가 바로 “능력이 뒤떨어져있을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 중에도 그러한 편견 때문에 원하는 직장에 못 들어가신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격증발달장애인에게 있어서도 좋은 취업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자격증이 있다는 것 자체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발달장애인들이 요즘 많이 취업하는 바리스타도 자격증이 있어야 본격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발달장애인 수험생을 위해 쉬운 설명과 실습 기회의 지원 등이 갖춰진다면 많은 발달장애인들이 자격증을 딸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해서도 어찌 보면 자격증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오늘도 동료 발달장애인들에게 전하는 팁은 “내가 하고 싶거나 하는 일에 대한 자격증은 따두자. 나중에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추신: “퇴사주를 마시다”편에서 동아리 농활을 간 때를 대학교 4학년이라고 이야기했었는데, 그 때 찍은 사진 파일 정보를 살펴보니 대학교 3학년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독자여러분들께 잘못된 사실을 전달해서 사과드립니다. 따라서 그 부분을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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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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