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으로서 겪는 삶의 이야기도 쓰려고 했는데, 한 달이 지나서야 그러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써봅니다. 앞으로 제 이야기에서 이런 문체가 나오면 삶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셔도 좋습니다.

듣자하니 직장인들이 ‘직장인 사춘기’를 겪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문제는, 저도 그러한 사정을 겪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잠깐 ‘직장인 사춘기’에 대한 기사를 읽어봤는데 저와 같은 3년차 이내에 첫 이직을 하게 되는 확률이 40% 가까이 될 정도라고 합니다.

게다가 조만간 이야기하게 되겠지만 제 개인 사정도 복잡해져서 요즘 제 관심사는 이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일자리를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한 사설 취업관련 교육 업체가 주관한 유료 강연회에서 N사의 H 직원을 연사로 모시고 강연을 들었습니다.

강연에서는 연사 선생님의 직장인으로서의 삶과 인재에 대한 것을 이야기 들었고, 연사와 함께 나누는 질의응답 시간에는 N사가 속해 있는 산업분야나 일반론적인 인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N사 내부 관련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저는 분명히 그 N사와 H 직원이 어느 기업이고, 연사가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만, 그 분께서 정식으로 그렇게 써달라고 해서 그렇게 씁니다. 나름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자세한 업체에 대한 설명은 간접 광고이고, 저도 개인 블로그가 아닌 이상 에이블뉴스에는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도 나름대로 질문도 했고, 연사의 자세한 이야기 전달과 답변 덕택에 그 회사에 대한 입사 의욕도 올라갔습니다. 강연회가 파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연사께 “저도 N사에 입사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어요!” 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그 회사는 개인적으로 입사할 만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근무환경이 잘 갖춰있고, 제가 희망하는 직무 분야나 관심 있게 보는 사업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은 감정이 들 정도이며, 그 회사가 소속된 산업분야에선 나름 대기업으로 통하는 회사인 점 등이 마음에 듭니다. 다만 사무실이 집과 멀리 떨어져있어서 출근할 때 서둘러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요.

그래서 따로 이직 준비를 하면서(일단 먹고 살 일자리를 찾는 것이 더 급하므로) 가끔씩 그 회사에 대한 정보나 사원 채용 소식이 들어오나 안 들어오나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급할수록 돌아가라” 라는 명언대로 당장, 빨리 준비하는 것보다는 확실한 입사를 위해서 시일을 두고 보면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어찌 보면 이익이 아닐까 싶어서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취업공백기가 있거나 길면 위험하다는 것도 최근 배웠습니다.

하튼, 언젠가는 그 회사 로고가 박힌 사원증과 명함을 가지고 싶다는 소원은 지금부터 가지게 되었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이 발달장애인에게 있어서 흔한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엄청나게 드문 현상입니다. 오히려 비장애인들의 취업기와 똑같다고 봐도 될 지경입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마치 제한된 자리를 두고 싸우는 의자놀이 처럼 싸움 같은 것이(오죽하면 쌍용자동차 노동자 파업을 다룬 공지영의 르포가 담긴 책 제목도 의자놀이일 정도니)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알음알음 듣고 있지만 보호작업장 같은 곳에서의 발달장애인 노동자들이 겪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 듣고 있어서 알고 있습니다. 제한된 일자리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말입니다.

저도 사실 대학시절 사진취재를 간다는 명분으로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특수학급의 직업교육 프로그램 현장을 시찰할 기회가 있었고,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일할 때도 사회공헌사업으로 지적장애인들이 일하는 작업장에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그 곳에서 종사하는 발달장애인 노동자들에게는 일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장애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들은 따로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장애학생들의 역량으로는 이룰 수 없거나 힘든 직업뿐이라는 사실에 같은 발달장애인이자 장애를 가지고 학창시절을 보낸 저도 동감합니다.

그러한 직업은 비장애인들도 하기 어려우니까요. 굳이 가능하다고 말 할 수 있는 직업을 당장 꼽자면 바리스타를 빼면 없네요.

이 세상에는 직업이 참 다양한 직업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직업을 만드는 ‘창직’을 장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을 정도니까요.

발달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저도 딱히 답안지를 쓰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저는 직업재활 같은 것도 전공하지 않았으니 쓰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렇긴 해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달장애인들에게 그들이 살아가야 할 일자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적장애인 작업장에서 지도하는 직업재활 선생님에게서도 얼핏 들었습니다. 발달장애인 노동자들은 다양한 직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물론 직무능력평가 같은 것이 있어서 적합한 일자리를 알 수 있긴 합니다. 그렇다 해도, 일단 중요한 것은 발달장애인들이 실질적으로 일 할 수 있는 직종이나 직무에 대해 자신들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러한 직업 특강에 연사로 참여할 수 있다면, 아마도 예술가나 사무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인들에게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알려준다면, 발달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일 할 자리 찾기가 더 쉬워지지 않을까요?

요즘은 비장애학생들도 자유학기제니 뭐니 하면서 진로 직업교육을 하고 있으니, 발달장애학생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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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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