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식탁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새해를 맞이하는 1월 스타트를 열 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단체 카톡방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와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배려"라는 이름이 "또 다른 차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이 있다. 금산 인삼 랜드 고속도로 휴게소 안 식당에 장애인석 탁자이다.

이 식탁은 파란색 바탕에 장애인 마크 노약자, 임산부 마크가 그려져 있고 그 위에 도움의 손길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아무도 모르는 체 사람들은 지나쳤을 것이다.

아직도 이 사회에서는 배려와 차별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이해심이 결려된 배려가 당사자에게는 또 다른 차별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식탁에 앉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글귀에 심한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다. 깨어 있는 사람이라면 왜 이런 문구를 넣었는지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배려라는 말은 도와자주거나 보살펴 주려는 마음씀을 이야기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말이다.

아직도 이 사진 속 상황을 배려라 착각하는 사람들은 많다. 내 주위 비장애인들은 “이게 뭐 어때?” 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장애인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내가 감히 그들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런 식의 식탁은 필요 없다. 다만 우리가 도움을 청했을 때 외면하지만 말아달라고 말하고 싶다.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 줄 몰라서 외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겁내지 말고 우리의 말에 귀 기울여 들으면 들릴 것이고 그대로 도와주면 충분히 고마워 할 것이다.

요즘 세상에서는 비장애인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사고로든 질병으로든. 만약 당신이 장애인이 되고 이 식탁에 앉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지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이 밑에 글은 내가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전장연)에 올린 글이다

“도움의 손길은 이런 걸 만든 사람이 받아야 할 듯 싶습니다. 이런 걸 만들면 장애인 당사자들이 고마워 할 줄 알고 있나본데 그건 그들만의 착각!(이걸 만든 목적이 보여주기 식의 배려라면) 이런 걸 만들 돈 있으면 불우이웃 돕기 성금이나 내시죠. 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장애인 당사자는 수치심 느끼지요. 입장 바꿔 생각하면 모르나요? 생각 짧은 당신네들! 이 곳이 바로 인권침해 현장이랍니다. 정말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21세기 시대를 살고 있는 나로서는 아직도 이런 배려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마디 해 주고 싶다. 장애여부와 상관없이 우린 모두 같은 사람이다 당신의 자녀나 친척이 도움을 청하면 응당 도와 줄 것이다 이웃이 도움을 청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과연 당신 주변에 장애인이 있고 그들이 도움을 청하면 그저 있는 그대로 도와주길 바란다.

"배려"라는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었다.

어느 맹인(법정용어 시각장애인)이 호롱불을 들고 밤길을 걷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이 그에게 묻는다. “눈도 보이지 않는데 호롱불을 왜 들고 댕기시오?“ 맹인 왈 ”이 호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들을 위한 것이요. 이 호롱불이 있어야 나와 부딪히지 않을 것이지 않소.“

배려란 이런 것이다. 맹인의 호롱불처럼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남을 위한 것이어야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이 사진은 어떤 느낌인가?

여러분들은 이 탁자에 앉을 수 있을 것인가?

만약 앉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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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칼럼리스트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보조 서비스를 받고 있는 이용자이자 한국뇌변병장애인인권협회 광주지부에서 새내기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중증장애인들의 활동보조인들에 대한 생각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일상생활에서 그려갈 계획이다. 자립생활 7년차 결혼생활 4년차인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서의 나의 모습과 주변 장애인들의 생활상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중증장애인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연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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