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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12-24 09:10:28
십여 년 전 호주에서 한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들에게 산타크로스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해고된 일이 있었다. 몇 년 전에는 영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모두 여섯, 일곱 살 정도의 초등학교 저학년 학급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산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교사를 해고하는 정당한 사유일까? ‘교사를 해고할 만큼’의 문제인지 아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유아기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어린이들에게 ‘산타’(혹은 이와 유사한 존재)는 확실히 의미 있는 존재이다.

‘산타 할아버지는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신대.’ 이는 정적강화에 해당한다. 바람직한 행동을 늘이기 위해 선물이라는 것을 직접 제공해 주는 방식이다. 이와 다른 강화 방식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싫어하는 것을 면제해 주는 방식의 부적강화가 있다.

이와는 반대로, 좋지 않은 행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을 사용한다. 처벌 역시 직접적으로 벌을 주는 방식이 있고, 간접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 있다.

이러한 강화와 처벌은 모든 연령층에서 사용된다.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계획하면서 어른들 또한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벌을 주는 방법을 이용한다. 그러니 이 문제에서는 ‘선물을 주는 존재로서의 산타’가 핵심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착한 아이이고 누가 나쁜 아이인지,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다.’는 것이다.

아이가 착한 행동을 했을 때, 더 잘하라는 의미로 상을 준다. 아이가 나쁜 행동을 했을 때, 앞으로는 하지 말라는 의미로 벌을 준다. 그런데 어른이 없는 곳에서 아이가 착한 행동을 하거나 나쁜 행동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때로는 자연 현상으로 상이나 벌을 받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착한 행동이나 나쁜 행동을 해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도 하고, 반대의 결과를 얻기도 한다. 잘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다치거나, 못된 행동을 했는데 이득을 얻게 되는 등의 결과도 있다.

판단력이 아직 길러지지 않은 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이런 상황에서 올바른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동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말해 주는 것이다. ‘아무도 못 봤지만,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셔.’

꼭 산타가 아니어도 된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산타가 이런 존재가 된 것은 근래의 일이다. 옛날에는 엄마들이 그 자리를 대신 했다. ‘귀신은 속여도 엄마는 못 속인다.’ 이 한마디에 아무도 안 본다고 생각하고 하려던 못된 짓을 슬그머니 내려놓기도 한다. 종교 역시 같은 역할을 한다.

산타와 같은 초인적 존재는 인간이 타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을 때, 스스로 도덕적 행동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존재이다.

가끔 부모들로부터 자녀에게 종교를 가르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산타와 같은 허황된 이야기보다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부모들도 있다.

필자는 산타나 신, 종교를 반드시 가르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만 9세 이전의 어린 아이가 혼자 있을 때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착하고 순종적인 아이로 키우기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면, 이것 하나만 더 생각해 보자. 혼자 있을 때 아이가 시도하려는 금지된 행동에는 비도덕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행동이 더 많다.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하는 것은 아이의 안전이 확보된 이후의 이야기다.

모든 것을 다 아는 산타나 신의 존재가 꼭 무서울 필요는 없다. 그래서 동화가 있는 거다. 올 겨울, 아이들과 함께 읽을 이야기들을 찾아보자.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행동을 결정할 것인지를 같이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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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지영 (yearn_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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