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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맑은 하늘을 담은 오묘한 물빛 쇠소깍 해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11-04 13:16:36
제주도 가을의 매력 중 하나는 맑은 하늘빛이다. 높은 하늘을 스케치북 삼아 구름이 펼치는 붓놀림은 신의 존재를 믿게 한다. 가을 하늘이 아름다우니 하늘빛을 담는 물빛은 오죽할까. 햇살 강한 가을날 더욱 오묘한 물빛을 뽐내는 곳, 서귀포 효돈천 하류 쇠소깍으로 떠나 보자.

효돈천은 한라산 남쪽의 최대 하천이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지역으로, 한라산 남쪽 백록샘에서 발원하여 서귀포 해안까지 14km 길이를 지닌다.

v자형의 깊은 계곡 형태를 보이는데, 유년기 하곡지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효돈천의 상류는 건천이지만 하류로 가면서 용천수 유출에 의해 수량이 증가하는 형태를 보인다.

쇠소깍효돈천 하류로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면서 오묘한 하늘빛을 담고 있다.

쇠소깍을 찾아가는 길은 쉽다. 서귀포시 하효동과 남원읍 하례1리 마을을 잇는 효례교에서 바닷가 방향인 남쪽으로 가면 된다. 하천 가장 자리에는 휠체어가 다닐 수 있게 산책로 시설이 되어 있다.


쇠소깍효돈천을 흐르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 깊은 웅덩이가 있는 지역을 말한다.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쇠소’는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굳어져 형성된 계곡으로 이름만큼이나 재미나고 독특한 지형을 만들고 있다.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과 난대상록수 숲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또 이곳의 명물인 ‘테우’라고 하는 작고 평평한 뗏목이 있는데, 줄을 잡아당겨 맑고 투명한 물 위를 유유히 가르며 갖가지 재미있는 모양의 바위 등 쇠소깍의 구석구석까지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자랑거리다.

탐방로를 따라 끝까지 가다보면 바다를 맞이하게 된다. 늦가을 바닷바람이 쌀쌀 할거라 생각하지만 이곳은 제주도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라 아직은 춥지 않다. 넓디넓은 망망대해와 검은 모래의 해변이 펼쳐진다.

검은 모래는 화산폭발로 형성된 현무암 해변이 갖고 있는 독특한 색깔이다. 검은 모래를 지나 바닷물 가까운 곳에는 동글동글한 모양의 검은색 자갈들이 펼쳐져 있다. 검은 자갈이 파도에 깎여 해변 가장자리에 모래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는 잠시 눈을 감고 파도에 씻겨 흘러가는 ‘돌 굴러가는’ 소리를 감상해보라. 연이어 밀려오는 파도와 돌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숨소리 따라 숨 고르기를 해보자. 자갈을 때리다 쏴악하며 빠져버리는 파도소리 따라 마음이 편안해진다.

계속해서 휠체어를 타고 서쪽의 개우지코지로 가본다. 개우지코지는 기암괴석의 모양에 따라 형성된 지명인데, 전복의 내장과 닮았다하여 유래된 이름이다.

개우지코지 옆에 생이바위가 있다. 새가 많이 몰려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밀도가 높은 끈적끈적한 아아용암이 오랜 시간 바닷물과 바람에 깎이면서 만들어진 자연의 예술작품이다.

좁은 길을 따라 가다보면 나무들이 바람을 피해 한 방향으로 살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해변 가장자리에서 짠 바람을 잘 견디며 살고 있는 나무들이다. 그래서인지 나뭇잎들이 저마다 야무지고 돌덩이처럼 단단하다.

바위틈 사이로 가을의 상징 갯쑥부쟁이가 한창이다. 갯쑥부쟁이의 잎은 털도 많고 두텁다. 짠 바람을 견디기 위해서 두터운 갑옷을 입은 듯하다.


늦가을 쇠소깍 해변에는 오랜 시간의 빛이 담겨있다. 암석이 풍화되면서 물을 담고 있고, 그 옆으로 저마다 생존전략으로 살고 있는 삶의 빛이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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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윤순희 (ycj07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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