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나 실패라는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왜 실패했을까? 다양한 원인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원인들은 크게 내적이냐 외적이냐, 가변적이냐 불가변적이냐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내적이냐 외적이냐 하는 것은 ‘나 때문이냐’ ‘환경 탓이냐’ 하는 문제이다. 타고난 능력의 문제라면 내적인 것이고, 과제 자체가 원래 어려운 것이라면 외적인 것이다. 노력을 하거나 혹은 하지 않았다면 내적인 것이고, 운이 좋거나 나빴다면 외적인 것이다.

가변적이냐 불가변적이냐 하는 것은 상황이 바뀔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다. 원래 어려운 것이라면 그 어려운 것 자체가 쉬워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운이 나빴던 거라면 다음번에는 운이 좋을 수도 있다. 타고난 능력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노력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하는 것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다.

운전면허 시험을 치를 때 도로 주행에서 몇 번 떨어졌던 필자는 이 실패가 ‘능력’ 때문이라 생각했다. 시력이 나쁘고 공간지각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을 못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간신히 면허를 따고 잠시 운전을 했지만 결국 운전을 그만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된 것은 원인을 ‘능력’에 둔 까닭이다. 만약 실패의 원인이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했더라면 노력하면 나아질 것을 기대하고 계속 운전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다음에 또 도전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된다.

지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형 과제를 주고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물었을 때 ‘나는 원래 잘 못해요.’ 혹은 ‘제가 풀 수 없을 만큼 어려운 문제예요.’라고 대답했던 학생들은 다음 과제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많았다.

그러나 ‘열심히 안 해서 그래요.’라고 대답했던 학생들 대부분은 다시 해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다음 과제가 이것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해 줄 때에도 ‘그래도 해보고 싶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왜 노력해야 하나요?”

가끔은 학생들로부터, 대부분은 부모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우리 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차별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왜 통합하려고 노력해야 하는지 묻는다.

여기까지가 우리 능력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 자체가 너무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가 운이 나쁜 세대인지도 모른다. 한 몇 백 년 후에 태어날 운이었다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모른다’로 끝나는 이 모든 것들은 정말이지 모르는 일일 뿐이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다. 다만, 노력은, 노력만큼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결과를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그것이 바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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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칼럼리스트
교육학 석사(특수교육 전공). 아이를 양육하고 가르치는 일에 있어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 시스템이라고 해도 모든 학생들에게 좋을 수는 없으며, 전공 서적을 읽는다고 좋은 부모가 되는 것도 아니다. 각자의 몫으로 해야 할 고민들 중 몇 가지 주제를 통해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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