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뇌병변장애의 몸으로 과일 장사를 하며 매일 밤, 마중 나온 노모를 손수레에 태워 집으로 가면서 항상 활기찬 웃음을 잃지 않는 한 남자가 소개된 적이 있다.

그리고 이가 하나도 없는 그에게 무료로 틀니를 만들어 주겠다는 서울의 한 치과가 있어 부푼 마음을 안고 서울까지 찾아갔으나 결국 두 번의 내원 만에 만들어진 틀니는 입안에서 잘 유지되지도 않고 아픈 곳이 많아 잘 쓰지 못했으며, 틀니를 제작한 치과에서도 책임져 주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얼핏 들으면, 몸도 불편한 그를 서울까지 불렀으면서 제대로 쓰지도 못할 틀니를 만들어 주다니 참 무책임하고 야속한 치과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전체 틀니의 특성과 환자의 상황을 고려하면 그 상황을 치과의사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치아가 하나도 남지 않은 환자의 틀니는 순수하게 연조직에 의지하여 유지되므로 입술과 혀의 이상 운동과 과도한 힘, 저작근의 과도한 긴장이 흔하게 나타나는 뇌병변 환자의 경우 틀니의 유지력이 현격하게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틀니 제작을 위한 인상을 채득할 때 전체 틀니는 연조직의 움직임이 인상에 반영되도록 하는데, 장애환자의 경우 이 과정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장애 유무를 떠나 모든 치아를 상실한 환자는 틀니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구조적으로 적절한 유지력을 갖지 못하는 구강 상태인 경우 임플란트를 이용하여 틀니의 유지력을 현저히 향상시킬 수 있다.

최소한 위턱에는 4개, 아래턱에는 2개 정도의 임플란트를 식립하여 잇몸과 틀니 사이에서 임플란트에 연결된 다양한 형태의 유지장치를 통해 틀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유지력을 확보하게 된다. 유지를 위한 보철물의 형태는 환자의 잔존 치조골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체 치아를 상실한 장애환자에서 임플란트를 이용한 틀니치료는 최소한의 임플란트로 틀니의 유지력을 확보할 수 있는 치료로서 유지 장치의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과정에서 부속품의 교체가 필요할 수 있으며 부분적인 치아 상실이 있는 환자는 사용이 제한된다.

*칼럼니스트 이주현(juhyonlee@gmail.com)님은 경기장애인구강진료센터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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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영 칼럼리스트
경기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있는 단국대학교 죽전치과병원의 교수진이 장애인 구강관리를 위한 예방법을 제시하고, 분야 별로 흔한 치과 질환과 그 치료법에 관하여 서술할 예정이다. 또한 협조가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치과진료를 위한 마취에 관련된 사항과 의료비 지원에 관한 내용도 함께 서술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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