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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과 발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6-09 14:30:22
태어나자 곧 걷는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은 태어나 걷기까지 약 1년이 걸린다. 갓 태어나서는 먹고 자는 것이 일이다가 6개월쯤 되어서야 비로소 물체에 초점을 맞춘다. 뭔가 능력을 보여주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때문에 아이가 뭔가를 보여주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초보 엄마들은 놀라고 신기해하며 ‘내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하는 염려를 하기도 한다. 혹시 아이가 천재인데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영재 교육 시기를 놓치는 것은 아닐까 싶은 것이다.

그런데 사실 그런 염려는 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경우는 천재가 아니고, 천재라면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으며, 교육이 조금 늦어진다고 해서 천재였던 아이가 천재가 아닌 아이로 변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발달 장애는 그렇지 않다. 우리말에 ‘늦되는 아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실제로 아이들은 발달단계의 과업들을 미루고 있다가 몰아서 해낸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그리고 발견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교육 효과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가 천재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된 후에도, 또는 발달 장애란 것을 알고 난 후에도 오해가 계속 되는 경우가 있다. 어려서 영재 교육을 하면 누구나 영재 혹은 천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 또 발달이 느린 것뿐이니 발달 속도를 높이면 장애가 ‘치료’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일반적으로 지능지수가 80~120 사이이면 ‘정상’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 ‘정상’이라는 단어 때문에 오해가 발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소위 ‘정상’이라고 말하는 이것은 정규분포곡선에서 종 모양으로 솟은 부분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다수’라는 것이다. 인간 중 다수는 지능지수가 80~120 사이이고, 80이하나 120 이상은 소수라는 의미이다. ‘다수’와 ‘소수’라는 말 어디에도 ‘누가 누구보다 더 낫다’라는 의미는 없다.

다수냐 소수냐의 의미를 정상범주에 ‘드느냐’ 정상범주를 ‘넘느냐’의 말로 바꾸어 쓰다 보니 지능이 높고 발달이 빠른 것은 더 나은 것으로 간주되기 쉽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자주 잊어버리는 사실 하나가, 지능의 높낮이나 발달 속도는 개인의 행복을 결정짓는 것도 아니고 인류사회에 기여하는 정도를 말해주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노력해서 ‘천재’가 될 수는 없고, 발달장애가 ‘치료’될 수는 없다. ‘치료’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이기 위한 공통된 모습 외에는 모든 개개인이 저마다 모습이 다르고 지문이 다른 것처럼, 지능이나 발달의 모습도 저마다 다른 것뿐이다.

그렇다면 노력이란 영 쓸모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천재’가 될 수는 없어도 ‘천재’가 못하는 일을 할 수는 있다. ‘치료’할 수는 없지만 현재 수행할 수 있는 것의 다음 단계 과제를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천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한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천재가 아니면 못한다는 생각이 더 큰 한계를 만들어낸다. 장애를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은 한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치료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이 한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이의 등에서 날개가 솟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날개 장식을 달고 즐겁게 놀 수는 있다. 물론 혼자 노는 것보다 모여서 노는 것이 더 즐겁다. 인간의 지능이란 원래부터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날 것’을 그렸고 우리는 감탄했다. 그러나 실제로 비행기를 만들어 타게 된 것은 그 한 사람의 천재가 해 낸 것이 아니라 ‘함께’ 꿈꾸고 노력해 온 우리 ‘사회’의 힘이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개인의 지능이나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함께’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 극복해 내야 하는 것은 지능지수나 발달의 장애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바로 이 한계 지점이다. 혼자의 힘이 아니라 모두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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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지영 (yearn_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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