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장애인권리협약 NGO보고서 연대(이하 ‘유엔연대’)는 한국장애인재단의 후원으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5박 7일간 스위스 제네바로 열린 '제11차 장애인권리위원회(이하 위원회)'에 7명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대표단 인원은 이석구(한국장애인인권포럼), 정은주(한국장애인연합), 김현철(한국농아인협회), 박지은(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박미선(한국정신장애인연대), 이찬우(한국척수장애인협회), 김기원(유엔인권정책연대), 통역 포함 총 8명으로 구성이 되었다.

지난해의 단순 참관과는 다르게 위원회가 한국의 장애인당사자의 시각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위원들을 만나서 입장을 전달하는 중대한 임무를 가지고 떠났다.

암스테르담을 경유하는 14시간의 비행시간으로 힘든 여정이었지만 한국 정부의 장애인 인권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기 위한 당사자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힘든 줄도 몰랐다.

대표단은 올해 9월 예정된 한국 국가보고서에 대한 심의에 앞서 이번 4월 사전 워킹그룹 회의에서는 한국에 대한 첫 질의목록이 채택되는데, 유엔연대는 이에 국내 시민사회의 의견이 잘 반영되도록 하는데 파견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첫째, 공식 브리핑시간에 NGO보고서에 대한 정리 발표를 하고 둘째, 위원들을 만나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을 전달하여 협조를 요청하고 셋째, 국제장애연맹(IDA : International Disability Alliance)가 주최하는 워크숍에 참여하는 일정이었다.

먼저 유엔연대 대표단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회의장인 빨레 윌송(Palais Wilson)내에서 4월 11일 김형식 위원과 모하마드 알타라네 위원(요르단 출신), 테레샤 데게너 위원(독일 출신)과 개별적인 면담시간을 가졌으며, 4월 14일 한국 심의담당 국가보고관인 몬티안 분탄 위원(태국 출신)과 개별면담을 가진 후 위원회가 진행하는 공식 브리핑 시간에 참여하여 국내 시민사회의 의견을 전달했다.

빨레 윌송(Palais Wilson)의 컨퍼런스 룸에서 열린 공식브리핑 시간에는 국내참가자들이 각기 맡은 분야에 대해 발표를 하고 위원들의 질의에 모든 참가자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답변을 하는 식으로 국내에서부터 충분한 사전준비와 제네바 현지에서 최종 시뮬레이션을 하고 회의장에 참가를 하였다.

참가 전에 회의장 입구에 한국의 장애인권상황을 알리는 3장의 포스터를 전시하여 위원들과 다른 나라의 참관단들의 이목을 끌었다

회의장 앞에 전시해 놓은 한국 측 유엔연대 대표단의 홍보물. ⓒ이찬우

먼저 독일 NGO단체의 브리핑이 끝난 후 곧이어 한국의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표해서 정호균 장애인차별조사과의 행정사무관이 발표를 하였다.

이어 유엔연대 대표단의 발표가 이어졌다. 대표단장인 이석구 소장은 그간의 NGO단체의 활동 사항과 전체적인 NGO보고서에 대한 밑그림을 설명하였고, 유보조항 철회와 선택의정서 비준 등 주요 협약 위반사항에 대해 한국정부가 명확한 입장 또는 답변을 하기를 바라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이찬우 총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1조~10조의 내용 중에서 한국정부는 장애를 의료적 관점에 기반하고, 차별적인 국내 제도의 개선방향, 장애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 장애여성의 재생산권과 생식권의 권리침해에 대해 요약 발표를 하였다.

바로 뒤를 이어 박미선 간사는 11조~20조의 우선 이슈 중에서 정신장애인을 대표하여 정신장애인의 장기입원 및 강제적 조치에 대한 대응, 성년후견인제도의 문제점,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지역사회거주로의 전환에 대해 발표를 하였다. 당사자로서 여러 가지 감정이 복받치고 한국에 있는 당사자들의 생각에 목이 메인 목소리로 발표를 하여 참가자들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김현철 과장은 21조~33조의 이슈 중에서 통합교육의 문제점과 장애인의 노동·고용, 그리고 보호작업장의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현실을 발표하고 한국에서 장애인들이 얼마나 살기 어려운지에 대해서 차분히 발표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위원들은 한국의 NGO단체의 노력에 치하를 하였고 호주의 로널드 맥칼럼 위원은 합리적인 편의제공의 현황, 통합교육에 대한 보충질의를 하였다.

영국의 다이안 멀리건위원은 장애여성의 성폭력·가정폭력의 현황에 대한 관심과 질의를 하고 몬티안 분탄 태국위원은 장애관련 법령들의 상충문제, 보호작업장의 실태에 대해 질문하고 마지막으로 의장인 멕시코의 카를로스 리오스위원은 국내의 CRPD와 관련된 논의 구조에 DPO들의 역할과 모니터링 실태 등을 질의하였다.

이에 발표한 대표단 외에 정은주 처장과 박지은 간사 등 전원이 순서를 바꿔가면서 위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충실하게 진행하였다.

회의를 마치고 잠시 정회시간에 대표단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그간의 노력을 위로하였고 9월에 있을 본 심의에 대한 기대와 한국으로 돌아가서 해야 할 일에 대하여 논의를 하는 등의 의지를 불태웠다.

회의를 마치고 회의장 건물 앞에서 대표단과 국가인권위원회 대표들과 기념촬영. ⓒ이찬우

뒤이어 벨기에 NGO단체의 브리핑과 위원들의 질의를 참관함으로 공식적인 위원회의 참가를 마무리 하였다.

그리고 4월 13일부터 15일까지는 국제장애연맹(International Disability Alliance)이 주최하는 워크숍에 참여하여 비차별과 합리적 편의제공(제5조), 법적 권한(제12조), 점진적 이행(제4조), 사회보장(제28조) 등에 관한 훈련을 받았다. 본 워크숍에는 독일, 덴마크, 벨기에 등 다른 유럽국가 출신 장애인단체들도 함께하여 국가별 장애인 인권상황에 관한 활발한 교류도 이루어졌다.

유엔연대는 2013년 4월에 한국정부의 보고서를 모니터링하고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하여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구성된 연대단체로 6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각 조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작성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2013년에는 제네바에서 열리는 다른 나라의 국가보고서 평가회의를 참관하고 오기도 했다.

다가오는 5월, 유엔연대는 현지에 파견된 대표단의 활동에 대한 보고와 위원회가 한국에 대해 최종적으로 채택한 질의목록 및 일반논평의 내용에 대한 설명을 엮어 보고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6월경 위원회에 최종 NGO보고서를 제출한 후, 질의목록에 대한 정부 답변을 검토하여 별도의 답변서를 작성하여 9월 심의 이전에 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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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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