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순천에서 올라오신 이사님내외가 협회 이사회를 마치고 다시 순천으로 내려가는 KTX를 타기 위해 용산역으로 가려고 서둘러 일반택시를 잡으셨다.

휠체어를 타신 이사님과 비장애인이신 사모님, 서둘러 택시에 승차를 하시는데 참으로 익숙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다.

택시기사는 운전석에 앉아 고개를 뒤로 돌려 쳐다만 보고 있고 이사님은 사모님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앞좌석에 옮겨 앉으시고, 다시 사모님이 휠체어를 접어서 뒷좌석에 밀어 넣고 차를 타셨다. 오히려 손님이 미안한 표정으로.

휠체어장애인이 택시를 타는 것이 큰 죄라도 진 것처럼, 택시를 태워준 것만 해도 감사한 듯한 이러한 시츄에이션은 참 보기 민망한 장면이지 싶다.

모든 택시 기사분들이 그러지는 않겠지만, 손님이 스스로 휠체어나 짐을 실을 수 있으면 타고 그러지 못하면 타지 말라는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

일반적인 생각이라면 기사는 차에서 내려서 휠체어를 접어서 트렁크나 뒷좌석에 싣는 것을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무슨 죄인처럼 서둘러 손님이 쩔쩔매며 처리하는 이 상황은 무엇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오래 전에(최근에도 있을 수도 있겠다) 휠체어를 타고 택시를 잡으려고 손을 들면 못 본 척 지나가던 때보다는, 그래도 승차거부는 안하고 태워주니 다행이다 해야하나? 장애인콜택시가 생겨서 그나마 전보다는 나아졌으니 이 정도는 감안을 해야 하나?

필자가 너무 수준 높은 서비스를 갈망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면 사과하겠다.

일본을 방문했을 때, 기사들의 친절함에 송구했던 일본의 택시들과 극명하게 비교가 되었다. 그들은 손님의 안전을 생각하고 일일이 내려서 휠체어를 접어서 트렁크에 실어주고 다시 내릴 때도 트렁크의 휠체어를 내려서 펴주는 수고를 당연히 했었다.

고맙다고 여러 번 인사를 하는 필자가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본 기억이 났다. 그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회사로부터 철저히 교육을 받고 실행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기사들의 업무인 것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장애인을 대하는 대중교통 기사들의 태도를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장애인을 보는 시각일 수도 있겠다.

교육과 계몽을 통해 실천하게 하고 그것이 몸에 익으면 문화가 되는 것이다. 대중교통 종사자의 장애인식개선교육과 친절교육은 당연히 반복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우리도 당연히 택시를 탈 권리가 있는 소비자이고, 그렇다면 걸맞는 당연한 대접은 받아야 하는 손님이다.

비상식이 상식이 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어버린 이 세상, 무엇이 제대로인지 헛갈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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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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