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당사자인 장애인식개선 교육강사가 비장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 강의 중이다. ⓒ김경식

갑자기 “장애인 보조(공학)기기”와 “장애인식 개선”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나의 개인적이고 또 짧은 생각으로 “장애인 보조(공학)기기와 장애인은 ”동반자((同伴者)-어떤 행동을 할 때 짝이 되어 함께하는 사람“ 또는 “조력자(助力者)-도와주는 사람”이라 표현하고 싶고, 이 동반자 또는 조력자의 힘을 빌려 장애당사자들이 마음껏 가진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장애인 보조(공학)기기는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이나 학업이나 직업생활을 포함한 사회생활 전반에서 동반자 혹은 동반자로서 장애당사자가 가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줄 수 있게 하는 “자동차 엔진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 준다.

장애당사자로서 처음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나갔을 때, 교육 후 설문에 “장애인 중에도 휼륭한 분들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는 내용의 설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때 당시엔 요즘 유행하는 개그처럼 많이 당황했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에는 자주는 아니지만 장애인식 개선 교육 강의를 시작할 때 이런 말을 꼭 하고 강의를 시작한다.

“장애인식개선”에서 “인식개선”이란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아니라, 모르고 있었던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즉 비장애인들이 모르고 있는 장애인의 삶 속에 녹아 있는 장애인들의 노력과 혹은 조금의 불편함을 이해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하나 되어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그러나 남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행동 하나하나가 느리기 때문에 비장애인보다 1시간 먼저 출근하고, 강의원고 한자한자 입력하는데 아무리 보조기기의 힘을 빌리더라도 힘든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A4 원고 한장 작성하는데 몇일이 걸리기도 하는.....

장애를 이겨내어 노력해서 이길 수 있도록 "장애는 단지 조금 불편한 것일 뿐" 이게 보이도록 하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과 어려움이 숨겨져 녹아 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 주길 바라는 것이다.

초등학생 대상의 "장애인식개선교육"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부산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강사 선생님. ⓒ김경식

어느 장애인의 일과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아침에 일어나 “팔받침대”가 부착된 책상에서 “터치스크린” 기능을 탑재한 컴퓨터를 통해 하루의 일정과 e-mail을 확인하고 장애인용 조향 및 재동장치가 부착된 장애인용 승용차를 타고 비장애인 대학생, 중·고등학생 및 같은 상황에 있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키보드 입력보조기기”로 직접 작성한 강의교재를 가지고 열심히 강의를 진행한다.

그리고 때때로 여러 “장애인용 앱”과 “장애인용 기능을 탑재한 휴대전화”로 업무와 일상의 안부를 묻곤 한다.

또 저녁시간에는 장애인스포츠용 휠체어를 이용해 휠체어 럭비경기를 동료들과 즐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회인의 하루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장애인의 생활 전반에 장애인이 활용할 수 있는 보조(공학)기기들이 필요에 따라 장애인의 동반자이자 조력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장애인 보조(공학)기기를 활용하여 자신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펼치고, 혹여 모자람이 있거나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를 채워가면서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장애인 당사자 자신의 결정에 따라 세상 어느 누구보다 더 보람차고 열정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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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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