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많이 추워졌다. 며칠 전에는 내가 사는 곳에도 첫눈이 내렸다. 사실, 새벽에도 눈이 내렸다고는 하는데 처음 본 눈이 첫눈이 아닐까 한다. 첫눈이 내릴 때 누군가를 기억하고 연락을 할 사람이 생각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장애인 체험홈에서 나와 독립을 한 지도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유난히도 더웠던 지난 여름에 이사를 하였는데, 어느덧 따뜻한 목도리와 난로가 생각이 나는 계절이 왔다.

요즘 들어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면 한의원에 들르고 예배를 보고, 하루가 금방 지난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 집정리를 하고 이 일 저 일을 하다 보면 12시 가까이 된다.

요즘 친구들과 연락을 하다 보면 몸이 아파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많다. 뇌성마비 친구들이 장애 정도가 더욱 심해져 마음이 아프다.

나도 뇌병변이라 장애가 많이 심해졌다. 어깨와 목이 너무 아파서 한의원에 가 치료를 받고 있다. 예전에는 치료를 받아 더 건강했으면 했는데, 요즘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비장애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장애인 친구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였으면 좋겠다. 때로는 장애도 있는데, 다른 곳까지 이렇게 아파야 하나 싶어 속상하고 억울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생활하고 있는 내가 좋다.

아픔과 어려움들이 친구하자며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난 예전처럼 어리석게 피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들과 당당하게 맞서고 싶다. 왜냐하면 내 곁에는 날 응원해 주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꿈이 있기에.

그래서 난 오늘도 느리지만, 거북이처럼 쉼없이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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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선 칼럼리스트
선천적 뇌성마비장애인으로 대전보문장애인자립센터에서 활동가로 지내고 있다. 장애로 인하여 때로는 좌절도 하고, 어려움도 겪지만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체험 홈에서 생활한지 1년이 지났으며,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한 공간에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생활하는 세 자매의 이야기와 함께 자립생활을 위한 과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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