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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사람들은 잘 몰라요"

농·산·어촌 장애인직업재활의 해법을 고민하다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11-13 08:43:44
"장애인들과 함께 일해서 상품도 만들고 수입도 많이 올리고 싶은데, 이곳에는 자원과 자본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정말 멋지게 장애인직업재활을 실현할 수 있나요?"

300Km 이상을 달려 찾아간 어느 농촌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는 젊은 사회복지사가 내게 던진 질문이었다.

노력하는 모습과 뜨거운 열정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지역 현실과 바라는 목표가 반비례하여 고민하고 있는 그 가슴도 충분히 읽혀졌다.

감소되는 인구와 고령 사회로 접어든 지역 환경, 생산 기능의 부재와 시장 형성의 불리한 조건 속에서 장애인의 직업재활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매우 모순된 현실이라 느껴졌다.

"그래도, 지역 사회를 잘 탐색하고 특화된 전략을 수립하면 반드시 좋은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라고 지극히 추상적인 답변을 내놓는 나 자신이 어쩌면 더 극심한 모순 덩어리라 여겨졌다.

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인복지관은 줄 서 있는 대기자와 풍부한 자원이 상시 존재하고 있어 이와 같은 고민에 대해서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장애인직업재활 사업의 영역은 2차 산업을 뛰어넘어 3차 산업에 진입하여 서비스 용역 분야까지 누비고 있는 터라 현재 농촌산촌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 사회복지사들의 애환과 고충을 잘 모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홍삼을 테마로 쿠키를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우리는 다육 식물과 지역 특산품을 주재료로 직업재활을 실현해 보겠습니다."
"방역 사업과 바리스타를 양성해서 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내가 만난 3곳의 복지관 직업재활 담당 사회복지사들의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냥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오랜 시간 고민하며 발품 팔아서 내놓은 계획들이었다. 사회적 기업이나 보호 작업장의 신설에 대한 의지도 분명했다.

"왜 이렇게 어려운 장애인직업재활을 계속 하려 합니까?" 역으로 내가 반문을 했다.

"장애인들이 일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복지사들도 직업재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장애인들과 함께 행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각자의 꿈은 서로 달랐지만 모두 한결같이 가슴에 뜨거운 불덩어리를 품고 있어 성공하려는 의지가 역력했다.

정부도 이처럼 뜨거웠으면 좋겠다. 학자들도 함께 작업복을 입었으면 좋겠다. 기업이나 시장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파트너로 동행 했으면 좋겠다.

조금 실례되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도시에 있는 장애인복지관들의 고민은 엄살로 느껴진다.

물론, 이만저만한 고민이 나름대로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총 20명 정도의 수행 인력으로 먼 길을 뛰어 다니며 어렵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산·어촌장애인복지관의 묵직한 현실에 비추어 보면, 그래도 행복한 편이다.

전문 인력들마저 여건이 좋은 도시의 복지관을 선호하고 있어 농·산·어촌 장애인복지관은 여러 모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명한 철학과 투철한 사명감은 경영진에서 신입 직원에 이르기까지 마치 전류가 흐르듯 그렇게 열정이 이어졌으며, 상호 협력체계도 매우 안정적이었다. 그들은 환경을 탓하기보다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찾고 있었다.

이 즈음에서 팁을 하나 선물하고 싶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 중에 농·산·어촌 출신이 적지 않다. 뜻있는 사람들이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후학들에게 장학금도 전달하고 발전 기금도 기부하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이제는 고향에 사는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따뜻한 가슴으로 다가섰으면 한다.

너 나 할것 없이 고향을 농·산·어촌에 둔 여러분은, 모른다 어렵다 외면하지 말고 장애인에 대한 가능성을 향해 도전하는 젊은 사회복지사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여 주기 바란다.

특히,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했거나 성공한 사람들이 고향의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면 지금 장애인직업재활 현장에서 고민하는 문제들의 많은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아직도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이 이 곳 저 곳에서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데, 지역간 격차로 인해 또 하나의 차별을 농·산·어촌 장애인들이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한다.

나는 다시 길 떠날 준비를 한다. 그 때 만난 젊은 사회복지사들과 한 번 더 만나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나의 대답이 시원치 않았었기에 다시 만나 머리를 맞대고 긍정의 돌파구를 어렵더라도 찾아보기 위해서이다.

자문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지닌 열정을 내 가슴에 빵빵하게 충전할 생각으로 여행 가방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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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유석영 (binson35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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