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교장 공모제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공문에 대한 교육청의 답신. ⓒ서인환

국립특수학교 학부모들이 모여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학교장의 개방직화(공모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교육청은 지난 2월 교장 공모제란 학교 당국의 희망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특수학교는 단 한 곳도 희망학교가 없어 공모대상 학교에서 제외되었다고 답신하였다.

내용인 즉, 학교가 원하면 교육부가 공모제 학교로 지정하지만 원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대답이다.

사립학교야 학교 당국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지만, 국립학교의 운영 주체는 국가인데 교육부가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학교 당국에 맡긴다는 것이 학부모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년 퇴임하는 교장이 교직원을 설득하여 교장공모제를 교육부에 신청하지 않는 한 공모제는 없을 것이다.

교장이 절대권력자로 군림하는 국립특수학교의 특성상 공모제는 영원히 신청이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을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왜 학부모들은 교과부의 발령에 의한 교장임명을 거부하고 있는 것일까?

2010년 서울의 한 국립특수학교에 당시 원장이던 친딸 A씨와 조카딸 B씨가 교사로 재직했다.

A 교사는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초등학교에 기간제로 부임하였다. 그 후 정규직이 되어 영어와 실과를 담당하였는데, 수업에 매우 불성실하다고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았다.

어느 학부모의 말에 의하면, 중복장애 학급에서는 소풍을 가면 담임교사와 보조교사만으로는 보호가 어려워 비담임교사가 학생을 맨투맨으로 맡아 행사를 하게 되는데, A 교사는 버스를 타고 롯데월드에 도착하자 맡은 학생을 버리고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선생님이 그 학생을 맡게 되었는데, 돌아올 시간이 되자 나타났다는 것이다.

중복장애를 둔 부모로서는 이렇게 아동 보호를 등한시하는 것에 분개하였다고 한다. 아동의 안전을 늘 걱정하는 부모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인큐베이터에 아이를 두고 병원비 마련을 위해 전전긍긍하면서 아이의 장애를 수용할 여유도 없이 동분서주했던 학부모가 자녀의 교육을 위해 맡겨 놓은 학교 교사의 행동에 대하여 우는 사람 뺨 때려주는 격으로 화는 극도에 달했다.

그 후로 A 교사는 학부모의 관찰 대상이 되었는데, 수업시간에 아예 수업을 하지 않고 신문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볼펜으로 윗니를 두들기는 상동행동을 문제행동 수정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볼펜을 한 타스 갔다놓고 그러한 행동을 독려하면서 놀게 하고 교사는 개인 시간을 갖기도 하고, 아직 소변을 가리지 못하여 훈련이 필요한 아이에게 녹차를 자주 먹여 이뇨작용으로 오히려 훈련을 역행하기까지 하였다.

어느 지방 특수학교에서 교사가 현장실습을 위하여 학생들을 데리고 백화점에 갔다가 친구를 만나자 특수학교 교사라는 것이 부끄러워 아이를 버리고 교사가 아닌 척하며 친구와 몇 시간 차를 마시는 바람에 시각장애 학생들이 길바닥을 더듬으며 학교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나, 교사가 집의 연탄불을 갈기 위해 수업을 자습시키고 집으로 갔다는 이야기가 옛날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아직도 그러하다는 것에 부모들은 놀랍기만 하였다.

장애아교육은 수업을 해도 표가 나지 않고, 수업을 하지 않아도 표가 나지 않으니 시간만 떼우는 것 같아 학부모들은 개별화교육 계획서를 공개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랬더니 특수교육의 교사로서 필수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개별화 교육계획서조차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 학부모가 4명의 학생수에 맞추어 노트를 구입하여 교사에게 주면서 무슨 수업내용을 하였는지 적어라고까지 하였다고 한다.

시간이 좀 지나 그 노트를 보여 달라고 하자 노트에는 아동 각자의 수업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한 학급에서 도저히 동시에 4명에게 달리 수업을 할 수 없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한 아이는 꼬리잡기 놀이를 하였고, 다른 아이는 다른 놀이를 하였고 등 4명의 각자 다른 놀이가 한 시간 내에 좁은 교실에서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것이 믿을 수 없어 거짓기록임을 따졌다.

그러자 그 교사는 어머니에게 울면서 전화를 하여 다시 원장이 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가 화가 나서 수업을 참관하거나 복도에서 지켜보아야겠다고 하자, 학교 측은 교권침해라고 저항하였고, 그 학부모는 다른 교사도 함께 참관하면 되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하였다고 한다.

하루는 영어 수업 시간이었는데, 교사가 신문을 보고 있다가 학부모가 나타나자 갑자기 수업을 하는 척하며 아이들에게 따라하라며 율동과 영어 노래를 하였다고 한다.

학부모는 시각장애인들이 율동을 따라할 수 없는데도 율동을 따라하라고 하니 기본도 되어 있지 않다고 교사와 한바탕 싸웠다. 보조교사는 누구 편도 들지 못하고 당황하기만 하였다고 한다.

B 교사는 아이들에게 발로 자주 찬다는 이야기가 이웃학교 교사를 통해 학부모에게 들려왔다. 운동장에서 빨리 가라며 발로 차는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컴퓨터로 쇼핑을 하는 장면도 목격되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학교측에서는 두 교사에게 휴직을 하게 하였는데, 1년 후 다시 복직을 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한 것을 보고 학부모들은 복직을 거부하기로 하였다.

학부모들은 2010년 12월 20일 교과부를 방문하여 두 교사가 아닌 원장의 사직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학교와 원장의 학부모에 대한 회유는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결국 두 교사는 교직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갔으나, 학부모들이 이런 친인척을 교육계에 있게 한 원장에 대한 사직 요구는 오히려 모 국립대학 교수로 가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 학부모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수학교에서 이런 인사의 비리와 인사 청탁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며, 학부모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서로 유사한 학교끼리 자리를 바꾸어 근무하도록 서로 청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심지어는 교장의 가정부를 식당의 직원으로 둔갑시키기도 하고, 자신의 집 수리업자를 학교 기숙사의 보일러공으로 둔갑시키기도 한다고 한다. 행정직이 윗사람의 뒷배로 보호받고 있으니 교사는 행정직원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이런 식이니 교사가 가방맨이 되기도 하고, 교장의 운전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농학교 교사가 수화를 모르거나 자연 수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거나 맹학교 교사가 점자를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기도 하고, 시각장애 학교의 학생들이 보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참고서를 펴 놓고 읽으며 수업을 하는 교사도 있다고 한다.

이런 국립특수학교 간의 서로 친인척 숨겨주기나 청탁하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교사 자격은 갖추었으나 전혀 자질을 갖추지 못한 교사, 장애에 대한 인식조차 엉망인 교사들을 학교에서 내몰기 위해서는 교장의 공모제가 필수라고 생각한 학부모들의 앞으로의 행동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대다수의 소신과 열의에 찬 교사들이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사기가 저하되거나 타성을 배우는 일이 없었으면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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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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