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간의 진한 로맨스. 그 시작은 단순 호기심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크기는 한없이 작을지도 모르지만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데는 무리가 없다. 첫 눈에 반한 커플, 그 대표주자 격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갖가지 미사어구로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사실 더 깊게 들여다보면 그 시작은 서로를 향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관심은 마치 비옥한 땅에 뿌려지는 씨앗과도 같아서 한 번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면 쉬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다 그러하다. 관심을 가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갖게 된다. 그러면 그것은 마침내 지식이 된다. 뜬금없이 ‘관심’에 관하여 글을 여는 것이 독자의 입장에선 조금은 의아할 수 있겠다.

사랑도 관심으로 시작할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일이 관심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하나 있어서다. 그건 바로 장애인 복지다.

많은 이들이 장애인 복지하면 뭔가 복잡하게 여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장애인 복지는 무조건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이 역시 관심이 시발점이다. 많은 장애인 정책 관련 인력들이 바뀌고 정책들이 수정되는데도 불구하고, 장애인 당사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정책 시행자, 즉 고위 관리자가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짧게는 한 달, 길게 잡아도 3-6개월 정도만 장애인들과 같이 생활한다면, 아무리 그 전에 무관심했고, 또한 이 분야에 문외한이었다고 한들,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잡힐 것이다.

지금 장애인 정책은 무분별한 정책 수정이나 교체가 아니라 개인과 단체 할 것 없이 많은 대화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의견수렴이다. 조금 더 신중하고 사려 깊은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려 깊은 자세로 만들어진 정책은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일 것이며 그것이 진정으로 이루어질 때 ‘장애인이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는 이유’의 실재(實在)가 될 수 있다.

몇 시간 전에 아픈 기사를 접했다. 4년 동안 간질 4급의 장애를 유지한 30대 장애인이 장애 판정에서 탈락되면서 자해(自害)를 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였다. 얼마나 막막했을까?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는 상대가 자신에게 단 몇 시간이라도 무관심한 것으로도 삐치고 토라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거늘, 우린 지금 어떤가?

제발…. 부디… 장애인과 장애인의 삶, 그리고 복지에 관심을 갖자. 분명히 장애인들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있다. 자신의 존엄성과 가치도 모른 채 삶을 포기하게 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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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30대의 철없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주관적인 옳고 그름이 뚜렷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분노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두 팔 벗고 나선다. 평범한 것과 획일적인 것을 싫어하고 항상 남들과는 다른 발상으로 인생을 살고픈 사람. 가족, 사람들과의 소통, 이동, 글, 게임, 사랑. 이 6가지는 절대 놓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최신 장애 이슈나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를 장애당사자주의적인 시각과 경험에 비춰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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