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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시설평가, 누구를 위한 평가인가?

시설인증제로의 조속한 변화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6-25 09:20:11
사회복지시설은 사회복지사업법 제43조의 2호(시설의 평가), 동법 시행규칙 제 27조의 2호(시설의 평가)에 따라 3년마다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관련법조문에는 평가의 목적이 제대로 나타나 있지 않고 있다. 굳이 찾아 보자고 하면 평가결과보고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연도마다 약간의 차이를 있지만 평가목적을 ‘사회복지시설의 운영 효율화, 투명성과 서비스의 질을 제고함으로써 시설이용자 둥에게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이가?’ 그리고 ‘이러한 평가가 누구를 위하여 실시되고 있는가?’ 라는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기가 너무 어렵다.

지난 6월 14일 오후 2시 전국의 장애인복지관 관계자 수백 명이 서울여성플라자에 모였다. ‘2014년 장애인복지관 평가지표(안) 의견수렴 공청회’가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여지껏 평가가 실시되는 해에 평가지표가 나왔던 것을 비교해 보면 평가주최기관에서 사전평가지표공개에 대해 상당한 의지를 보여주어 한편으론 긍정적으로 느껴졌지만, 정작 공청회 장소는 발디딜 공간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내년 평가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긴장감이 팽배하였다.

공청회를 마친 후 전국의 복지관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니 다양한 반응들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번 평가지표와 바뀐 점이 있어 당혹스럽다', '지표상의 용어가 이해가 안된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우리 복지관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 지표대로 평가를 받으면 우리는 최우수복지관이 되기가 불가능하다', '지난번 평가보다는 다소 부담 완화가 되는 방향으로 수정된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업무 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등등. 근무하는 기관의 입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벌써부터 내년에 받을 평가에 대해 걱정과 고민거리가 시작된 것이다.

매년 평가가 있는 해가 되면 평가대상 직원들은 정말 되새기고 싶지 않은 곤욕을 치루곤 한다.

이전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어 인센티브를 받은 기관은 그러한 명맥을 유지하고자하기 위해, 또 이전에 우수 기관은 최우수 기관이 되기 위해, 그리고 이전에 미흡한 결과를 받은 기관은 그러한 위치를 벗어나기 위해한 몸부림이다.

정작 이용자를 위한 주업무를 다소 소홀히 함이 있더라도 평가를 잘 받기 위해 많은 준비 과정에 매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이용자의 관점에서 평가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보고, 몇 가지 의견을 표해보고자 한다.

첫째, 이러한 평가가 과연 이용자의 서비스 질을 높여주고 있는가?

평가지표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용자의 역량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어 보이지만, 평가를 위한 서류들이 질적인 내용을 다루기 보다는 실시에 따른 확인 차원의 근거에 기반을 둠으로써 양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다.

둘째, 이러한 평가결과가 과연 이용자가 접근하기 쉽도록 공개되고 있는가?

평가결과를 통해 이용자들은 본인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혹자는 다음과 같은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과연 선택할 수 있는 기관은 충분히 존재하는 것이가?’ 라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에 선택할 수 있는 기관이 없거나 선택하기에 기관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더라도 공개는 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또한 장애인이 충분히 정보접근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공공기관을 활용하여 공개가 되어야 하며, 공개내용이 서비스기관을 선택하기에 이해가 될 정도로 되어야 한다.

셋째, 평가지표와 결과가 장애를 고려한 관점에서 제시되고 있는가?

평가지표의 내용이 다소 전문적인 용어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시설종사자는 물론 장애인이용자에게도 이해가 하기 어려운 지표내용이 많다.

평가지표까지 장애인이용자가 알 필요가 있을까?’라고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평가가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역량강화적 서비스제공 관점에서 장애인에게도 지표내용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끔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평가결과가 서비스 선택의 중요한 정보이므로 다양한 장애 영역을 고려한 수준에 맞추어 평가결과 내용이 이해가 충분하도록 제시가 되어야 한다.

넷째, 정량적인 평가지표의 필요성이 무엇인가?

‘서비스실적이 높은 기관이 우수한 기관일까?’, ‘후원금과 법인전입금 등을 많이 확보하는 기관이 서비스를 잘 제공하고 있는 것일까?’ 과연 그런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실제로 정량적인 부분은 대도시, 중소도시, 농산어촌 지역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대도시내에서, 중소도시내에서, 농산어촌내에서도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량적인 지표로서 평가를 한다는 것은 결국에는 시설간 순위를 정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고, 이러한 순위가 장애인으로 하여금 서비스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답변은 어느누구도 명확히 내리지 못할 것이다.

이제 시설평가는 변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장애인 관점에서 평가지표와 결과가 충분히 접근 가능하도록 공개되어야 하며, 이러한 정보를 통해 장애인은 서비스기관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서비스질과 기관의 역량을 평가하기에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정량적인 요소는 배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시설간의 불필요한 순위매김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고, 장애인 서비스에 보다 더 중점을 두기 위해서는 평가인증제로 바뀌어 져야 한다.

미국에서는 1966년도부터 재활시설인증위원회(Commission on Accreditation of Rehabilitation Facilities: CARF)라는 기구를 통해 시설에 대한 인증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각계각층으로부터 CARF에 대한 설명과 시설인증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큰 변화가 없는 상태이다.

인증제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법률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세부적인 지침과 관련기구의 설립이 이루어져서, 빠른 시일내에 인증제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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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학천 (rehab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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