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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넷'과 동고동락하는 재택 장애인

중간관리자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교육 필요

에듀넷 초중고 사이버가정학습 사례 살펴보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2-28 15:05:54
에듀넷에는 오후 4시가 되면 대중교통 대신 컴퓨터를 이용해 에듀넷에 출근하는 한종문(40. 지체장애 1급 ) 씨가 있다. 그는 오후 4시에서 저녁 8시까지 에듀넷에 근무하기 위해 에듀넷에에 접속하여 사이트 운영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사이트가 수천 개나 되는 시대에 에듀넷이 장애인들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이 곳에는 재택 중증장애인 근로자 15명이 근무하고 있어 나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최근 입사한 2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5년 이상 장기 근속자라는 사실이 더 놀랍다.

에듀넷(Edunet)’(http://www.edunet4u.net)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양질의 교육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버가정학습 사이트이다.

에듀넷은 다양한 교육 정보 서비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중증장애인을 1997년 초부터 고용하여 지금까지 그들과 동고동락 하고 있다. 처음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구분없이 모집했다. 그러나 비장애인의 경우 임금이 4시간 기준으로 지급되고 집에서만 활동하게 되니 퇴사율이 높았다. 현재는 장애인 근로자만 사이트의 전반적인 업무를 전담하여 근무하고 있다.

한국학술정보원(Keris)에는 에듀넷 운영을 위해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만의 사무공간으로 ‘에듀넷 모니터요원 운영 카페’라는 사이버 사무실이 있다. 재택 장애인 근로자들은 이 사무공간에 있는 ‘출근했어요’ 게시판에 매일 출근 도장 대신 댓글을 달고 있다. 퇴근도 ‘퇴근합니다’ 게시판에 댓글을 남기면서 하루 일과를 마감하는 것으로 완료된다.

한종문 씨는 365일 동안 제공하는 교육정보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15명의 장애인 근로자 중 한 명이다. 에듀넷에 근무하는 15명의 장애인들이 에듀넷을 관리하는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저녁 12시까지다. 개인당 하루 4시간을 배정받아 로테이션으로 근무한다. 그는 오후 4시에 시작되는 조에 포함되어 일하고 있다. 회사동료 중에는 지방에서 접속하는 사람도 한다. 회사에서 한 씨의 장애는 재택취업 근로자 중 중간 정도이다. 이 말은 그보다 장애가 심한 사람도 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말이다.

재택취업 장애인 근로자가 에듀넷에서 하는 일은 다양하다. 고객만족센터의 고객상담, 초∙중․고교생 교과자료 관리, 에듀니 카페 게시물과 댓글 관리, 각 콘텐츠별 채널 체크 및 전수 검사, 새로 개발된 교육 자료의 사전테스트 및 오류 발견 등 각양각색의 일들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증 장애인의 경우 교육환경이 좋지 않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이 발전하여 스스로 노력하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이용해 다양한 부분에서 학습이 가능하다.

한 씨와 같은 장애인이 장애가 심하다는 이유만으로 일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은 사라져야 한다. 이 곳에서 일하는 장애인의 사례를 볼 때 이젠 신체장애가 문제인 시대가 아니다. 비록 장애인이지만 업무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와 일에 대한 사명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에듀넷에서 중간관리자로 일하는 문애숙(46) 씨는 중증장애인들이 일하는 사례가 널리 알려져 더 많은 장애인들이 에듀넷과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택으로 일을 하다보면 회사와 근로자간 업무 전달을 위해 중간관리자가 있어야 업무 진행이 원활하다. 에듀넷에서도 중간관리자를 채용하여 재택근무 장애인들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중간 관리자의 장애인에 대한 마인드는 자택에서 업무하는데 많은 영향을 준다. 에듀넷에서도 중간관리자가 장애인의 업무 능력을 주관적으로 판단, 보고하여 회사와 장애인간에 오해가 생기는 아픔이 있었다.

재택근무를 할 때 중간관리자는 장애인 근로자를 상하 조직관계로만 보고 업무를 명령하고 독려하는 권한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장애인 근로자의 업무 능력을 그의 자의적인 판단만으로 평가하고 회사에 보고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재택 장애인 근로자의 마음은 천당과 지옥을 수없이 오고 간다.

기업 입장에서도 상하 명령만 하는 조직 관리는 시간과 비용적으로 손실이 될 수 있다. 에듀넷에서 장애인들이 17년 넘게 근무하는 동안 많은 중간관리자가 교체되었다. 이번에 근무하게 된 문 씨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로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녀는 장애인 근로자의 애로사항이나 회사의 업무 지시를 최대한 객관적이고 지혜롭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그리하여 현재 에듀넷에 근무하는 재택 장애인 근로자들은 문 씨의 중간관리자 역할에 적극적으로 호응, 보다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일본에 장애인 스마트워크를 살펴보니 중간관리자를 주기적으로 모아 장애인에 대한 인식 교육과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한 객관적인 평가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소양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1990년대에 K사에서 장애인 근무자가 전화 콜센터 업무를 시작한 적이 있다. 중간관리자가 회사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회사내 정보 독점권을 남용, 장애인 근로자의 업무평가 보고를 기업주 입장에 맞춰 보고했다. 이에 장애인 근로자는 마음고생이 심해 사표를 제출하고 퇴사했다.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동료와 면대 면 접촉 없이 일하는 재택근무자는 중간관리자의 업무지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근무 여건으로 인해 중간관리자와 재택 근무자가 업무를 지시하고 시행하는 상하조직으로만 강조된다면 스마트워크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은 어려울 수 있다. 상하 열린 소통방식으로 조직 관리를 해야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고 재택취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

한종문 씨는 에듀넷과의 인연이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환 포인트였다고 한다. 에듀넷에 취업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신감이 생겼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금 회사에서 하는 일이 남들이 보기엔 단순한 일로 보일지라도 본인에게는 그 어느 굴지의 대기업보다 만족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한다.

한 씨는 스마트워크 시대를 맞이하여 장애인들도 인터넷과 관련된 직종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본인의 능력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록 중증장애로 인해 일할 기회가 많이 없지만 앞으로는 본인처럼 사회 곳곳에서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며 일하는 장애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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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정현희 (kmeans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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