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뜨겁게 비추던 어느 날, 키가 큰 친구가 키 작은 친구에게 말했어요.

“여보게! 우리 넓은 세상을 둘러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게 어떨까?

키가 작은 친구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흔쾌히 대답했어요.

“그래, 세상 구경을 하는 것은 귀중한 경험이 될 테니까.”

이렇게 해서 두 친구는 함께 여행을 떠났어요.

그런데 여행을 하다가 깊은 산 속을 헤매게 되었어요. 가도 가도 보이는 것이라고는 울창한 숲뿐이었어요. 키가 큰 친구가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어요.

“아이고, 다리야. 난 다리가 아파서 더 이상 못 걷겠어.”

“어서 일어나게. 날이 저물기 전에 마을을 찾아야지.”

“아이고, 배고파. 이젠 정말 못 걷겠어. 어디 먹을 것 좀 없을까?”

“얼른 마을을 찾아야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을 텐데.”

키 작은 친구도 더 이상 발길을 재촉할 수 없었어요. 그때 저만치 집 한 채가 보였어요.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집으로 달려갔어요.

“헉헉헉, 시, 실례합니다.”

“아무도 안 계세요?”

집안에 들어가 둘러보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무도 없었어요. 그런데 천장에 과일이 가득 담긴 바구니가 하나 매달려 있었어요.

“먹을 거다!”

“그런데 저렇게 높은 곳에 있는 걸 어떻게 먹지?”

천장이 너무 높아서 키 큰 친구가 아무리 깡충깡충 뛰어보아도 잡을 수 없었어요. 키 큰 친구는 실망하며 말했어요.

“먹을 걸 두고도 먹지 못하다니, 아이고, 힘들어. 그냥 집에나 있을 걸. 괜히 여행을 떠났어.”

키 큰 친구는 화를 내며 나가 버렸어요.

키 작은 친구는 앉아서 골똘히 생각에 잠겼어요. ‘과일이 저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은 누군가 저기에 매달았다는 애기잖아. 매달 수 있었다면 꺼내 먹을 수도 있다는 거지.’

키 작은 친구는 남은 힘을 다해 집 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어요.

“찾았다! 찾았어!”

키 작은 친구는 헛간에서 사다리를 찾아 과일 바구니를 내릴 수 있었어요.

“이렇게 맛있는 과일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거야.”

키 작은 친구는 키 큰 친구를 불러다 과일을 배불리 먹고 다시 여행을 떠났답니다.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만난다. 그럴 때 낙심하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어려움을 만났을 때 신중하게 생각하고 길을 찾는 사람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귀한 것들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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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선 칼럼리스트
선천적 뇌성마비장애인으로 대전보문장애인자립센터에서 활동가로 지내고 있다. 장애로 인하여 때로는 좌절도 하고, 어려움도 겪지만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체험 홈에서 생활한지 1년이 지났으며,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한 공간에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생활하는 세 자매의 이야기와 함께 자립생활을 위한 과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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