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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블루로드 B코스 풍력발전단지를 가다

우리의 대한민국을 함께 누리다-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2-05 09:17:56
내 인생의 온도는 늘 36.5도 보다는 높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엉뚱한 상상으로 분주했기에 쉽게 지겨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 엉뚱한 상상은 나를 분주하고 정신없게 하루하루를 살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겐 자부심 같은 것이다.

어느 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듯한 무력감이 다가왔다. 결국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두게 되었고, 준비도 없이 추운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다.

몸의 체온이 식어갔고 수명이 다 된 건전지에 의존한 처진 시계바늘처럼 더디고 느린 1년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겨울은 마냥 추위에 옴짝달싹 못하게 한것만은 아니였다. 끊임없이 제공되던 적당한 온실의 온기를 내 것인양 착각하며 살아오던 중, 겨울을 만나서야 비로소 발견하게 된 치명적 오류 하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모든 게 충분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추위에 익숙해질 때쯤 비로소 뒤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준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다시 쓰러지지 않도록 견딜 수 있는 내성을 한껏 끼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일 년이 조금 넘는 긴 휴식 뒤에 나에게 주어진 일은 장애인복지관에서으ㅢ 사회재활 업무였다.

사실 현장에서 12년을 넘길정도로 이젠 익숙해진 일이지만 체력적인 부분은 자신이 없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에너지 넘치는 청소년기의 장애청소년들과의 2박 3일 캠프에서 밤을 새워도 좋을 만큼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솔직히 아이들과 나서는 몇 시간의 대중교통 훈련도 버겁다고 느껴졌다.

그 동안의 긴 휴식과 운동부족이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나도 모르게 야속하게 늘어가는 나이도 적지 않은 이유였음엔 분명했을 것이다.

2012년 한해는 정말 많이도 돌아다녔다. 주어진 업무 자체가 이동이 많은 특성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한껏 늘어난 체중으로 인한 경각심으로 더 많은 여행을 계획하였다. 어쩌면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지역을 이동하였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의 대한민국을 같이 누리자’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여행해 보고 싶다던 개인적인 목표가 사회재활업무를 맡으면서 지역사회 장애인에게도 고스란히 적용해 보고자 하는 욕심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특히 이즈음의 나는 쉬는 날이면 역마살이라도 든 것처럼 어디든 떠나야 직성이 풀릴 때였다. 그중 가장 인상적으로 ‘무장애 여행’이라는 다른 시선을 갖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여행은 영덕 블루로드코스를 걸을 때였다.

영덕블루로드코스는 영덕 강구면의 강구항을 출발하여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약 50km의 길로, 삼척의 관동대로와 더불어 도보여행을 위해 조성된 해안길이다.

이 코스는 푸른 동해의 풍광과 풍력발전단지, 대게원조마을, 축산항, 괴시리마을 등의 풍부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는 아주 환상적인 코스였다.

하지만 자연 지형을 기반으로 한 천혜의 코스다보니 보장구를 사용하는 장애인에게는 걷기 어려운 최악의 코스인 셈이기도 했다.

하지만 블루로드코스 중 B코스에 속해있는 영덕풍력발전단지블루로드 코스가 나쁜 길이라는 인식을 한방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던 곳이었다.

2005년에 조성된 영덕풍력발전단지에는 80M의 위용을 자랑하는 풍력발전기 24기가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전시관과 바람개비공원 등의 다양한 볼거리도 갖추어져 있다.

단지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바람정원에서 바라보는 감동적인 풍경이다. 바다, 구름, 그리고 바람의 감촉이 어우러지는 블루로드 전 코스를 평정하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바다쪽으로 시원하게 뚫린 전망과 발전기의 웅장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하늘공원으로 가는 길처럼 다양한 시선을 제공하는 지그재그의 계단길을 이용할 수 있다. 휠체어 등의 보장구를 이용하거나 계단을 오르기에 버거운 경우에는 조금 수고스럽지만 경사길을 오르거나 차량을 이용한다면 바람정원까지 연결되는 데크에 무난히 접근할 수 있다.

바람정원 바로 앞으로 완만한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 이 아름다운 풍경을 누구나 접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단지, 3m, 아 3m만 더 배려했더라면 정말 넘버원을 수없이 외쳤을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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