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는 수많은 공간들이 존재한다. 지나치는 공간, 서 있는 공간, 불편한 공간, 편안한 공간, 바라보는 공간, 공공공간, 개인공간, 안전한 공간, 배려된 공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우는 공간들이 산재해있다.

이러한 많은 유형의 공간 속에서 도시민들 개개인이 지닌 다양한 능력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만들기는 어렵다. 기존에 있어왔던 공간을 인정하고 새로운 현실(상황)을 수용하면서 도시민들에게 그 공간을 허용함으로써 우리가 바라는 공간에 근접할 수 있다.

도시환경은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계획되고 디자인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노약자와 장애인에 대한 소외와 차별은 심화되기도 한다.

맨홀 뚜껑과 가로수 보호덮개는 휠체어가 진행하는데 불편함을 주고, 울퉁불퉁하고 미끄러운 바닥면은 노약자와 장애인의 보행을 불편하게 한다.

벤치, 공중전화, 가로판매대, 분전함, 화단, 가로수 등 거리에 산재해 있는 시설물과 키 낮은 지주사인 등은 시각장애인에게 예측할 수 없는 위험요소이다. 또한 지상에 돌출한 환기구들이 보도를 침범하여 부딪혀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에서는 ‘장애없는 보도 디자인가이드라인’을 통하여 보행환경 조성시 보행 약자를 고려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장애요인이 전혀 없는 ‘보행안전구역’을 의무화하도록 함으로써 공공보도에서 시민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도 상 위험으로부터 시민 모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지만, 불가능한 경우 이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도록 하였다.

몇 가지 기본원칙을 살펴보면, 보도의 일정 폭을 보행안전구역으로 조성하고 그 경계를 명확히 하며, 시각장애인에게 위험이 있는 곳은 점자블록을 설치하여야 한다. 횡단보도 상 연속적인 보행을 하는데 있어 차별을 없애고, 보도의 포장은 시민안전화 도시미관을 고려하여 조성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연령, 성별, 장애 유형과 특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통합과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있다.

거리는 도시의 근원적인 공간이다. 모든 사람이 만족할만한 도시환경이 되기 위해서는 도시가 제공하는 기능이 시민들 개인에 지닌 능력의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단편적인 입장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보행약자의 의견을 수용하여 합의를 이루어낼 때, 구성원들 간에 차별과 경계가 없는 포용적 공간이 완성된다.

‘다수’를 고려한 디자인이 아닌 ‘모두’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함으로써 차별과 장애가 없는 포용적 도시를 이루어 나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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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길 칼럼리스트
시작은 사소함이다. 비어있는 도시건축공간에 행복을 채우는 일, 그 사소함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어진 도시건축과 지어질 도시건축 속의 숨겨진 의미를 알아보는 일이 그 사소함의 시작이다. 개발시대의 도시건축은 우리에게 부를 주었지만, 문화시대의 도시건축은 우리에게 행복을 준다. 생활이 문화가 되고 문화가 생활이 되기를 바란다. 사람의 온기로 삶의 언어를 노래하는 시인이자, 사각 프레임을 통해 세상살이의 오감을 바라보는 사진작가, 도시건축 속의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통하고자하는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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