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의 일상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화재나 지진 등의 원하지 않는 사건들에 의해 발생하는 비일상적인 측면의 사고에서도 위험을 미연에 대비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위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어서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장애인의 피난 안전 대책은 더욱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지체장애인은 이동하기 어렵거나 편의시설 일부가 작동하지 않으면 긴급 피난을 할 수 없고, 시각장애인은 위험한 상황을 볼 수 없어 판단이 어려울뿐만 아니라 피난 방향을 파악한 후 신속한 대피가 불가능하다. 청각장애인은 위험을 알리는 경보음이나 음성을 듣지 못하여 위기 신호를 알 수 없으며, 지적장애인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위기를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현실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여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들이 피난을 하지 못하여 희생된 사례나 청각장애인이 피난 경보를 듣지 못하여 희생된 사례 등 상식적으로 발생되지 말아야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홍수, 지진, 화재, 건축물 붕괴 등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 약자를 우선 배려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장애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마련하고 이를 홍보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훈련하여야 한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피난 설비가 구체적으로 마련되기는 커녕, 접근과 사용하기 조차 힘든 경우가 다반사이다.

고층 빌딩이나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장애인들이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은 특별피난계단이나 비상용 엘리베이터 정도뿐이지만, 그나마 엘리베이터도 화재시에는 대부분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별피난계단의 전실만이 장애인 대피공간으로 활용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재난 발생시 신속한 비상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피난을 알리는 의사소통을 위하여 핸드폰의 문자로 알려주는 방안이나, 화재시 경보 중간에 출입구를 알려주는 음성안내 시스템 등이 요구되어진다.

또한 화재 감지기가 작동되면 자동으로 무선으로 출입구를 유도하는 시스템이나, 독거노인이나 장애인의 안전을 감시하는 시스템, 구호과정에서 척수장애인을 어떻게 이송하여야 안전한지에 대한 대책 마련, 추락과 충돌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편의시설 확보 등 ‘비상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장애인에게는 일상생활을 하는 시설물들이 위험물이 될 수 있다. 안전시스템이 비장애인 위주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장애인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재난 발생 시 자기 방어능력이 부족한 장애인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 화재 및 재난시 장애인 피난에 주안점을 둔 종합적인 방재대책 마련이 시급히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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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길 칼럼리스트
시작은 사소함이다. 비어있는 도시건축공간에 행복을 채우는 일, 그 사소함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어진 도시건축과 지어질 도시건축 속의 숨겨진 의미를 알아보는 일이 그 사소함의 시작이다. 개발시대의 도시건축은 우리에게 부를 주었지만, 문화시대의 도시건축은 우리에게 행복을 준다. 생활이 문화가 되고 문화가 생활이 되기를 바란다. 사람의 온기로 삶의 언어를 노래하는 시인이자, 사각 프레임을 통해 세상살이의 오감을 바라보는 사진작가, 도시건축 속의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통하고자하는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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