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학 초청강연장에서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는 학생들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여러분의 몫은 여러분이 쟁취하세요. 등록금 인하문제 등을 기성세대가 해결해주길 바라지 말고 여러분들이 직접 쟁취해내야 합니다. 우리는 대학시절 독재와 반민주타도를 외치며 군부독재와 맞서 투쟁하여 마침내 민주주의를 쟁취해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하세요. 고전을 읽으세요. 그리고 소나무처럼 강한 의지와 생명력, 굳건한 용기를 가지세요."

다음은 학생들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여행은 도전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죠?”

“네, 그렇습니다. 특히 요즘은 예전보다 여행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입니다. 돈이 없으면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여행을 떠나세요. 아프리카며, 시베리아횡단철도 여행이나, 중국대륙 횡단 등 갈 곳이 수없이 많답니다. 꿈을 갖고 한번 떠나보세요.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국내여행이라도 하세요. 국내에도 가볼만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지역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지역은 남미였습니다. 젊은 의학도였던 체게바라가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를 여행하면서 각 나라의 국민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목격하고 사회개혁가로 변신해 남미를 부강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만약 체게바라가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추앙받을 만한 활동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과 재활은 무슨 관계가 있나요?”

“시력을 잃고 좌절과 절망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대학시절 여행 써클 회장을 맡아 회원들과 함께 전국을 일주했던 기억이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장기 호스텔링을 했었는데 두 발로 고생하며 다녔던 아름다운 여행지를 생각하면 힘과 용기가 생겨 재활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독서를 많이 하라고 하셨는데 무슨 책을 읽어야 하나요?”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등 일 년에 두 번만이라도 고전을 읽을 것을 권합니다. 고전은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간접적으로 터득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책입니다.”

“입시와 취업시험 준비로 책을 읽을 여유가 없는데요?”

“그 때 만약 많은 독서를 하지 않았더라면 시각장애인이 되고 나서 시집과 에세이 등 왕성한 집필활동을 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글쓰기 밑천이 된 셈이죠.”

“강인한 소나무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씀은 무슨 뜻인가요?”

“고난과 역경은 인간을 시험합니다. 시련을 겪어봐야 인간의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빛나는 것이라고 다 금은 아닙니다. 그것은 세월이 흘러야만 알 수 있습니다. 艱難辛苦(간난신고)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사람, 탄압 속에서도 변절하지 않는 사람, 돈이나 권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 고난 속에서도 초지일관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바로 인간 소나무입니다.”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까요?”

“높은 이상을 외치고 훌륭한 진리를 강조하던 청년이 조그만 시련 앞에 굴복하고 속물로 전락하는 일을 우리는 주위에서 수없이 봅니다. 소나무와 같은 강한 의지와 생명력, 굳건한 용기를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실천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많이 생각하고 많이 행동하고 많은 일을 저질러보세요. 그리고 큰 꿈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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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씨는 군복무중이던 22살 때 수류탄 폭발사고로 두 눈을 실명하고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꾸준히 장애인계에서 활동해왔으며 현재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이자 전북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 4대 극한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마라토너이자 '삼 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이라는 시집을 낸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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