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를 하루에 세 통이나 보내면 어떻게 합니까? 2-3일에 한 번 정도는 봐 줄 만 해도 말이죠. 나도 선거운동을 하지만 이건 정말 너무 합니다."
“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비례대표 당내 경선은 단체장,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당내경선이 모두 마무리된 후 진행된다. 어느 선거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이 때에도 단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합법적인 선거방법이 총동원된다.
단체장,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당내 경선장에 직접 찾아가 투표권이 있는 상무위원을 만나고 이메일과 문자전송은 물론 각종 자료를 우편 또는 택배로 발송한다.
비례대표 등록 첫 날, 사무실이 문을 열기 전 30 분 전에 도착해 기다렸다가 1호로 등록을 마치고 기분이 좋아서 유권자들에게 문자를 전송했다.
“꼴찌도 행복한 전북을 만들겠습니다.”
그런데 문자 발송 30 분도 채 안되어 항의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선거기간 2개월 동안 항의 전화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탓일까. 갑자기 급제동이 걸린 듯 했다.
나를 지지하는 모 단체에서도 문자를 발송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오늘 하루 동안 총 3통의 문자가 걸려왔다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항의해온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 손전화도 하루에 수십 통씩 문자가 걸려온다. 어느 사람에게서 걸려온 문자인가에 따라 반가운 문자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문자도 있다. 특히 스팸문자는 정말 짜증이 난다.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니 모 의장의 항의전화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사람인 나에게도 하루에 수십 통씩 문자가 걸려오는데 하물며 의장에게는 얼마나 많은 문자가 걸려올까?
그동안 내 생각만 하고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탓이다. 이제야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이제 좀 여유로움을 갖고 모든 것을 생각해보자. 이번 사건은 그동안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 버린 나를 되돌아보게 해 주었다.
“의장님 고맙습니다. 선거 끝나면 꼭 찾아뵙겠습니다. 그땐 좀 서운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 곰곰이 생각해보니 큰 깨우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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